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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시사

'이명박씨의 한강 르네상스? 모든 것을 부정해 주마'

'이명박씨의 한강 르네상스? 모든 것을 부정해 주마'
최병성 목사 등 '한강 심포지움'서 4대강, 한강 사업 철저 해부


"이명박씨한테 들려주고 싶어요. 손담비의 '미쳤어'."

"언론에서 한강 살아나고 있다고 해서 보면, 내 보기엔 그거 다, 죽었다는 거거든요?"

30일, 서울 시청 별관. '서울 한강의 생태적 복원' 심포지움에 검객들이 모였다. 검객이라지만 칼춤은 추지 않는다. 대신 칼바람같은 논설로 촌철살인을 선보인다.

대한하천학회와 서울환경운동연합이 연 심포지움은 4대강 중에서도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는 서울 한강의 사업. 일명 '한강 르네상스'의 주장들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다 부정하는 일종의 반박 토론이다.

먼저 그 중 한 논객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소장은, "제발 내가 틀렸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을 내비친다. 그는 "한강의 실태에 관한 조사 발표 같은 것이 뜰 때마다 언론들은 한결같이 한강이 살아나고 있다고 말하는데 그것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내 보기엔 모두가 다 한강이 죽어가고 있다는 내용이다"라며 "차라리 내가 틀렸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한강이 살아나고 있다는 단면을 은어가 돌아오는 한강"으로 정의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말 깨끗한 물에서만 살 수 있는 물고기가 바로 은어라는 것. 아울러 물이 살면 모래가 살아난 거고, 모래가 살아나면 조개가 살고, 조개가 살면 물고기들도 살고 또 새들이 살아나고 그것이 곧 물이 살아나는 증거라는 게 그의 요지. 간략하고 명확하게 꺼내보인 단문의 정의다.


 
또다른 토론자는 과거 박정희, 전두환 정권 때의 비환경적 개발을 말하며 지금의 것도 별 다를 바 없음을 주장한다. 홍성태 상지대학교 교수는 "박정희 정권 때의 한강 사업은 강에 무자비했던, 비환경적 개발사업이었고 전두환 정권 때의 것은 겉으론 강을 배려해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는 동시에 현재의 것 역시도 개발 중심적인 것임에 진배없음을 지적했다.



그는 '이명박씨'라고 부를 뿐, 대통령 직함은 발표 어디에도 붙여주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이명박씨'일 뿐이었다


그러나 가장 독보적인 검사는 환경 파수꾼이자 파워블로거 최병성 목사였다. 쓰레기 시멘트에 이어 4대강 사업의 강 파괴 문제를 낱낱이 고발하고 있는 그는 이 날 마지막 주자로 나섰다. 이미 두툼한 책 한권까지 낸 그다.(자세한 내용은 에필로그에서)

발로 뛰며 현재 한강의 모습을 취재했고 또 과거 한강의 모습을 알아봤다는 최병성 목사의 증언을 듣는다.




최병성 목사는 '이명박씨의 한강 사업과 주장'에 관해 낱낱이 반박하고 부정했다.

"4대강 공사현장 보면 물이 많아 행복한 세상 만든다고 하는데 물이 많아 행복합니까? 아니죠 물이 많아 불행하죠."

최병성 목사는 "백조들이 날아드는 한강을 말하며 지금 한강에 백조가 날아오지 않는다고 하는데, 팔당대교 쪽 모래톱에만 해도 백조가 들어온다"며 "여의도, 잠실 쪽으로 날아드는데 10분이면 날아온다"며 '철새 없는 한강'을 말하는 현 정부의 주장을 일축한다.

그는 청계천에 사람들이 발을 담그는 것에 대해서도 결국은 한강이 죽었기 때문 아니냐고 말한다. 그가 보여주는 과거의 신문 스크랩엔 한가을 찾은 시민들이 자유로이 강에 들어 강수욕을 즐기는 모습이 나왔다. 진정 한강이 되찾아야 할 모습은 그 때의 모습임을 주장한다. "고니(백조)가 날아드는 것은 모래톱과 습지가 있어서이지 물이 더 많이 흐른다고 그런 것이 아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최병성 목사는 자연물로 위장하고 있는 새의 그림을 보여줬다. 저 새들은 위장하고 있다는 생각에 손바닥에 올려 놔도 날아가지 않는다며 "저런 새들이 있는 곳이야 말로 진정 살아있는 강"이라고 정의한다.


최병성 목사는 "지금의 한강 모습"이라며 한 장의 사진을 보여준다. 강가의 깨어져 있는 시멘트 바닥.

"이명박씨가 한강에 나가 봤는지 모르겠어요. 그럼 이게 아름다운 한강 모습이냐고 이명박씨한테 물어보고 싶습니다. 다음."

"콘크리트 처바르기 위해서 그나마 있던 잔디밭도 없어졌습니다."

그의 발표는 적나라했다. 그리고, 막판엔 "이명박씨한테 손담비의 '미쳤어'를 들려주고 싶다"고 말해 실소를 자아냈다.



그가 마지막 보여 준 사진은, '최병성 목사가 제시하는 아름다운 한강'이다. 한강의 본 모습은 토사가 쌓이고 사람들이 자유로이 발을 담그는 과거의 모습이 되어야 한다는 거였다.

이 날 발표자들은 한결같이 입을 모았다. "강이 죽었다고 4대강을 하는데, 강은 멀쩡히 살아있다"라고. 강을 개발했다가 다시 복원하는 해외의 사례를 들며 같은 일을 반복치 말길 기원했다. 현정권의 한강르네상스, 나아가 4대강을 모두 다 부정하는 토론장이었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