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보이 기사(newsboy.kr)

13억 중국 시청자 울린 대지진 희생자, 한국네티즌들도 울려

13억 중국 시청자 울린 대지진 희생자, 한국네티즌들도 울려
"당신과 함께 하고 싶어" 아내에 전한 그의 마지막 말에 "부부 갈등 해소됐다" 네티즌도

19일 SBS 8뉴스는 중국 대지진에 희생된 한 청년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콘크리트더미에 매몰된 26세 천지앤 씨, 그리고 그와 함께했던 구조대원들과 이를 TV로 생중계한 취재기자의 이야기다.

사흘간 매몰돼 있던 이 남성은 구조 작업동안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도 시청자들에 "결코 삶을 포기말라"고 알렸다. 그의 입에다 생수통을 갖다대 목을 축여주던 여성기자는 전화기를 가져와 고향의 아내와 통화연결을 시켜줬다. 그는 임신한 아내에 "남은 여생을 함께 하고 싶다"며 애틋한 정을 표했고 구조작업 6시간동안 이러한 그의 모습은 중국 전역 시청자들에 전해졌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미디어다음에 오른 SBS 8시뉴스 동영상 기사 중 한컷.(http://media.daum.net/foreign/others/view.html?tvcateid=1007&newsid=20080519210018611&cp=sbsi)에서 확인 가능. 네이버에선 (http://news.naver.com/vod/vod.nhn?office_id=055&article_id=0000128975§ion_id=104)에서 가능하다.  
 
 

그러나 해피엔딩은 없었다. 전신을 짓누르던 건물더미에서 마침내 빠져나왔을때, 이미 그는 말을 잃었다. 그를 회생시키려던 구조대원은 "지금까지 버텨놓고..."라며 침통해 했고, 곁에서 그의 마지막을 지켜보던 기자는 끝내 울음을 터뜨리며 그를 뒤흔들었다. "잠들면 안돼요"라며 눈물을 쏟는 모습, 이미 카메라를 의식하는 직업인이 아닌, 인간 본래의 것으로 되돌아와 있었다.

"13억 중국인이 함께 울었다"는 기자의 매듭말로 끝난 이 방영분은 인터넷에서도 포털기사로 소개돼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20일 오후 3시 네이버에 오른 이 영상보도에 이어진 댓글은 총 3253건. 다음에서도 563건의 리플이 기록됐다.

댓글들을 살펴보면 "눈물아 제발 참아다오!"(kimsideok 님), "피시방 아르바이트 중에 눈물을 흘려버려 손님들이 이상하게 본다"(mirimi21 님) 등 안타까운 반응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가 세상사람들에 당부한 말도 넷심을 흔들었다. 오로라 님과 민락 님 등은 "정말 열심히 살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이번에도 반중감정과 맞물린 악플은 군데군데 섞여나왔다. "잘 죽었다 파티라도 열고 싶다", "쇼를 한다" 등 악성댓글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 그러나 지금껏 대지진 관련보도마다 불거지던 수준을 감안한다면 확연히 그 비중이 줄었다. 아울러 이같은 댓글에는 "저질 댓글" 등 꾸짖는 목소리가 터졌다. 다음 유저 그럼그래야지 님은 "너희 때문에 한국 이미지가 흐려진다"며 중국 사이트에 소개되는 악플에 대해 분노를 토하기도.  

이 뉴스를 보고 아내와의 갈등이 해소됐다는 네티즌도 있다. 네이버 유저 realallf 님은 "어젯밤 마누라와 싸우고 말도 않고 있다가 저걸 보고선 미안하다고 사과했다"며 "'내가 먼저 죽진 않을테니 걱정말라' 말하고 나왔다"고 밝혔다. 한편 악플러에 대해선 "저 젊은 친구가 뭘 잘못했다 악담하느냐"고 비난했다. 대재앙으로 표현되는 이번 중국대지진 참사를 놓고 네티즌 사이에서 악플 릴레이가 논란에 오른 가운데, 중국을 넘어 한국인들까지 감동시킨 천지앤 씨의 마지막 모습이 현상황을 바꿔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스보이> 권근택
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