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중계팀 "이틀연속 장애, 우연 아냐"...KT "네티즌 주장 사실무근"
"걱정해 주셔서 감사하네요. 아무래도 붙잡힌 거 아니냐는 안부 전화 많이 받았습니다."
27일 밤, 아프리카 방송 ssbs tv의 방호석 BJ의 목소리는 방송 때와 다름없이 쾌활했다. 26일 밤부터 27일 새벽까지 서울 광화문과 종로의 촛불집회를 생중계(27일 기사 참조)했던 ssbs tv 팀은 당일 새벽 2시께 갑자기 방송이 중단되는 바람에 이런저런 추측을 낳았다. 시청자들의 격려글이 이어지던 게시판에선 "잡히신거냐"며 신상을 염려하는 글이 나오기도. 전화통화에서 방 BJ는 이에 대해 "갑자기 와이브로가 끊겨 방송을 진행할 수가 없었다"라 설명했다.
"몸은 무사해요. 하지만 마음은 상처받았네요."
그는 "이건 분명히 뭐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틀 연속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은 더 이상 이견의 여지가 없다는 설명이다. ssbs tv 방송국 팀은 26일 현장취재 당시 기자에게 "전날 밤(25일 밤부터 26일 새벽) 신촌 사태를 중계했던 아프리카 동료 팀들 모두가 와이브로 장애로 땅을 쳤다"고 밝혔었다. 26일 새벽 4시에서 5시 사이 30분 이상 통신이 두절됐고 마침 그 시각은 경찰 진압이 강경해졌던 시기라는게 그들 주장.
"어제도 그래요. 이번엔 우리가 직접 상황을 겪었죠. 갑자기 와이브로를 비롯, 모바일 수단 등 현장 중계를 가능케 하는 모든 것들이 장애를 일으켰어요. 우리 팀 뿐 아니라, 현장에 있던 다른 중계방송팀 모두가 동시에 같은 처지였습니다."
▲ 26일 광화문에서 생중계에 나섰던 하민우 PD(좌)와 방호석 BJ(우). 와이브로 차단으로 자신들은 물론 현장의 모든 생중계팀 방송이 불가능해졌다 밝혔다
당시 이 중계팀의 카메라 촬영 지원에 나섰던 타 방송의 하민우 PD 역시 전화통화에서 같은 주장을 폈다.
"어이가 없더라고요. 구급차가 들어서던 상황에서 갑자기 통신 연결이 끊겼어요. 별 수 있나요. 결국 방송 포기하고 자진 철수했죠. 이래저래 채비하고 현장을 나설 때까지도 마비된 상태였으니 꽤나 오랜 시간 두절됐을 겁니다."
그들 주장대로 당일 아프리카 방송에 개설됐던 진중권 교수의 중계 등 다른 생중계 방 역시 같은 상황이 빚어져 시청자들을 당황케 했다. 진 교수의 중계는 비슷한 시각 그가 지하도로 들어서던 장면에서 방송이 끊겼고 시청자들은 "다른 방도 다 그렇다"며 허탈해 했다.
네티즌들은 "임의로 와이브로를 끊어버린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경찰은 문화일보 등 일부 매체를 통해 "우리가 방해전파로 와이브로 전파를 와해시켰다는 등의 주장은 사실도 아니고 그럴 기술도 없다"고 부인했다.
그렇다면 와이브로 서비스 업체 측의 서비스 중단이 원인일까. 그러나 대표적 와이브로 서비스업체인 KT 측은 "업그레이드 작업이 아닌 이상 임의로 서비스를 중단하는 일은 없으며 현재 인터넷에서 제기되는 주장은 헛소문"이라고 밝혔다. KT 홍보실의 성원재 과장은 2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동아일보를 통해서도 밝혀지지 않았느냐"며 네티즌들의 차단 주장 및 외압설 등에 사실무근이라 답했다.(동아일보는 당일 보도에서 KT 측의 "오전 1시부터 7시까지 업그레이드 작업 때문에 간헐적으로 서비스가 중단됐다"란 설명을 소개했다) 생중계에 나섰던 네티즌들의 이틀 연속 장애 주장에 대해 그는 "정확한 시간과 정황은 확인해 봐야 하나 KT는 업그레이드 등 불가피한 작업 외엔 서비스를 중단치 않으며 이런 사정이 발생할 시엔 일부지역이 아닌 전국 전역이 같은 상황이고, 이 또한 미리 공지 등을 통해 사전에 알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계에 직접 나섰던 이들은 거듭 중계 장애를 주장하는데다 네티즌들의 방송 차단 주장 역시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라 계속되고 있는 촛불집회에서 다시 동일한 상황이 반복될 경우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보이> 권근택
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