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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거 빼고 다 있다" 신촌 미니섬 프리마켓 현장 스케치

"없는거 빼고 다 있어요" 신촌 미니섬 프리마켓 현장 스케치






10일, 신촌 창천 문화공원.
평화로운 토요일 오후의 적막을 깨고 많은 이들이 붐빈다. 도깨비 시장이 열렸다.

없는거 빼고 다 있는 미니섬 프리마켓의 7월 나들이, 아이쇼핑 해봤다.




미니섬프리마켓은 넘버원 벼룩시장을 표방하고 나선 장터.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확대되는 자리다. 이달엔 총 200부스 규모로 열렸다고 운영본부는 밝혔다.


"친구한테 선물하고는 '내가 직접 만든거야' 하세요."

수제인형 코너. 저 흰토끼는 베스트셀러다. 두어마리 있던게 잠시 뒤 와보니 품절. "빨리 만들어 올게요"라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당일 물품 조달은 불가능한 듯.



프리마켓 시장에서 주를 이루는 악세서리 코너에서 눈에 띄는건 수제, 그리고 재활용 정신. 키보드 자판을 뜯어다가 머리핀으로 만든 아이템이 눈길을 끌었다. '쵸비츠'처럼 컴퓨터 소녀의 귀여운 느낌을 살리려면 몇 안 되는 필수 아이템이다?



재밌는게, 판매 참가자들은 저마다 커다란 트렁크 가방을 들고 들어선다는 거였다. 저 안에 뭐가 들었을까 하고 궁금해 따라가 보면, 열릴 때마다 이색적인 보물상자가 열리곤 한다. 특히나 따로 빼어 진열할 거 없이 그대로 즉석 가판대가 되는 모습은 그것 나름 신선하다. 하나의 신속 간편한 판매 방법이다.



어디서 많이 본 친구들이 누워 있다. 무한도전팀 연필깍기. 전스틴은 없어요. 전스틴은.

이 중엔 유재석과 박명수만 1000원씩 비싸다.

"얘네들은 좀 더 잘 깎이나 봐요?"

"그런거, 없고요. 일, 이인자라서... 딴 애들은 '...'(차마 못 밝혀)잖아요."

이상, 뻘문뻘답. 1인자와 쩜오의 위력. 가격은 5천원, 저 둘만 6천원. 준하형은 좀 말랐다.



너무 수줍어 하는거 같아 차마 얼굴은 찍지 못했다. 여름휴가 가고 싶다면서 호객행위는 마냥 부끄러운 총각.
그래도 나중엔 자신감을 얻었는지 소리내어 불러본다. "사세요 싸게 드려요..."
박력은 여전히 없다. 그래가지고 제주도 가겠나.



여성용 악세서리나 장신구 말고, 남자들이 집어들만한 아이템 뭐 없을까 쫓아보니 마침 캐릭터 파우치가 걸렸다. 들이대고 찍으니 "개인이냐"고 묻는다. "이미테이션, 도용 같은 거 하는 사람 아니예요"하고 명함을 내미니 그제사 고개를 끄덕였다.

"하도 이상하게 (인터넷에) 올리는 사람이 많아서... 이상하게 쓸 거 아니죠?"

아니죠. 다만 기사체 자체가 하도 괴이하니 문제지만.




앗 이게 누구야. 86년도 보물섬에도 광고가 나갔던, 당시 '흑기사와 아더왕'으로 유명했던 그... 레고 아류작(?) 아니야. 이름도 까먹은 전설의 아이템.

시대를 초월해, 80년대의 아이나 밀레니엄의 아이나 손길이 가는건 똑같다. 요샌 이거 왜 안나오나 몰라. 레고, 영플레이모빌, 흑기사... 코코블럭까지. 참 많기도 했던 창의력을 혹사하고 능욕하는 장난감들.

 


마지막으로 도깨비시장 불멸의 품목인 책. 실은 젤 먼저 찍었다. 단돈 1000원에 마음의 양식을 살 수 있다. '공부하기 싫어욧'은 가슴에 와 닿다 못해 늑골까지 후벼판다.

이 밖에도 연극 티켓을 최대 70퍼센트까지(4인 표를 살 때) 할인하는 판매대나, 선글라스 7000냥코너(얼굴이 크니 살 수가 없다), 500원짜리 수제 팔찌 코너도 눈길을 끌었다.

다음 프리마켓은 8월 14일 토요일에 열린다. 참가를 희망하는 이들은 홈페이지 (http://www.minisum.co.kr)에서 가능하다고. 단 참여 기간은 날짜를 며칠 앞두고 뜨는 공지기간에 한한다. 참가하면 판매봉투 제공, 폴라로이드 및 디지털 사진 서비스, 기념인터뷰와 제휴기업프로모션 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다.



추신 - 8월 14일 토요일... 이게 무슨 소리요 의사양반, 광복절도 일요일이냐?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