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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라이프

여수에서 이순신 장군의 그림자를 쫓다 (2)

여수에서 이순신 장군의 그림자를 쫓다 (2)
 2012 여수 엑스포 파워블로거 팸투어 - 2





27일 오전. 토요일 아침의 정적을 깨고 블로거들이 진남관을 찾는다. 이순신 장군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가장 중요한 유적 코스. 본체도 200평이 넘는 거대 규모지만, 충무공의 기지였던 장소라는 사실이 이 곳을 더욱 크게 느끼도록 만든다.




진남관 본관을 들어서기에 앞서 아래층에 마련된 전시실부터 찾았다. 전라좌수영 본진의 스케일을 한 눈에 보여주는 미니어처가 눈길을 끌었다. 저 중 가장 큰 저 건물이 바로 지금 이 곳, 진남관이다. 거대한 해군기지에서 다른 부분은 모두 사라지고 오직 진남관만 남았다. 전라좌수영의 최대이자, 유일하게 남겨진 유적이다.




석인상. 그러고보니 앞서 유적지에서 봤다. 굴강 앞에 세워진 돌상. 처음엔 웬 하루방이 있나 했다. 멀리서 본 적군이 이것을 우리 수군으로 착각케 하도록 만드는 전술형 석상이라고.

...속여넘기기엔 너무 머리가 크지 않아?





진남관도 국보지만, 여기엔 또다른 국보가 있다. 난중일기. 가히 세계의 명 일기장이라 내세울, 이미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안네의 일기에도 절대 떨어짐이 없는 전장의 일기록이라 주장하고픈 저 일기. 국보 76호다.

누군가 완벽에 가까운 한글 해설로 편찬해 현대의 대중적 감성에 맞는 단행본으로 내어주면 좋겠다. 그의 당시 상황 설명을 군데군데 끼워서 말이다. 틀림없이 훌륭한 베스트셀러가 될 거라 믿는다. 




윤태영 관광해설사가 이순신 장군의 해전기를 브리핑한다. 21전 21승. 13척으로 10배가 넘는 적을 물리친 기적, 일거에 300척이 넘는 대부대를 섬멸시킨 대첩, 별다른 격전 없이 그냥 내몰아 버린 전투까지. 그의 전투는 한결처럼 극적이고 엄청난 기록들이다. 권투선수로 치자면 KO거나, 기권승이거나 둘 중 하나인 절대무적의 전승기록. 세계해전에 길이 남는다는 것도 과언이 아니었다.





거북선 안은 어떤 모습인가. 미니어처를 보니 순간 예상 외의 모습들이 나온다. 위엔 포병과 노젓는 사공이 한데 어울려 있고, 아래층엔 밥짓는 취사실, 수면 내지 장기로 휴식을 취하는 휴식방 등이 있었다.

한편으로는 눈물이 난다. 절대무적의 거북선이 주군을 잃고, 칠천랑 해전에서 수장당하고 말 때 그 안의 수군들은 결국 바깥과는 철저히 봉해져 있던 그 철갑 안에서, 그렇게 푸른 하늘 한번 못보고 물에 잠기었을까.  




어디서 꽃향기가 달다고 했다. 매화꽃. 멀리서 보곤 왠 벚꽃인가 했으나, 매화란다. 그러고보니 이 진남관은 본디 수많은 매화나무에서 그보다 많은 매화꽃이 만발하는 수려한 장관을 이루었다고. 해설사는 매화꽃이 많다고 매영성이라 불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기둥, 마루, 용. 거대한 스케일이 옛 목조건물의 미덕을 살린다. 이 안에서 성웅의 그림자를 찾아 봤다. 마치 기둥의 그림자가 사람의 그림자처럼 보이는 것이었다.




진남관에서 내려다본 여수 앞바다. 충무공은 이 자리에서 무엇을 했을까. 칼을 들어 앞에 내밀고 왜적을 토벌하는 그림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을까. 아니면 매화향 섞인 바닷바람을 느끼며 싯구를 읊었을까.

아래에선 여수 해변공원 준공식으로 시끌벅적하다. 이순신 광장이 한가운데 조성되는 등, 성웅을 기리는 장소가 또 하나 늘어나는 순간. 우린 그렇게 그 축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장군의 거대한 그림자, 그 자체인 진남관에 작별을 고하며. - 계속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