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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혜영 의원이 박중훈 쇼에서 갑갑했던 이유?

[에필로그] 원혜영 의원이 박중훈 쇼에서 갑갑했던 이유?


원혜영 의원은 이 날 참석한 이들에게 책 한권씩을 선물했다. 2004년 나온 이 책은 10인의 문화지식인으로 명명된 인사들이 함께 엮어낸 일종의 회고록. 김명곤 국립극장장,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 등과 더불어 여기엔 원혜영 의원 본인도 포함되어 있다.



손수 사인도 해 준다. 인증 샷 나간다.




그는 상당한 안목을 가졌다. "몽구? 구 자들어가는 이름은 개 이름인데..."라고 할때 적잖이 놀란다. (몽구는 그가 키우는 개 이름이다.) 도아 님 것도 정답에 근접하게 뜻을 풀이했다.




나는 자리를 옮긴 뒤 처음이자 마지막 질문을 꺼냈다. 그건 작년 KBS 박중훈 쇼에 출연했을 때였다. 지금은 폐지된 그 토크쇼에서 작년 이맘때 쯤, 여야 3당 원내대표가 그 자리에 게스트로 초청됐었다. 국회파행을 두고 한나라당에선 홍준표, 선진과창조의모임에선 권선택, 민주당에서 그가 나섰는데, 방영 후 네티즌 반응은 "홍준표 쇼였다", "원혜영은 꿔다놓은 보릿자루같았다"로 일괄요약됐다. 홍준표 의원은 "그게 사람이야 굴비지"하며 할 말 다 하고, 반면 원혜영 의원은 "사람한테 입이 하나 있고 귀가 두개 있는 이유가 있는데..."하고 말하다 홍준표 의원이 말을 잘라먹어도 그냥 가만히 있었다. 때문에 반한나라 정서가 강한 다음 아고라 등에선 그에게 갑갑하다는 불평을 쏟아냈었다.

이 날 만나보니 그는 그 때 본것과 달리 아주 말을 잘하는 사람이었다. 왜 그 땐 계속 브레이크를 잡고 있었던 걸까.

그 이야기를 하니 '굴비' 부분에서 서로가 허허 웃는다. "그 때는 어째서 지금처럼 말하지 않고 소극적으로 일관했느냐, 끝난 후 아쉽지 않았느냐"고 궁금했던 질문을 꺼냈다. 그러자 그의 대답은 이랬다.

"제가 전투적이지가 못해서요."

그 한마디가 답의 전부였다. 공세를 펴고 갑론을박하는 그런 자리에선 영 안 맞는 모양이다. 반면 '즐거운 자리'를 연호하는 이처럼 편안한 자리가 딱인 것 같다. 그리고, 여기에 그는 한마디를 더 보탰다. 그건 당시 점거농성을 벌이던 민주당에 대한 자신의 자평이었다.

"민주당이 그때 참 잘 싸웠어요. 그만하면. 그리고 그 땐 그렇게 싸울 수 밖에 없었고. 그걸(MB악법) 막으려면 그렇게 해야 했고요."

전철 막차 시간을 의식하기 시작할 때 쯤 우린 일어섰다. 계속해서 이같은 모임을 갖고 싶어한다는 원 의원. 언젠가 다시 만났을 땐, 트위터 팔로우하는 법에 익숙해져 있겠지. 하지만 우선은 셀카부터.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