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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시사

'PD수첩 법원에서 불방까지 한눈에' 오행운PD 트위터 진가

'PD수첩 법원에서 불방까지' 한눈에 잡은 트위터
오행운PD 트위터의 진가 보여줘... 트위터 효용법을 뉴미디어에 제시하다




17일 종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PD수첩의 '4대강 폭로' 설왕설래가 일단 불방된 가운데, 오행운PD의 트위터가 또 하나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오PD는 자신의 트위터(http://twitter.com/luckypd)를 통해 하루동안 쉴새없이 현장 소식을 전했다. 초반 긴장무드를 조성했던 법원 심리의 분위기에서부터 김 사장의 방송보류, 그리고 테입을 넘기고 '온에어'에 불이 들어오느냐 마느냐 하는 상황서 끝내 불발됐을 때 심정까지 십수차례에 걸쳐 140여자의 트위터에 차곡차곡 담은 것. 이에 많은 언론 매체가 불방 직후 그의 트위터를 집중적으로 보도하기에 이르렀다. 이미 트위터가 좋은 취재대상이 됐다는 것을 한번 더 보여준 사례다. 그러나 이번 그의 트위터는 그 정도 '재연'에서 끝나는 수준이 아니었다.



오행운 PD의 트위터를 들여다보면 이 날 하루의 숨가빴던 현장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국토해양부가 제기한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에 양측 진술이 끝났다고 합니다. 판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수선합니다. 비정상적인 상황임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건당 140자 내외로 추려야 하는 단문은 각 시점마다 법원, 방송국을 넘나들며 MBC 측 현장인의 시각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어떤 면에선 육하원칙의 스트레이트 신문기사 이상으로 간결한 종합이다.




정말 그랬다. 언덕에서 아래 정경을 내려다보듯 모니터 한 두페이지로 돌아보는 정황은 놀랄만치 간략하고 읽기 쉽게 정리되어있다. 화자의 주관이 담긴 트위터는 단신 보도와는 또다른 느낌을 전달한다.

물론 그의 트위터만으로는 PD수첩을 두고 진종일 이어진 대략의 줄기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두어꼭지의 포털 기사를 곁들인다면 어려울게 없다. 아니, 단 한꼭지만으로도 어지간한 파악은 가능하다. 국토해양부의 가처분신청과 이것이 기각됐을 시점, 혹은 방송 몇시간을 앞두고서 터진 김재철 사장의 방송보류 지시 속보 내지 끝내 편성표가 바뀐 시점에 종합적으로 보도가 나간 것 중 단 하나만 훑어봐도 그의 트위터 내역은 나머지 부분까지 커버해 전체 줄기를 대강 읽어내는데 큰 무리가 없다. 물론 각 시점의 보도를 다 접하고 보다 정확하게 문맥을 읽어냈을 때라면 이는 현장에서 PD수첩 관계자가 써내려간 사설 메모록이란 또다른 가치까지 엿볼 수 있게 된다.

즉, 기사 등으로 사건의 얼추 가닥만 잡고 접하더라도 한 사람의 트위터는 일목요연한 기록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매스컴을 통해 집중적으로 인용되고 있는 그의 트위터는 기사를 작성하는 이에게 있어선 통신원의 정보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자료다. 나아가 이를 접하는 일반인에겐 어지간한 종합 기사보다 쉽게 상황을 읽을 수 있는 기록지다. 비록 주관이 섞여있다는 점에 있어선 객관적 파악을 꾀하는 데 난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이건 이거대로 딱딱한 스트레이트 기사보다 재밌게 읽어낼 수 있는 묘미다. 즉 이번 그의 트위터 일지는 기자의 기사와는 또다른 의미를 지니는 트위터만의 정보능력을 보여준 사례다.

한편으로는 블로그 등 앞서 주목받았던 1인미디어를 섭렵하며 뉴미디어를 표방하고 나섰던 매스컴들에 진지한 물음을 전달한다. 앞으로 트위터라는 이 물건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또 과연 트위터를 가져다 활용하고 이를 위한 시스템을 개발할 필요가 언론사에 있는지에 대해 논의할 시간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1신, 2신으로 연거푸 기사를 내고 차후 종합편을 꺼내드는 기존 기사 보도 방식에다 특파원격의 트위터리안이 실시간으로 끌어내는 현장감을 성공적으로 조합해 낸다면 진정 새로운 매체를 만들어 낼수 있다. 기사가 갖는 간결한 전달의 미덕과 트위터가 지닌 1인칭 시점의 찰나,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해 블로그글의 감성을 적절히 연계시키는 것은 인터넷 신문에 있어 도전할 만한 가치다. 문제는 말처럼 쉽지가 않아 대략의 상을 그려내는것 조차 쉽지 않다는 거.

물론 남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국내최초의 인터넷신문으로 세상에 나왔던 뉴스보이 본지도 한번 도전해 볼만한 일이 아니겠는가.


ⓒ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