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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게임

KT 스타리그 우승, 이지훈 감독 헹가레에 날려 '행성 끝까지'

KT 프로리그 우승 '프로토스 군단' 기세잡고 이영호 끝냈다
프로토스 3인방, MVP 이영호 마무리... 우승 헹가레에 감독 행성끝까지 날아갈뻔


KT가 프로토스 군단을 앞세워 올시즌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KT는 7일 광안리 특설무대에서 열린 신한은행 프로리그 09-10 시즌 결승전에서 디펜딩챔피언 SKT를 제압하고 올시즌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전석이 매진된 가운데 1만 3천명이 들어찼고 경찰추산으론 3만이 운집한 결승전에서 KT의 승리는 프로토스 군단이 이끌었다. 1,2,4 세트에서 프로토스 3인방 우정호 김대엽 박재영이 모두 승리해 분위기를 압도한 것. 


첫 세트는 이번 경기의 전주곡이었다. 신단장의능선에서 선봉으로 나선 우정호는 고인규의 테란에 프로토스로 짧은 시간 내 승부를 결정지었다. 우정호는 승리 퍼포먼스에서 KT의 정신적지주 '폭풍저그' 홍진호를 끌고나와 깨방정 댄스를 추게 만들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프로토스끼리 맞붙은 2세트에서도 KT는 김대엽이 김택용에 승리, 첫세트 상황을 재현해 보였다. 이어진 세번째 세트에선 테란 박지수가 도재욱에게 경기를 내줬으나 여전히 유리한 고지에 섰던 KT였다. 네번째 세트에서 다시 프로토스맨 박재영을 내세운 KT는 이승석의 SKT를 시종일관 상대를 압도하며 프로토스로만 3승을 따내는 기록을 썼다. 



경기가 그대로 끝날 수 있었던 다섯번째 세트에서 SKT는 에이스 정명훈을 투입해 고강민과의 물량전에서 승리,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KT는 여전히 전력의 절반으로 불리는 이영호를 쓰지 않고 있었다. 마지막 승부가 된 심판의날 맵에서의 여섯번째 경기는 당연히 에이스 이영호가 나왔고 상대는 박재혁. 


올시즌 72퍼센트의 승률로 개인 랭킹 1위를 마크한 이영호는 테란으로, 박재혁은 이에 저그로 맞섰다. 초반 이영호의 선택이 빛났다. 공중공격을 예견한 이영호는 탱크대신 골리앗만 생산해 박재혁의 습격을 막아낸 것. 틈틈이 급습을 노리는 박재혁이었으나 재차 실패, 후퇴를 거듭했고 그새 이영호는 전열을 갖췄다. 박재혁이 공격을 선택한 반면 이영호는 화염차 두대로 습격 대신 정찰에 임했고 나머지는 기지 건설에 주력했다. 경기 하이라이트는 중반. 박재혁이 전면 공격에 나서며 승패를 좌우하는 공수전이 시작됐다. 그러나 이영호는 끝내 수비에 성공. 결국 이영호는 대규모 전차부대를 만들어내며 공수교대에 임했고 KT 측은 이미 우승을 예감하고 있었다. 

기자단에 MVP 투표용지가 나눠졌고, 영광은 이영호에게 돌아갔다. 내 선택 역시 위와 같았다.



이영호의 공격은 딱 한번이었다. 대규모 전차부대에 히드라의 잔여병력은 무력했고 얼마안가 GG 사인을 받아냈다. KT의 우승확정 직후 선수들은 이지훈 감독을 붙들고 행성 바깥까지 내던질 기세로 헹가레쳤다.   

경기 후 기자단 인터뷰에서 이지훈 감독은 "우승후보로 지목되지 않았던 팀이지만 실은 흙속에 묻힌 진주들이었다"며 "결승은 예견한 것과 작전대로 흘러갔고 생각보다 쉽게 이길 수 있었다"고 밝혔다. MVP 이영호는 '경기내내 침착할 수 있었던 것은 이 경기를 내줘도 다음 경기가 남아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느냐 아님 처음부터 예상대로 흘러 승리를 확신한 것이냐'는 기자 질문에 "사실 초반엔 원하는대로 손이 잘 따라주지 않았다"고 겸손해했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