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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시사

이글루스 연애밸리 '공식 현피 커플' 탄생 "오늘 결혼해요"

이글루스 연애밸리 '공식 현피 커플' 탄생 "오늘 결혼해요"




"첫인상은 별로였는데 순대국에 낚여서 평생 할 사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 lon 님 (김아림 신부)
"이글루스가 있어서 감사합니다." - loan 님 (최군호 신랑)


인터넷은 어느새 물질과 공간의 법칙을 넘어 사람의 인연을 맺어주는 장소가 됐다. 게임으로 만나 결혼하는 커플이 있으니, 블로그를 통해 한 쌍이 되는 부부가 없으리란 법도 없다.

이글루스의 두 블로거가 오늘 결혼한다. '연애밸리 현피 1호 결혼 커플', 김아림, 최군호 씨 이야기다.


며칠 전, 이론으로는 연애의 경지에 이른 자그니 휘하 책모임 동지들이 예상 밖 모임을 가졌다. 그건 팀 내 커플의 청첩장을 돌리기 위해서였다.
 




한국나이 서른살의 신랑, 스물다섯살의 신부. 요즘 세상에선 참 빠른, 그러니까 우리 부모님 세대 때의 연령대에 휙 가는 커플이여.

이 날은 신랑만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블로그에서 본 웨딩사진이랑 실물이랑 다른 사람같다"는 말이 나오니 그는 "당연하다"고 웃었다.

두 사람의 인연은 독특하다. 2년전, 이글루스 블로거라면 알법도 한 사건인 이른바 '연애밸리 현피'를 아는지.

물론 나는 몰랐다. 그 때 쯤 티스토리로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던 나로서는.

당시 사건은 간략이 이렇다. 이글루스의 여러 밸리 중 연애 섹션이 새로 생겨나고 얼마 안 있어, 이 곳은 전쟁터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자그니의 증언) 본디 남녀의 알콩달콩한 연애 이야기를 다뤄야 할 밸리거늘, 성대결의 장소가 되었다고. 남녀 편이 갈려 블로거들마다 대판 상소리 내지르며 키보드 붙들고 싸워댔다고 한다. 연애 한번 해 본 적 없는 순도 100프로 마법사로선 대체 뭐하는 짓들인지 모르겠다. 연애밸리란게 이러라고 만들어진 거 맞는건가?

그 때, 이를 보다 못한 현자 하나가 "아예 바깥 세상에 나와 머리채 잡고 싸워보지 그래?"하고 제의했다. 즉석으로 20대 20의 부대가 선발됐고, 그렇게 희대의 남녀 현피 사건이 벌어졌다. 2008년 9월의 일이다. 딱 2년전 이야기.

그런데, 막상 키보드 잡고서는 험한 말 내뱉던 청춘남녀, 역시나 실제로 얼굴 보고서는 화색이 만연했다고. 역시나, 결국은 본능에 충실한 속세의 영혼들이었다.

그렇게 해서 현피는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이 됐다. 자그니님 말로는 사랑의 작대기도 탔다는데 근데 왜 당신은 아직 혼자인가.

그 때, 그 만남에서 정확히 2년이 지나고서 드디어 결혼에 골인한 1쌍이 바로 이 두 사람이다.

신랑 (http://loan0419.egloos.com/), 신부 (http://lon7.egloos.com/) 모두 블로그를 통해 지인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신부는 "하긴 하나 보다"며 덤덤해 한다. 신랑 역시 말을 아낀다. 지인들은 댓글로 몰려와 축하 중이다.

마지막까지도 독특한 결혼을 원했던건지, 신부는 웨딩마치에 스타워즈 다스베이더 테마곡 '임페리얼 마치'를 내정했다. 연주 동영상을 올려 놨는데 막상 들어보면 "이게 뭐야 무서워" 하는 반응이 절로 나오니 꼭 방문해 보길. 이글루스 동영상은 복사기능이 없어서 안타깝다.

이글루스가 배출한 1호 현피 커플은 오늘로서 주인있는 몸, 주유남과 주유녀가 된다. 1호 커플은 임무가 막중하다. 뒤를 이을 자들을 위해서라도 성공적 모델로 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긴. 블로그를 통해 대대적으로 공인된 커플이니, 스스로가 더욱 막중한 사명감을 가질 터. '그래서 왕자와 공주는 잘먹고 잘살았다'란 동화 속 전형적 레퍼토리가 쓰여지길 바랄 뿐이다.

청첩장은 두 사람의 블로그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오늘 낮이다. 아, 신랑 말이 축의금으로 3만원도 오케이라고 했다. 모쪼록 많이들 와 달라고 하니, 생각 있으면 부담없이 3만원만 들고 오도록.



ⓒ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