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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다룬 PD수첩, 반응 폭발

광우병 다룬 PD수첩, 반응 폭발
게시판 폭주, 전국시청률은 8.2%...외압설 제기되기도

"훗날,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일이기를 바랍니다."

송일준 PD의 방송 마무리 멘트는 무거웠다. 친일파를 거론하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결정한 정부 고관들에 역사적 책임을 물은 것. 그렇게 1시간여의 방송은 끝이 났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이에 따르는 광우병 문제를 다룬 29일 밤 방영분. "국민은 자세한 내용을 모르고 있고 정부측은 자세한 이야기를 밝히지 않고 있다"란 전제로 시작된 보도는 충격적인 내용을 하나 둘 공개하며 시청자들을 공포 속에 몰아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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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수역사무국의 결정은 과학보단 정치에 기반을 뒀다"(마이클 핸슨 미 소비자연맹 수석연구원), "빠지면 졸속 행정이라 할 수 밖에 없는 가축방역협의회가 없었다"(박홍수 전 농림부 장관, 남호경 전국한우협회 회장), "미국인들은 어느때보다 쇠고기에 불안해하고 있다"(PD수첩 김보슬 프로듀서), "협상의 구체적 내용을 대통령은 알고 있었을까"(송기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FTA 위원장) 등 하나같이 광우병에 대한 걱정과 염려를 증폭시키는 말과 내용. 급기야 인터뷰에 응한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이런저런 말이 없다 총선 직후 급히 성사된 협상 타결에 대해 "선거에 밝혔다간 표 떨어질까봐 숨긴 것"이라며 시간차 책략임을 주장하고 나섰다. 뿐만 아니라 129번째 프리온 유전자형 셋 중 광우병 희생자 모두 공통점을 나타낸 것을 한국인의 94퍼센트가 지니고 있음을 공개(미국인은 50퍼센트), 그간 네티즌 사이에서 줄곧 지적되던 광우병에 취약한 한국인의 특성을 시청자들에 확인시켰다. 

방영 개시 시각인 밤 11시 5분, PD수첩 홈페이지(http://www.imbc.com/broad/tv/culture/pd/)에선 "청와대 압력에 힘들텐데 너무 감사하다"란 김진호 님의 감사글을 기점으로 방영종료 직후인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간까지 1천여건에 가까운 게시글이 등록됐다. 1시간 남짓한 시간에 네자리수에 육박하는 반응이 쏟아진 것. 시청자들의 반응은 크게 둘로 나뉘었다. 먼저 "당신들에 큰 박수를 보낸다"란 취재진에 대한 감사, 그리고 "당신들이 그러고도 우리 나랏님이냐"란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고관들에 대한 원망이었다.

방영이 끝난 후에도 게시판은 폭주했다. 자정을 넘겨 30일 날짜로 등록된 게시글 분량은 30일 오전 9시 30분 현재까지 340페이지에 달한다. 페이지당 15개의 글이 오르니 약 5000여개의 글이 쏟아져내린 것. "온국민이 이 방송을 봐야 한다"(최복선 님), "대체 무슨 짓을 한거냐, 좀비 나라가 되는 거냐"(김정아 님), "역사에 부끄러운 일을 저지른다는 말은 촌철살인"(이유미 님), "피디수첩 화이팅"(이미라 님) 등 공감하는 의견들이 올랐다.

한편 시청률분석기관 AGB닐슨은 이날 PD수첩의 전국 시청률을 8.2%로 집계했다. 전체순위는 18위. 수도권지역에선 8.7%로 16위에 올랐다. 두자리수 시청률을 예상하던 이들에겐 다소 저조할 수 있으나 심야 방송인 점을 생각한다면 적지 않은 수치다.  

물론 아쉬움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일부 블로거 사이에선 이날 방영분에 대해 "새로운게 없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미 인터넷 상에서 많이 알려진 내용이 주를 이뤘다는 것. 보다 전문적이고 새로운 정보를 기대했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한편에선 "적절했다"는 반론이 일기도. 한 네티즌은 "시청자가 전부 블로거인 줄 아는가"라 반문했다. 정보력에서 앞서는 인터넷 이용자만을 위한 방송이 아니란 것. 또한 내용의 질을 떠나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사안을 취재 및 방영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함께 터졌다.

한편 방영 다음날인 30일, 시청자와 네티즌 사이에선 새로운 의혹 하나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제공되는 무료보기 서비스가 오후까지 이뤄지지 않았던 것. MBC측은 오전 공지를 통해 "초상 및 저작권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라 밝혔으나 의구심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에 블로거뉴스 '줌'은 "초보도 아닌데 의아하다"란 주관을(http://detailbox.tistory.com/132) 드러내기도. 홈페이지 시청자게시판에서도 김은혜 님 등이 "청와대 압력이 있었던 것 아니냐"라며 외압 여부를 물었다.

PD수첩 측에 이같은 반응을 물었다. 그러나 담당자는 "그런 건(청와대 외압설) 전혀 없었다"며 "방영분에 따른 저작권 문제 때문"이라고 공지 내용과 같은 답변을 내놨다. 한편 다시보기 서비스는 오후들어 정상적으로 실시, 일단 내용에 있어 별다른 첨삭은 없는 것으로 보여진다.

시청자들의 대체적인 호평 속에 "후속편을 만들어달라"는 요구도 함께 일고 있다. 이와 관련 제작진은 한 언론사 보도를 통해 "회의를 해 봐야 한다"며 검토할 뜻을 밝혔다.

<뉴스보이> 권근택
오늘 인터넷에는 어떤 일이? <뉴스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