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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리그 결승 2년연속 '기싸움 이기면 우승, 여신 뜨면 진다?'

스타리그 결승 2년연속 '기싸움 이기면 우승, 여신 뜨면 진다?'
새로운 징크스 등장?




부산 이스포츠 페스티벌을 2년연속 다녀왔다. 그래도 전번보다 조금은 스타크래프트 결승전의 모습이나 대회 흐름을 읽을 수 있던 기자였다.
어느 대회나 징크스는 있는 법. 이스포츠도 마찬가진데 이번 대회선 깨어진 징크스가 있고 또 계속되는 징크스가 있었다. 언제나 무관으로 그치며 '우승 못하는 징크스'에 울었던 KT가 올해는 스타리그서 첫 우승을 차지한 점, 스페셜포스리그 1위 직행팀은 우승못한다는 정설에 가깝던 징크스가 깨지며 STX가 우승 한 점은 팬들이라면 익히 알만한 사실이다. 반면 2연속 챔프가 탄생하지 못하는 스타리그의 징크스는 전년 우승팀 SKT가 준우승으로 만족하면서 계속 현재진행형이다.

그런데, 이 말고도 재밌는 상황이 2년째 재현되는 것을 봤다. 새로운 징크스로 남을 것인지 궁금한 2가지를 체크했다.


1. 기싸움에서 이기면 결승도 이기는 스타리그      

벌써 작년 일이다. 당시 SKT와 화승의 대결은 결승을 앞두고 팀 감독간의 입싸움에서부터 불꽃을 튀겼다. 박용운 SKT 감독은 조정웅 화승 감독에게 "지는 감독은 삭발을 하자"고 제의했고 조 감독은 이를 거절했다. 조 감독은 말을 아낀 반면 박 감독은 연속해 기싸움에서 이기려는 듯 도발을 이어갔다. (http://kwon.newsboy.kr/1362)
경기가 시작되니 화승은 에이스이자 개인전 1인자인 이제동이 충격의 3연패를 당하는 등 어려움 속에 빠졌다. 한때 스윕 위기까지 처했던 화승은 이후 살아나며 경기를 연장까지 이어갔지만 결국은 패배. 그래도 믿고 마지막 경기를 맡긴 이제동은 핵전술에 걸려 초반에 항복하고 말았다. 입싸움에서부터 기세등등했던 박용운 감독은 우승 후에도 방방 뛸 수가 있었다. 



반면 2년연속 결승에 오른 SKT의 올해 전초전은 뜻밖이었다. 이번에도 삭발 제의를 내건 박용운 감독이었지만 어째 의기소침해 보였다. 반면 KT 롤스터의 이지훈 감독은 "머리숱만 봐도 내가 훨씬 손해"라며 여유있게 받아쳐 버렸다. 박 감독은 별 반격을 않았고 이 감독이 도리어 "결혼을 앞두고 계신데 축의금은 두둑히 낼테니 대신 광안대교서 번지점프 한번 하시지 그러냐"고 농을 던졌다. 한편 SKT 쪽은 KT에 '이영호빨 하나로 올라온 팀'이라고 조소했으나 KT는 SKT에 "6강플레이오프는 못하는 팀이나 하는 거 아니냐"고 1위로 직행한 것을 과시해 보였다. 자리에 앉았을 때도 KT는 팬들에 손을 흔들어 보이는 등 여유로워보였고 이는 경기 결과로도 이어졌다. 

2세트를 내리 따낸 KT는 연신 즐기는 표정이었고 6세트에서 이영호가 작전대로 플레이, 승기를 굳혀가자 이지훈 감독은 우승을 예감하고서 일찌감치 펄쩍 뛰었다. 롤스터는 이렇게 무관의 징크스를 벗고 대신 '입씨름에서 이기면 결승도 이긴다'는 징크스를 이어갔다.

이러한 징크스는 일전부터 이어졌나보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기싸움에서 이기는 팀이 경기도 이긴다는 징크스를 이어갔다"란 말이 나온 것. 이에 이 감독은 "솔직히 말을 좀 막 해서 상대팀에 미안하다"며 "코칭스태프가 기싸움에서 지면 선수들에 부담이 갈거라 생각해 말을 좀 막 했다"고 밝혔다.


2. 여신을 모셔오면... 준우승?!


작년과 올해,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작년 화승은 조정웅 감독이 부인 안연홍 씨를 데려와 금슬을 과시했다. 이스포츠계에선 익히 알려진 여신 강림이었다. 그러나 남편은 아내와 함께 우승의 기쁨을 나눌 기회를 놓치고 만다.

반면 올해는 SKT에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박용운 감독은 예비신부를 데려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고, 또다른 이스포츠인과 연예인 커플 공식을 탄생시킨 임요환 코치 역시 방송인 김가연 씨를 관중석에 앉혀 환호성을 자아냈다. 이에 전용준 캐스터는 '황신(홍진호)과 여신이 각 팀에 강림했다'고 새로운 황신 vs 여신 대결구도를 짰다. 


지난해 악역처럼 보일만치 밉살맞게 상대팀 감독을 도발하던 박용운 감독. 거꾸로 예비신랑이 되니 그 마음을 알았던 건지, 작년 안연홍 씨 앞에서 삭발 공세로 조정웅 감독을 공격하던 그 감독은 간데 없고 자신의 피앙세 앞에서 조용히 상대 도발을 받기만 했다. 그래도 감독에, 코치까지 두 사람이 동시에 예비신부를 모셔와 팀의 '더블 여신' 체제를 구축했는데, 결과는 아시다시피 대회 2연패에 실패한 SKT다.

도발전에서 승리하면 우승, 여신이 강림하면 준우승. 알만한 사람은 알아도 모를 사람은 모를 묘한 징크스가 2년째 이어진 스타리그 광안리 결승전이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