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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

스팸광고 리플은 진화 중?

스팸광고 리플은 진화 중 
약장수형, 애국심 자극형 이어 허위보도형까지...아이디어도 천태만상


휴대전화 문자함, 이메일 우체함, 그리고 리플 게시판... 여기까지 읽고 곧바로 "아, 그거?"하고 무릎을 쳤다면 당신은 '센스쟁이'다.

그렇다, 이젠 친숙하다 못해 없으면 도리어 이상할 법한 불청객, 스팸 광고의 '3대 홈 구장'이다. 이 중에서도 한번에 불특정 다수를 끌어안는 온라인 리플 게시판은 스팸광고에 있어 아주 매력적인 장소. '덕분에' 네티즌들은 서핑, 혹은 블로그 관리 때마다 스팸광고의 최신 트렌드를 울며 겨자먹기로 습득한다.

물론 관록의 네티즌들도 만만치 않다. 꾸준히 레벨업(?)한 중견급은 이제 첫마디만 보고도 회피하는 것. 이쯤 되면 축척된 면역력(?)으로 물량공세 스트레스조차 무감히 넘기는 '해탈의 경지'까지 바라볼 법 하다. 

그런데 이에 맞춰 스팸 리플도 진화를 가속, 최근 들어선 '보도자료형' 등 한 번은 낚이고 마는 아이디어물까지 선보였다. 당하는 입장에서는 불쾌할수 밖에 없는, 그러나 한편으로는 쓴 웃음을 짓게 만드는 스팸의 진화. 갈수록 스타일리쉬해지는 스팸 리플의 유형을 정리해 본다.   


1. 약장수형 - 초보 타겟

고전적인 수법. 60년대 "일단 한번 먹어봐"에서 계보를 이어받은 스타일이다. "다이어트로 살이 쑥쑥 빠졌어요", "힘 센 당신, 사랑하는 이를 위해 삐리리..." 같은 약품 및 도박 사이트의 직설적 광고가 그것. 낡고 닳고 진부한 레퍼토리라 물량공세로 커버하려는 경우가 많다. 대량양산으로 효과를 노리는 전형적인 스팸광고. 그래도 이 세계에 처음 발을 들인 초보 온라인 식구라면 한 두번쯤은 묵독할지도.


2. 외계어 애교형 - 매니아 타겟

일반적(정상적) 언어로는 관심얻기 힘들다는 생각 하에 이뤄지는 맞춤법 무시, 외계어 섭렵의 작품. 아이디어 자체는 치졸하나 나름 귀엽다. 애교로 받아들인다면 당신은 도량이 넓거나, 독특한 취향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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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글루스 유저 roody79 님은 날아온 외계어 스팸리플에 "제정신이 아닌 글귀"라고 평했다.  


 
 

3. 애국심 및 지적 호기심 자극형 - 중급 타겟

지난 3월 25일, arazzang 님이 발의한 다음 아고라의 어린이신문 단체구독 반대 서명. 10여일만에 5천명 목표를 돌파, 5200명을 넘어섰다. 그런데 의견란을 보면 찬반 의견 못지않게 "진실을 알려드립니다", "못 보신 분 계십니까?" 등으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이 쏟아져나왔다. "아직도 못 보신분을 위해 거북선 실재사진을 보여드리겠다", "어느나라는 세계 최초로 증기자동차를 거리에 내놨다가 이러저러해서 산업이 뒷걸음쳤다" 등 마치 학교 역사시간을 연상케하는 내용. 읽다보면 어느새인가 카페 선전으로 이어진다.

다음 아고라 청원방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광고다. 현재 한참 쏟아져나오며 '전성기'를 누리는 광고.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중국에 우리의 엄청난 역사적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우리는 속아왔습니다, 그 도시는 수도가 아니예요." 등 애국심 및 지적욕구를 자극하는 내용의 종류도 상당하다. 물론 피라밋에서 하회탈이 나왔다는 등의 내용까지 나오면 더이상 이게 광고인지 장난인지 분간하기가 난감할 지경. 실제로 이를 패러디(?)한 장난성 글도 유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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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16일 chief82 님이 발의한 양주 여중생의 죽음을 알리는 청원글. 3천여명의 서명을 모으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의견란에선 이와 상관없는 상당수의 카페 광고글이 오르기도. 호응이 큰 청원 의견란은 저마다 이와 비슷한 상황이다.  
 


중하급 내지 호기심과 애국심을 겸비한 분이라면 주의깊게 살필 법한 레벨. 무심코 읽어나가다보면 '배를 가득채워주는 유익한 지식이려니'하고 다 읽은 뒤 마지막에 "속았구나!"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한 페이지에 몇개씩 오르내리다보니 곧바로 "여기가 너네 광고판이냐"는 비난이 쏟아지는 것도 흔한 일.

4. 초대형 낭설 등장 - 고급용

기자와 데스크를 순간 놀라게 만든 신형 무기. 최근 댓글 알림판에 '특종감' 내용이 올라 흠칫하고 눌러보면... 아래엔 도박 사이트 주소 등이 달려 있다. 보는이로 하여금 스팸이라고는 꿈에도 생각못하고 속보 혹은 보도자료로 착각케 만들어 '설레게 하는' 미끼. 대표적인게 지난 9월 나간 본지 디워 기사에 지난달 갑자기 달린 '박명수 한방웃음 북서 통했다!'다. 전혀 다른 두 개의 이슈 내용을 하나로 엮거나 위의 박명수 건처럼 날조, 특A급 소식(물론 거짓)으로 만드는 수법. 이 밖에도 실제로 사회적 주목을 받고 있는 최근 소식 및 보도를 가져와 댓글에 다는 등 스팸의 냄새를 지우고 있다. 이들의 마지막 부분에는 앞서 내용과는 전혀 무관한 사이트 주소가 소개되어 나간다.

한참 지난 기사도 다시 한번 조명받게 만들어주는 점에 있어선 해당 언론사가 감사(?)해야 할지도. 다만 "이거 볼려 클릭했더만 이런기 나오고..." 같은 독자의 실망어린 댓글이 오르기도 했다. 현재 문제의 리플은 삭제했으나 이 독자의 댓글은 그대로 남겨두고 경각심을 고취시키고 있다. 의심스러우면서도 가려내기가 곤란해 고단수마저 난색을 표하게 만드는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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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지에 오른 신종 스팸. 윗부분과 아래가 따로 논다. 타 매체 보도내용인 중간 부분은 잘랐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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