본문 바로가기

뉴스보이 기사(newsboy.kr)

포토샵으로 소통하는 블로거 발이시뉘콥흐 [+인터뷰]

[+인터뷰] "촛불 꺼지는 날 MB프로젝트도 종결" 
포토샵으로 소통하는 블로거 발이시뉘콥흐


     

사용자 삽입 이미지

 

  블로그(http://ighost.tistory.com/) 메인 이미지  


 

안녕하세요?
제 주제에 인터뷰할만한 거리가 될지 모르겠네요...
일단 질문하신 사항에 대해서 정리는 했습니다만, 부족한점 있으면 다시 연락주세요. - 발이시뉘콥흐

패러디작에서 느꼈던 명확한 주관 때문일까. 기가 강할거라 생각했던 건 역시 편견이었나 보다. 그는 조심스럽게 한 문장 한 문장씩 응답해 나갔다. 얼굴도, 신원도 모두 미상. 알려진 것은 그저 MB프로젝트를 통해 2달전부터 골수팬들을 확보한 반정부 패러디 작가라는 것 뿐. 매 작품을 꺼낼 때마다 당일 수천에서 1만여명의 조회 히트를 기록하는 소문의 블로거, 발이시뉘콥흐와의 이 메일 인터뷰가 팬들의 궁금증을 조금은 해소해 주길 바라며 운을 뗀다.

# 이 인터뷰 기사는 첨삭, 수정 없이 인터뷰 대상의 발언을 그대로 담았습니다. (이모티콘 포함)


[+인터뷰] "촛불 꺼지는 날 MB 프로젝트도 종결" - 포토샵으로 소통하는 블로거 발이시뉘콥흐


1. 먼저 자기 소개부터. 오프라인 상의 것을 공개하는 분도 있고, 반면 이를 숨기고 온라인 상의 것만 내보이시는 분도 있는데. 원하시는 범위 내에서 많이 좀 알려주시면 감사합니다.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 삼류웹디자이너이구요... 공기좋은 경기도 남양주시 외딴곳에 살고 있는, 삼십대 후반의 철없고 외로운 리얼암울 소심한 노총각입니다..


2. MB프로젝트가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처음 기획하신 동기는? 그리고 비주얼 뿐 아니라 오디오 쪽에도 신경을 많이 쓰시던데.

그 동안 정치같은 복잡한 일엔 별로 관심을 두지 않고 살았었는데, 작년 가을쯤부터 DAUM '아고라'에 자주 가면서 토론방에 올라오는 많은 글들을 보고 조금씩 깨어났다고나 할까요? 그 즈음 오랫동안 보았던 중앙일보도 끊고 경향으로 바꾸었고 점점 울분이 쌓여간 것 같습니다.
터져나오는 욕설을 점잖은 의견으로 표출할 만큼 딱히 글재주도 없고 해서 눈팅만으로 아고라에 접속하다가 그나마 조금 재주가 있는 포토샵 이미지합성으로 참여를 해보자 생각이 들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시작한게 이명박이 미국에 방문할때 쯤이었을겁니다. 졸속협상으로 미친소얘기가 갑자기 터져나오기 시작했었죠..
그때 미친소프로젝트라고 타이틀을 붙여서 4편정도 올리고 난 후에, 일본으로 날아갔을때 원숭이 프로젝트로 2편 올렸고, 그 다음부터 MB프로젝트로해서 연재를 하게 되었죠.. 가장 큰 동기라면 정치에 무관심했던 나를 정치이야기에 깊숙히 빠지게 만든 이명박 정부에 대한 울화통의 배출구로써, 또한 개인적인 스트레스 해소방법으로써 MB프로젝트를 이용하게 된 것 같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단순하게 이미지합성 정도로만 했는데... 얘기가 길어질 수록 저 스스로 더 빠져드는것 같더군요.. 해서 이미지뿐아니라 배경음도 삽입하고.. 플래시로도 얘기를 이어가게 된 것 같습니다.


3. 벌써 50편을 넘겼죠. 이 정도 장기화 연재와 매회 아고라에서 7천건이 넘는 조회수의 인기, 예상하셨나요?

전혀 예상하지 못했죠. 초반에만 해도 그렇게 반응이 뜨거웠던 것도 아니구요..
저도 일하는 틈틈히 잠시 짬을내서 간단하게 올리고는 했었는데..
어쩌다 보니 이렇게 인터뷰하는 상황까지 와버렸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 MB프로젝트는 9일 '쑈를해라' 편으로 53편을 맞았다.  


4. 언제까지 연재가 가능할까요? 아이디어 고갈이 먼저냐, 촛불정국이 안정화되느냐가 관건이겠군요.

그렇겠죠.. 저도 이렇게까지 오래(?) 계속할지 생각도 못했었는데..
아이디어고갈(벌써 고갈되었다고 생각하지만...)이나 통장잔고가 비는 날 (거의 비어가지만...ㅜ,ㅜ)
아니면 촛불이 꺼지는 날이 끝나는 날이 되겠죠...


 5. 어려운 질문 나갑니다. 본인의 정치적 성향에 대해 좀. 그리고 이명박 정부에 대해선 언제부터 이렇듯 등을 돌리시게 됐는지.

앞서 말씀드렸듯이 특정한 정치적성향은 없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보수(수구꼴통이 아닌.. 말 그대로 보수)적 성향에 좀 더 가깝다고나 할까요?
예전부터 정치엔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집안사정은 그리 좋은편은 아니었지만 부모님의 학구열로 어려서 강남 청담동으로 이사를 가게 되어 소위 강남8학군 출신이 되었습니다.
그리곤 88학번으로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는데.. 그 때만 해도 학생운동이나 저항이 무척 뜨거웠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위 한번 참여한 적 없었고.. 가끔 대학건물위에서 구경정도만 했었죠..
(생활환경이 그래서였는지 민주화니 뭐니 전혀 다른세상 이야기인줄만 알았었으니까요...)
졸업후에는 반대로 집안이 기우는 바람에 먹고 사는데만 열중하다 보니 또 관심을 가질틈도 없었고,
관심이 없었다기보다는 거의 냉담한 편이었습니다. 그나마 조금씩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때가 노무현정부가 시작하던 때인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내가 뽑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다는 생각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었는데..
저 역시 조중동 찌라시에 많이 세뇌가 되어있던터라 그리 따뜻한 눈으로만 바라보진 않았었습니다...
이명박은 첨부터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대통령에 당선되었을때만해도 지금처럼 싫지는 않았었는데..
인수위때 어륀지 파동의 시작이 결정적으로 안티로 돌아서게 된 계기가 된것 같습니다...
이 후로 일으킨 사건들이야 말씀안드려도 아시겠지만...
결국 이명박뿐만아니라, 한나라당, 뉴라이트, 조중동 보수언론 등등 이명박정부와 관련된 모든 것들에게서 정나미가 떨어졌습니다..


6. 가장 어려운 질문이요. MB프로젝트의 끝은 이번 정국의 문제였던 쇠고기 재협상의 순간 이뤄지는건가요? 아니면 혹, 정권 퇴진까지 바라시는건가요. 최근 퀸 패러디 등을 보니 '끌어내린다'란 표현이 있던데...

개인적인 생각으론 정권퇴진을 원합니다. 만일 실제로 정권퇴진이 일어난다면 그 후엔 누가 이끌어 갈 것인가? 하는 고민도 하지 않은건 아니지만 쇠고기뿐만 아니라 대운하, 공기업민영화 등등 무엇하나 마음을 놓을 수가 없기에 앞으로 남은 5년여란 시간을 불안하게 맘졸이며 사느니 차라리 물러나라 외치는게
최선책일듯 합니다....
MB프로젝트의 끝은 아마도 촛불이 꺼질때일것 같네요..
지금 촛불을 든 국민들의 대부분이 '이젠 촛불을 꺼도 좋겠다' 고 생각하는 그런 순간이 되겠죠.


7. 다시 작품 이야기로 넘어와서. 개인적으로 가장 베스트 작품을 꼽는다면?

아무래도 '찌라시워즈' 겠죠... 스타워즈 팬으로써 우연찮게 패러디 한편을 올렸었는데 반응이 무척 뜨거웠고, 이후로 현재 MB프로젝트 내에서 찌라시워즈만 시리즈로 9편까지 계속 되었으니까요..
한편의 내용도 길어지게 되다 보니 만들때도 신경을 많이 쓰게되고 그만큼 손도 많이 가니까요...
그런데 네티즌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건 '멸맹박가' 가 아닌가 싶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작가는 연재 중 9편을 차지한 시리즈물 찌라시워즈를 개인 베스트작으로 꼽았다.  




8. 제가 인상깊게 본 건 고양이 편이었습니다. 평소 동물 애호가신가요?

지금도 6살된 시추한마리를 키우고 있는데요...
거창하게 동물애호가 라기보다는 그냥 동물을 좋아합니다.
동물은 일단 배신을 안때리잖아요..^^
어려서 꿈이 동물의 왕국에서 처럼 아프리카에서 동물과 함께 하는 것이었거든요..
그래서 대학전공도 생물학을 했는데.... 뭐, 학과성적도 엉망이었고 지금하는 일과도 전혀 관계가 없게 되었지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 기자의 눈을 오래 붙들어 뒀던 고양이의 일기 편. 정치 시사 논점에 동화적 감수성을 결합시켜 네티즌의 공감을 자아냈다.  
 


9. 한 편을 만드는데 대략 얼마의 시간이 소요되죠? 평소 작업시간대는? 직장생활에 지장은 없으신지 모르겠군요.

작업시간은 대략 편당 2-3시간 정도? 좀 더 걸릴때도 있구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규칙적인 직장생활을 하는게 아니라 프리랜서로 집에서 일하다 보니 시간에 대한 지장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다만, 요즘 MB프로젝트에 너무 집중하다보니 밥벌이에 적극적이지 못해서 주머니 사정은 영 좋질 않네요..^^;
지금까진 불규칙적이라도 이틀에 한 번 정도는 한편씩 올리곤 했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생활이 더 궁해지면 올리는 간격이 더 뜸해질 수도 있겠죠..


10. 마르지 않는 아이디어에 팬들이 감탄하던데, 영감의 근원은 무엇입니까.

가장 큰 영감의 근원이야 바로 2MB 아니겠습니까? ^^
마르지 않는 아이디어란건 과찬이시구요... 저도 찌라시워즈나 멸맹박가 류와 비슷한 것으로 여러번 만들었습니다..
그냥 잔머리만 조금 발달(?) 된게 아닌가 싶네요...^^;;;
다양한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은 많이 부족하지만, 여기저기 잡다한 오락적인 것들에 관심이 많다보니 이럴 때 조금 도움이 된것 같기도 하구요..


11. 좋은 평만 나오진 않을텐데요. 분명 친정부 성향 네티즌들은 싫어할테고. 혹 이에 대한 비난글을 받으신적은 없는지.

제가 많이 소심한 편이라 글을 올리기 시작할때부터 계속 악플에 대해 걱정을 했었는데요..
의외로 비난글은 별로 없었습니다.. 아고라에 올린글에 어쩌다 가끔 악플이 달리면 다른분들이 대신 방어(?)를 해주시구요..
아고라도 토론방에서나 친정부적인 알바들이 많이 설치지 즐보드 같은곳은 아직까진 자유로운것 같네요..
블로그엔 아직까지 비난글이 올라온적이 없습니다..(혹여 인터뷰 이후로 맹공이 시작되는건 아닌지 모르겠네요..ㅡ,ㅡ;)
아.. 가끔 제가 올린 이미지들을 어디로 퍼갔나 하고 검색해볼때가 있는데.. 카페나 동호회 같은곳에선 엄청난 논쟁거리가 되곤 하더군요..
어떤곳에선 제 이미지들 때문에 회원들끼리 과격한 댓글전쟁이 벌어진 곳도 있구요..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진 직접적으로 저한테 비난글이 온 적은 없습니다..^^;


12. 반대로 가장 만족감을 느끼실 때는?

물론 칭찬과 응원의 댓글이죠.. 대수롭지 않은 내용에도 과찬을 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댓글이 올라오면 무지 기분이 좋습니다..^^
아고라에선 일일히 댓글에 답해드리진 못합니다만.. 블로그까지 찾아주신분들께는 매번 답글로 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얼마전 영국에서 한 유학생분이 제 이미지로 피켓을 만들어 촛불시위를 참여하셨다던데..
제가 그곳에 직접 참여한 것 같아 무척 기분이 좋았었습니다..


13. 혹 온라인 말고, 오프라인에서 본인의 정체(MB프로젝트)를 아는 사람이 있나요?

아직까진 없습니다.. 꽤 소심한 편이라 혹여 일거리 받는데 지장(?)이라도 생길까 아직까지는 숨기고 있습니다.. ㅡ,ㅡ;

     
14. 발이쉬니콥흐... 어째 소련'필'이 나는... 혹 사회주의자? 농담입니다. 닉의 유래를 좀...

Mikhail Baryshnikov(미하일 바리시니코프)라고 구소련의 유명한 발레리노에서 따온겁니다..
자주 쓰는 닉은 따로 있지만 MB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혹시나 누군가 저를 알아볼까 싶어 쓴겁니다.(소심함의 발로가 또 표출...)
그리고 한글로 바리시니코프가 아닌 발이쉬니콥흐로 쓴건 그나마 좀 튀어보이려 쓴거구요..^^
바리시니코프를 그닥 좋아하는건 아니고 예전 대학시절 별명이 바리시니코프 였습니다...
나이트가서 춤추기 좋아하고 외모가 조금 닮았다고 해서...(ㅡ,ㅡ)
그 때 한창 '백야' '지젤' 등 바리시니코프가 나온 영화가 유명했었거든요...


15. 무단펌질 환영이라던가, 프린트 티셔츠 작업 허가 등 본인 아이디어 사용에 관대하시던데... 진짜 사회주의... 농담입니다. 공유라는 점에 대해 평소에도 이처럼 관대하신지.

저작권을 걸기도 애매한게 제가 전부 제작한게 아니고 이미지일부(사진이나 포스터 등)를 인터넷에서 가져다 쓴 것이고,
또한 이게 영리목적으로 만든 것도 아니고 많은 분들이 보아주셨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에 만든것들이라 무단펌질을 오히려 반기는 겁니다..
하지만 웹디자인을 하는 입장이라 저 역시 일과 관련된 다른 디자인 저작물들의 공유에 대해서는 그리 관대한 편은 되지 못합니다..
그랬다간 제 밥줄이 끊길지도 모르니까요...^^;


16. 마지막으로. 따로 남기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하루빨리 소정의 목표(?)가 달성되어 MB프로젝트가 끝을 맺었으면 하구요..
가끔 댓글 올려주시는 분중에서 공안사범으로 잡혀가지 않도록 조심(?)하라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요즘 돌아가는 세상을 보면 정말 20년전으로 되돌아간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노무현정부때만해도 웃고 넘어갈 일들이 요즘엔 혹시 이런일로 잡혀가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세상이 되었으니까요...
그리고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혹시나 기회가 된다면 이런 암울한 이야기가 아닌 희망찬, 허탈한 웃음이 아닌 즐거운 웃음을 짓게 할 수 있는 또 다른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싶네요..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
www.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