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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시사

죽은 노무현이 살아돌아온다... '수도권 전장의 신 노풍'

죽은 노무현이 살아돌아오는 수도권 전장 
한명숙 -유시민 야권연대 성립... 모든 것은 계획대로다?


노의 남자, '모든것은 계획대로다'(?)

 

지난해 11월. 난 처음으로 '시민 유시민'을 봤다. 서울 정동에서 열린 어느 좌담회에서다. 국민참여당이란 말조차 생소했던, 그냥 '친노신당'의 키워드가 서서히 떠오르던 그 때 이미 그는 '야권연대'를 말하고 있었다. (기사 http://kwon.newsboy.kr/1507)

    
 
    

 


그는 이 날, "야당이 한데 모이면 여당을 이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말인즉슨 "야당 중 가장 강한 민주당도 일기토로는 한나라당을 이길 수 없지만 잠재된 것까지 합친 모든 표심에서 '반한나라의 세'는 '한나라의 세'를 압도한다"는 거였다. 여기엔 각 야당으로 분산된 지지세, 즉 모든 야권의 지지표는 물론이요 한나라당을 싫어하지만 야당에도 투표하지 않는 잠재표까지 포함한 거였다. 그는 어디서 확신을 하는지 알수 없지만 이러한 반한나라의 구도를 전체의 '70퍼센트'로 정의했다.

"민주당은 자신들만으로도 제1야당에 걸맞는 성과를 낼 수 있으나 한나라당을 이기진 못한다. 민주노동당 등 진보정당 등은 노무현도 이명박과 똑같다며 함께 공격하는, 소위 '노명박'이 불렀던 반발을 비롯 군소정당에 그쳐온 그간 전략을 돌아봐야 한다. 연대가 없으면 분산으로 승산없는 싸움만 되풀이된다."

서울시장에 마음을 두는가 싶었던 그는 경기도지사 쪽을 택했다. 그리고 그는 며칠전, 김진표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야권의 경기도지사 후보가 됐다.

그를 보자니 갑자기 데스노트의 라이토가 꺼낸 명대사가 생각난다.

'모든 것은 계획대로다'

순탄했는지 여부는 본인만이 알겠으나 본선게임을 앞두고 있는 지금까지는, 정말 그의 계획대로 진행중이다.

 

노의 총리 '바람이 분다'

다음달인 12월, 그는 물론이고 또 한명을 같은 자리서 봤다. '노무현' 하면 떠올리는 또 한명의 사람, 한명숙 전 총리였다.

      



서강대학교에서 열린 '진보의 미래' 출판기념회장. (기사 http://kwon.newsboy.kr/1536)

권양숙 전 영부인과 동석한 한 전 총리는 이때만 해도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선 사양하고 있었다. 그러나 주위의 권유를 마다하던 그 때 뇌물의혹 수사가 시작됐고, 어느새인가 그녀는 민주당은 물론이요 전 야권의 한중앙을 관통하는 '지켜야할 키워드'가 되어버렸다. 어쩜 이 때 운명이 정해진 것인지도 모른다.

선거를 불과 두달 남긴 지난 4월. 무죄판결이 나왔다. 민주당 진영에선 "바람이 분다"며 그녀의 대세론이 나왔다. 결국 5월6일 경선에서 이계안 예비후보를 누르고 민주당의 서울시장 공식후보가 된 그녀. 역시 수락인사말에서 "민주당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야권연대의 필요성을 표현했다.

결국 14일엔 그 바람이 이뤄졌다. 국회에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 야권 4당은 서울시장 단일후보로 한명숙 후보를 결정지었다.

 

서거 1주년에 드리워진 노무현의 그림자, 선거는 불과 20여일

유시민 후보의 단일후보 확정이 13일, 그리고 한명숙 후보의 단일후보 확정이 14일이었다. 하루 차를 두고 6.2 지방선거의 최대 관심사라 할 수 있는 서울과 경기도에 나란히 두 후보가 야권단일 후보로 오르면서 다시 '그'의 존재감을 느낀다.

정말 그랬다. 현재 각자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으로 서로 다른 당에다 적을 두고 있지만 모두가 노무현 칠드런의 핵심이란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실제로 두 사람 모두 지금까지 행보에서 착실히 노무현 전대통령의 그림자를 내비춰 왔다.

먼저 유시민 후보. 지난 11월 야권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하던 그는 잠깐 장관재직시절 노 전대통령과의 각별했던 이야기를 꺼내보였다. 그가 각별한 노의 사람임을 내보인 반증이다.

 




 

한명숙 후보는 김대중 전대통령 서거 당시에도 빈소에 권양숙 전 영부인을 부축하며 함께 등장했었다. 그리고, '진보의 미래' 출판기념회에서도 마찬가지로 함께 손을 맞잡은채 등장했고 또 동석했다.

 






유시민 후보는 야권연대를 언급했던 그날, 성사될 시 각 야당의 표 결집은 물론 투표에 회의적이었던 반여권 정서도 움직이게 될 것을 자신했다. 전자는 연대 성립으로 현실에 바짝 다가갔다. 후자까지 들어맞을지 여부는 투표함을 열어봐야만 안다.

확실한 것은 노무현의 그림자가 서울과 경기에 드리워졌다는 거다. 서거 1주년 열흘 전에 동시 단일화가 이뤄졌고 또 1주기의 열흘 후가 선거다. 죽은 대통령이 선거로 살아돌아오는, 실로 한국 정치사에 있어 보기드문 스토리라인이 아닌가. 수도권에 노풍이 불기 시작했다.

정권심판론 기치 아래 단일화한 야권, 그리고 신(新) 노풍. 과연 죽은 노무현은 이길 것인가.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