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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시사

'에반젤...리스트 조민기'? 그게 뭐지?

'에반젤...리스트 조민기'? 그게 뭐지?
올림푸스 E-PL1이 내보인 연예인 에반젤리스트


에반젤...리스트?

난 처음에 그거 에반게리온 리스트인가 했다.

에반...젤리스트?

혹시 젤리... 먹는거야?

그래, 맘껏 비웃어라. 기자놈이 무식하다고 말이다.

정답을 소개합니다. 에반젤리스트는 아래의 두 사람입니다.



뭐야 이거. 탤런트 조민기 씨잖아. 옆에 있는 사람은... 사진작가 겸 광고모델인 구송이 씨라네.
...난 처음 들었지만.

뜬금없이 웬 연예인들을 소개하냐고 묻는다면 당신을 환영합니다. 단, 덩달아 무식하다고 욕했다면 일단 당신도 머리채 한번 틀어잡혀 보는 겁니다.

...기사체를 너무 파괴했지 말입니다?

간단히 상황을 말한다. 이 곳은 1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의 올림푸스 E-PL1 시연장이다. 그리고, 이날 에반젤리스트라 소개된 두 사람이 나섰다.

실은 초청장을 받았을 때부터 호기심이 동했다. "특별한 연예인이 직접 등장한다"는 말에 단순한 축하행사는 아닌 듯 하고, 뭔가 연예인 마케팅이긴 한데 묘하게 포장한(?) 행사가 있겠구나 했던 것.

아니나다를까, 이들은 '에반젤리스트'라고 하는, 꽤 생소한(내겐) 이름을 들고 나섰다. 대충 상황을 보아하니, 일반적인 사진작가(물론 구송이 씨는 엄연히 '스물여섯의 사진작가'라 본인을 소개했다)나 전문가 대신 이들이 리뷰어로 초청된 모양. 에반젤리스트의 뜻은 우선 제쳐두더라도 일단은 신제품을 미리 사용한 유저임이 확실하렸다.

실은 대충 이런 것일 거라 예상했다. 그래도 설마했다. 헌데 정말로 전문기자들 앞에 이들을 리뷰 전문가로 내세울 줄이야. 이 쯤해서, 그들의 이야기를 동영상으로 확인해 보자. 그들이 말하는 이 제품의 품평, 그리고 나아가 에반젤리스트라는 게 어떤 역할인지 가늠할 수 있는 영상자료다.




어떤가. 역시.

에반젤리스트의 뜻은 뭐지? 한번 알아봤다.

허억. 인터넷 사전에 없어?!
으음...

이를 어째. 지난 뉴스를 찾아봤지만 딱히 연예인을 에반젤리스트로 초청한 IT 제품 런칭쇼 같은 건 흔치 않은 듯 찾기가 어렵다. 뭔가 상당히, 우리나라에선 아직 드문 케이스인 것 같다.

뒤적뒤적하다가, 블로거 만보 님의 포스팅 하나를 찾아봤다.(http://mckdh.net/378)

'전도사'라는 말로 번역이 되는 모양인데, 그렇다고 종교의 그것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고, 이처럼 고객에게 업체의 입장이 되어 지금 판매하려는 제품 내지 서비스의 가치를 알리는 사람 정도로 해석되겠다. 다시말해, 굳이 연예인이라던지 공인일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번 행사는 보기 드문 '연예인을 에반젤리스트로 초청한 런칭 행사'라는 점에 의의를 두는 게 좋겠다.

사진작가를 업으로 삼는다는 구송이 씨는 그렇다손 쳐도, 우리에게 '나쁜 가이'를 어필하는 멋진 남자 조민기 씨. 사진작가로서도 일가견이 있다지만 그래도 이미지가 본업은 배우인데 말야. 과연 이게 기자들에게 먹힐까?


겉으로 보이는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다만, 이 포토타임이 효과적인 '에반젤리스트'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인지, 그저 연예인 초청 홍보 시간으로 주목을 끈 것인지는 쉽게 답이 서질 않는다.

이것이 앞으로 올림푸스를 넘어 또 카메라 업계를 넘어, 전방위적인 기업 홍보 전략으로 보다 확산되어갈 내일을 생각해 본다. 아니, 사실은 이미 상당수 진행중인지 모르겠다. 소니 알파의 전속모델인 소지섭 씨는 '에반젤리스트'란 호칭을 꺼내진 않았다 해도 사진 잘 찍는 수준급의 실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광고모델로서의 신뢰성을 높이고 있잖은가. 이미 훌륭한 소니 전도사다.

그렇지. 그것을 증명하는 사례가 멀리갈 거 없지 바로 여기 있지. 바로 나지. (http://kwon.newsboy.kr/1041)
지금 내가 갖고 있는 것은 미니알파라고 불리는 하이엔드군. 돈 없어 지름신 강림하신 알파는 차마 손 대지 못하고 꼭 닮은 이 녀석을 선택했지. 물론 지금이야 팔방미인을 선택했음에 후회는 없다.

언젠가 에반젤리스트라는 직업이 보다 친근해지고, 또 전문적인 에반젤리스트와(만보 님 사례를 보듯 아마도 프리랜서가 많아질 듯 하다) 이미지가 확립된 공인 에반젤리스트가 부대끼는 것이 아주 친숙한 모습이 됐을 때 이 글을 다시 뒤적여 보면 무지 촌스러워보이겠지. 부디 그 땐 이 영역이 '영입만 하면 다 좋다고 그래'라고 넘기는 수준, 즉 '광고모델의 입체형' 정도로 그칠 것이 아니라, 진정 고객에 있어 믿음을 담보할 수 있는 그 무엇으로 다가와 있길 바란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