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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라이프

여수에서 이순신 장군의 그림자를 쫓다 (1)

여수에서 이순신 장군의 그림자를 쫓다 (1)
여수 2012 엑스포 팸투어 1



26일, 블로거들이 집합했다. 서울에서, 그리고 부산 경남에서. 또 여수에서. 그렇게 30명이 넘는 블로거들이 떠나는 곳은 전남 여수. '2012 여수 엑스포 파워블로거 팸투어'가 시작되는 날.
2012년 세계박람회가 열리는 이 도시에서 그것이 준비되는 모습, 그리고 이와 연동될 여수의 관광자원을 찾아 보는 것이 이 투어의 골자다.

사흘간 여러 곳을 돌았다. 그리고 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것은 이순신 장군의 유적을 찾는 일정. 그리고 내게 있어서도 취재의 핵심이 된 부분이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최강 해군진지였던 전라좌수영, 그 본진이 이 도시에 있다. 성웅이 왜적을 수장시킬 때 그가 머물렀던 이 도시. 나는 사흘간의 일정 내내 그의 그림자를 쫓았다.

  

26일 밤. 숙소로 들어서기 직전 예정에 없던 15분이 주어졌다. 돌산대교와 장군도를 비롯해 여수의 야경을 한 눈에 돌아볼 수 있는 돌산공원에 잠시 머무르는 일행. 일정에 없던 야경 촬영이 시작된다. (http://kwon.newsboy.kr/1635)

대개의 시선은 돌산대교에 꽂혔다. 물 위에 세워진 다리는 야경에 있어 언제나 환영받는 법이다. 그런데 시선을 그리로 옮기기 직전, 나는 커다란 고 건축물 하나를 발견했다.

상당히 큰 건물이라 내 흥미를 끌었다. 카메라 줌을 확대시킨다. 내 카메라는 광각 15배, 디지털 81배의 초망원 하이엔드다. 이럴 때는 대단히 유용한 물건.

"저 건물이 뭐냐"고 여수 토박이 블로거인 임현철 님께 물었다.

"대개는 돌산대교 보느라 놓치는데 잘도 찾았다"는 그. 저 곳이 내일 찾아가게 될 '진남관'이라고 밝힌다.

"전라좌수영 본진이죠."

이순신 장군이 거처한 해군기지가 저 곳이었다. 숙소에 돌아와 인터넷으로 몇 가지 정보를 찾아봤다. 국보 304호, 지방 관아로서는 현존하는 최대 규모인 전라좌수영 객사. 아마도, 이번 답사기의 핵심이 될 것 같다.



27일. 본격적인 이순신 장군의 유적 답사기가 시작됐다. 아침 첫 코스는 선소유적. 난중일기로 거북선 제작과 관련 있을 거라 추정되는 장소. 아울러 정박 시설이기도 하며 무기 제작과 수리까지 겸했던 장소다.



굴강. 정말 거북선이 이 곳에서 나고 또 들어왔을까. 그 크기를 명확히 알 수 없는 거북선이 적어도 이 안에는 들 수 있는 너비인가.


  
내 카메라는 역시 한옥을 반기나 보다. 과거 아산의 이순신장군 고택을 찾았을 때도(벌써 1년전이다)(http://kwon.newsboy.kr/1162), 노무현 전대통령 생가의 초가를 찾았을 때(http://kwon.newsboy.kr/1590)도 사진이 디테일하게 잘 나왔다.
무기를 정비하던 풀뭇간. 초가 단칸의 대장간에서 뚝딱거리며 창과 칼을 수리하고 배에 선적하던 그 장소. 그러나 살벌한 군사시설로는 보이질 않는다. 내 눈엔 그저 정취있고 아늑한 장소였다.





몇 발걸음 더 들어가니 이번엔 꽤 큰 규모의 기와집이 나온다. 세검정. 앞서 돌아본 풀뭇간에 비해 이 곳은 정말로 금속의 느낌이 든다. 수군의 무기를 다듬었던 이 장소는 기묘하게도 이순신 장군의 고택과 꼭 닮은 모습이었다.




흰색과 검은색에 가까운 갈색의 조화. 그리고 쭉쭉 뻗은 직선의 미학. 충남에도 전남에도, 이순신 장군의 유적에는 곧은 선이 공통적으로 잠들어 있다.







기와채를 돌아본 뒤 다음 코스로 향하는 우리. 이제, 어제 멀리서 봤던 진남관으로 향한다. 떠나려니 뜻밖의 주민이 인사를 건넨다.

 


낯선 이들이 수십명인데도 이 개는 단 한번 짖질 않았다. 가끔은 예정에 없던 그 무엇인가가 여행자를 반기고 기억에 남는다. 그게 여행인가 보다.  - 계속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