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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진정한 월드컵 우승후보인 이유 (상)

[월드컵통신]독일이 진정한 우승후보인 이유 (상)
기록이 말해주는 전차군단의 위용


월드컵에서 우승후보로 지목되는 팀은 의외로 많다. 먼저 역대 우승기록으로 전통의 강호를 뽑아 본다면 '4대천왕'이 존재한다. 별을 다섯개 단 브라질, 지난대회 우승으로 네번 월드컵을 가져간 이탈리아, 세번의 우승을 차지한 독일, 2번 우승한 아르헨티나. 이렇게 유럽과 남미에 각각 2팀이다. (우루과이도 과거 2번의 우승을 차지했으나 현재는 우승후보권에서 멀어져 있다)

이 밖에도 축구종주국 잉글랜드, 토털사커 네덜란드, 아트사커 프랑스, 무적함대 스페인이 있다. 화려한 수식어에서 알 수 있듯 언제 우승해도 이상할게 없는 팀으로 여겨진다. 유럽의 브라질이라 불리는 포르투갈도 만만찮다. 이 대회엔 나오지 못했지만 동유럽 최강으로 우뚝 선 체코도 언제든지 결승을 노크할 수 있는 팀으로 평가받는다. 이 쯤하면 톱 10이 구성될까? 이는 포털 다음이 제공하는 국가별 전력비교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는데, 언급한 팀 중 이 대회에 참가한 8걸 모두가 1위부터 9위에 포진했다. (포르투갈이 파라과이에 한단계 밀려 9위다)   





그럼 이 중에서 과거를 묻고 지금을 논하자고 할 때, 최우선으로 꼽히는 팀은 어딜까. 이번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최강으로 평가받았던 팀은 스페인이었다. 그리고 축구의 대명사 브라질과 세계최고 리그를 보유한 잉글랜드가 그 뒤를 잇는다. 세계 넘버원의 칭호는 어느 한 팀을 지칭하기에 논란성이 짙다.

그러나. 보유한 선수들의 네임벨류를 버리고 지난 월드컵의 성적을 하나하나 열거해 최강을 찾는다면? 의외로 딱 한 팀이 두드러진다. 전차부대, 독일이다.

독일이 전통의 축구강호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이들 무림강호 사이에선 어째 저평가 받았던 것 또한 사실이다. 90년 우승 이후엔 매번 '녹슨 전차'라는 말과 함께 예전만 못하다는 말이 나돌았다. 심지어 2002 한일 월드컵 때는 16강이나 가겠냐는 모욕적 예상까지 들어야 했다. 그래서 결승진출은 '뜻밖'이란 말을 낳기도 했다. 우승 3회에 빛나는 팀 답지 않은 평이었다. 이유는 몇가지가 있는데 80년대 세계를 호령했던 분데스리가가 4위권으로 밀려난 것과 매번 지적되어 온 순혈주의의 잔재, 그리고 21세기로 넘어올 당시 세대교체 실패가 거론됐던 것들이 주효했던 원인이다.

때문에 여기서 독일의 역대 월드컵 성적표를 열거해 본다면 새삼 놀라는 축구팬들이 많을 것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15회 연속 8강 진출'을 달성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말은 다 하지 않았을까.

지난번에 라이벌 잉글랜드를 격파하고 4대1 스코어로 8강에 진출했을 때, 팬들은 지난 기록을 살펴보다 경악하고 말았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우승을 시작으로 이번 남아공 대회까지 이들은 단 한번도 8강 초대권을 놓친적이 없다. 한국의 월드컵 본선 데뷔가 다름아닌 54년 대회다. 독일은 그 때부터 지금까지 매번 본선에 진출했고 8강 릴레이 진기록을 이어간 셈이다. 기복없이 꾸준하게 강팀의 면모를 보여온 놀라온 기록이다. 그 사이에 결승 무대는 일곱번 밟았고 우승 3번과 준우승 4번을 일궜다. 4강에서 멈춘 것은 앞서 1934년의 것까지 합치면 모두 4번. 

차라리 독일이 결승토너먼트에 오르지 못한 기록을 고르는게 빠르다. 독일이 조별리그를 넘지 못하거나 본선에 모습을 못 보인 것은 월드컵 초창기인 30년과 38년, 그리고 50년인데 이 중에서 30년 대회는 기권했고 50년 대회는 참가를 거부당했다. 1,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결과다. 다시 말해 대회 출전 자체를 못한 두 번을 뺀다면 조별리그서 탈락한 1938년이 유일무이한 본선 예선탈락 기록. 그 외엔 모두 8강 이상으로 월드컵의 역사엔 언제나 독일이 있었다고 해도 절대 과언이 아니다.

82, 86, 90년 세번 연속 결승진출한 독일은 90년대 중반 들어 예전의 전차군단이 아니라는 혹평에 시달렸다. 마테우스, 클린스만을 비롯 90년 우승의 주역들이 대거 은퇴하고선 그 공백이 너무 커 보인 탓이다. 94년과 98년에도 연속 8강에 들었건만 지난날 빛이 너무 눈부신 탓에 8강조차 작게만 느껴진, 일종의 착시현상이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역대 최약의 멤버라 조롱당했던 2002년 땐 결승진출을 통해 건재함을 알렸고 홈에서 열린 2006년 대회는 3위를 차지, 여전히 월드컵의 왕자임을 증명해 보였다.

이번 대회에서도 독일은 16강에서 만난 잉글랜드를 4골로 대파한데 이어 8강에서 맞부딪친 아르헨티나에도 또다시 4골을 밀어넣어 준결승에 진출했다. 지금이라면 어떤 강팀을 만나도 전부 깨뜨려 버릴 기세다. 이로서 15회 연속 8강은 물론 3회 연속 4강 진출의 위업까지 함께 달성했다.

그리고 이러한 기록은 우승후보군의 다른 팀들과 비교해 보면 더욱 빛나보인다.


- 계속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