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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실현된 펠레의저주 2010, 한데 모아보니 '악!'

[월드컵통신]또 실현된 펠레의저주 2010, 한데 모아보니 '악!'
다 피해 간 네덜란드 우승하면 결정판 '완성'


펠레가 또다시 해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결승팀이 다 가려진 순간, 그가 최종적으로 찍었던 팀들은 전부 전멸이다.

방금 끝난 8일 새벽의 준결승 두번째 경기, 독일과 스페인전은 스페인의 사상 첫 결승진출로 결정났다. 푸욜의 결승골로 스페인이 1대0 신승을 거두고 난적 독일을 물리친 것. 스페인은 16강부터 8강, 4강까지 세경기 모두 1대0 승리로 올라오는 기록을 쓰기도 했다.

새벽잠을 설쳐가며 경기를 관전한 축구팬들 사이에선 곧장 회자될 게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문어의 예언. 기적의 문어 '파울'은 스페인의 승리를 점쳤고 이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들어맞았다. 100번의 예언기록을 가진 파울은 이로서 또 한 번 커리어를(?) 쌓았다.

또 하나가 다름 아닌 펠레의 저주. 설마설마했던 그의 저주는 이번 대회에선 아주 '패키지'로 실현되고야 말았다.


1. 결승토너먼트 오른 팀 중 우승 유력한 3팀 한꺼번에 셧아웃

'패키지'로 실현된 대표적인 예. 방금 완성된 저주다.
펠레는 16강전이 한창이던 지난달 말 우승후보를 지목했는데 이번엔 안전을 기한 듯 3팀을 한번에 거론했다. "독일, 아르헨티나, 브라질 중 한 팀이 우승할 것"이라고 밝힌 것. 그러나 브라질은 8강 첫 경기에서 네덜란드에 역전패당했고 아르헨티나는 독일에 4대0으로 압도당했다. 이번 대회서 최강의 기세를 이어가던 마지막 희망 독일마저 결승 문턱서 거짓말처럼 주저앉음에 따라 펠레의 저주는 이번에도 '거짓말처럼' 실현됐다. 유력후보 중 세팀을 꼽았음에도 전부 빗나감에 따라 이번 것은 역대 저주 중에도 손꼽히는 예로 남게 됐다.

이 밖에도 남아공에서 펠레의 예언은 속속 빗나가며 사람들을 경악케 했다. 한데 모아봤더니 입이 딱 벌어질 정도다. 


2. 그의 바람은 아프리카를 한꺼번에 '훅~'  

또 하나의 패키지 시리즈다.
먼저 펠레는 일전에 "브라질과 아프리카가 결승에서 만났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아프리카의 돌풍을 점치기도 했다. 이번 대회는 아프리카에서 열린 최초의 대회였고 이런 점에 있어 아프리카는 홈팀의 잇점을 가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아프리카는 본 대륙에서 열린 이번 대회서 가나를 빼고 전부 조별리그서 거짓말처럼 탈락하고 만다. 코트디부아르는 죽음의조가 뼈아팠고 카메룬은 1전에서 예상을 뒤엎고 일본에 패하더니 내리 3경기를 다 졌다. 나이지리아는 또다른 저주의 예가 됐고 알제리는 잉글랜드와 비기며 선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리고 홈팀 남아공은...


3. 펠레의저주는 절대 깨지지 않을것 같던 홈팀 징크스보다도 더 셌다

어떤 의미에선 역대 펠레의저주 중 가장 인상깊은 대목이다. 아프리카의 강세를 점쳤지만 이것은 홈팀 남아공마저 집어삼켜버렸다. 개최국은 반드시 예선통과를 한다는 홈팀 징크스는 월드컵 역사상 단 한번도 깨어진 적이 없었고 월드컵 중 가장 강력한 징크스였다. 비록 남아공이 약체로 지목되긴 했지만 이 징크스가 위태할 거라 점친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남아공은 프랑스에 승리를 거뒀음에도 끝내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펠레가 아프리카의 강세를 점치는 순간 가장 강력했던 징크스조차도 깨져버렸다. 홈팀 징크스를 이긴 펠레다.


4. 나이지리아에 칭찬한 펠레, 한국은 "땡큐!"

'아프리카 저주'와 연계된다. 일찌감치 한국사람들은 펠레에 감사를 표했다. 같은 조의 나이지리아를 지목하면서 16강 이상의 성적을 달성할 거라고 찬사한 것. 심지어 4강에 결승행 가능성까지 언급했다고 알려졌다. 아프리카 팀 중 가장 기대를 걸었던 셈이다. 그러나 펠레의 저주를 기억하는 이상 이 같은 칭찬은 상대편이 반색할 수 밖에. 한국 네티즌들은 공장 "우리가 16강에 갈 수있게 펠레옹이 도와줬다"고 환호했고 이는 현실이 됐다. 우리는 펠레에 감사해야 한다.


5. 잉글랜드 4강설, 현실은 또 실패 
우승까진 아니지만 잉글랜드도 펠레가 지목한 우수성적권의 팀이었다. 그는 월드컵을 3달 남겨두고 잉글랜드가 4강까지 갈 것이라고 덕담을 했다. 물론 그의 덕담은 우려를 낳았고 직후 에이스 스트라이커 루니가 부상을 당하면서 불안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잉글랜드는 예선에서부터 힘겨운 모습을 보이다 마지막 경기에서 첫승을 거둬 16강에 올랐지만 라이벌 독일에 4대1 대패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언제나 우승후보로 지목되면서도 16강 내지 8강에서 멈추고 마는 잉글랜드의 비운이 다시 재현된 순간이자, 펠레가 또 한번 미운 대목이다. 참고로 펠레는 4년전 독일월드컵을 앞두고 발목부상을 당한 웨인 루니가 빨리 낫기를 기원하며 그의 사진의 발목깁스에 싸인을 해 줬던 적이 있다. 곧장 루니는 8강까지 보기 힘들 거란 소식이 날아와 팬들을 절규케 했으나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예선 마지막경기에 첫 출전, 예상보단 일찍 합류했었다.  


6. 득점왕후보? 왜 물어 봤어

출처가 불명확하긴 하지만 펠레는 득점왕후보에 대해서도 예견했던 것으로 현재 네티즌 사이서 구설수에 오르는 중이다. 당초 펠레는 대회를 앞두고 스페인의 페르난도 토렌스, 아르헨티나의 메시, 코트디부아르의 드록바, 브라질의 카카, 포르투갈의 호날두를 꼽았다고. 그러나 토레스는 슬럼프에 빠진듯 여전히 무득점이고 드록바는 브라질전에서 넣은 1골로 대회를 마쳤다. 메시와 카카는 뜻밖에도 무득점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호날두도 북한전의 한 골로 만족해야 했다. 현재 득점왕을 다투는 스페인의 다비드비야와 독일의 클로제, 우루과이의 포를란 등은 언급되지도 못했다. 
 

마지막 남은 건 결승, 네덜란드가 우승하면 결정판 완성?

남아공의 한달은 이제 3,4위전과 결승 단 두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펠레의 저주는 결국 최종적으로 예견한 우승팀 3개국이 모두 결승탈락함에 따라 당분간 계속 화제에 오를 전망이다. 
그러나 아직 끝이 아니다. 사실 펠레는 일전에 스페인을 브라질과 더불어 우승팀으로 거론한 바 있다. 도중에 말이 바뀌었으나 약발이 남았다면? 이런 점에서 네덜란드는 매우 반갑다. 이번 대회 우승후보 중 거의 유일하게 펠레의 입에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일 네덜란드가 우승한다면 2010년판 펠레의저주의 결정판이 완성된다. 거짓말 조금 보태면 세계 7대불가사의에 '8대 펠레의저주'가 추가등재될 기세다.
이제 스페인과 네덜란드는 펠레의 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과연 결승을 앞두고 그는 다시 입을 열 것인가.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