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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시사

택시 탔더니 기사 왈 "이정희 의원이 정답 내놔"

택시 탔더니 기사 왈 "이정희 의원이 정답 내놔"
'사납금, 보조금 제도 제다 엉터리'



가끔가다 부득이하게 택시를 탈 때가 있다. 그런데 택시를 일단 타면 좋은것이, 들을거리가 많다는 거. 뭐랄까, 매우 쏠쏠한 정보통이 되어준달까. 택시 이용에 딸려오는 덤이라면 꽤 괜찮은 덤이다.

며칠 전, 새벽에 택시를 탔을 때였다. 2만원이 넘는 장거리(그래봤자 30분 정도였지만) 시간 동안 택시기사는 꽤 오래도록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너무 빨라 미처 다 담지 못할 정도다.

기자질을 한다고 했더니 시사판 이야기로 흘러간다. 그리고 어릴 적 택시기사를 하고 싶었다고 말하니 택시 이야기로 다시 챕터가 축소됐다. 재밌는 건 그가 택시운전자 간엔 금기시라도 됐을 법한, 그래서인지 지금까지는 누구도 말해주지 않던 것들을 죄다 꺼내보이더라는 거다.

 

택시부가세 감면, 빛 좋은 개살구?

그리고 이 와중에 이야기 나온 것이, '이정희가 정답이다'였다. 무슨 말이었을까.

"얼마전에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이 택시 관련해 문제제기 한 거요. 그게 정답이거던."

아마도 이거 이야기 하나 보다. 이정희 의원이 미디어다음 아고라 네티즌과의 대화에 전송했던 관련글 중 하나를 소개한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01&articleId=2498429)

간략히 말하면 '택시회사에서 기사들에게 정당한 댓가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라는 국회의원의 문제제기가 기사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적절하게 또 정확히 짚고 있다는 이야기.

그의 주장은 "그녀가 말한대로, 보조금은 기사들에게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주먹구구식 계산으로만 일관하다 회사 배만 불려주는 실정"으로 요약된다. 그 기사가 '보조금'이라 부를 때 어떤 보조금이라 했는지는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지만, '인상된 택시부가가치세의 경감분'을 말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선 간단히 이렇게 정의했다. "택시기사들의 형편이 어려워 나라에서 보조금 명목으로 얼마씩을 지급해주기로 했는데, 문제는 이것이 회사의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것.

"아예 안 주는 게 아니고, 주긴 주는데 이게 제대로 된 계산이냐, 이게 이 의원 주장이거든요? 내 말이 그거예요. 예를 들어서, 제대로 지급되려면 10만원정도를 우리한테 지급해야 한다고 했을 때, 회사는 3만원 정도만 딱 준다고 합시다. 그럼 이게 말이 되느냐. 헌데 회사는 그래도 우린 너네한테 돈을 쥐어주긴 쥐어줬지 않느냐 이거거든요."

"생색만 낸다?"

"그렇죠."

이정희 의원이 공개한 글 본문 중 - 현재 월급 96만원인 때는 부가가치세 10만원 포함이라 함...(중략)  올해 부가가치세 90% 경감분을 회사 노동자 숫자로 나누면 월 10만원을 주면 된다는 것이 사용자의 주장이나, 어떤 근거로 계산한 것인지 알 수 없다는 것임.

 

요금 올라도 사납금 올라 정작 기사들은 부담만 더 커져

서울시 택시요금은 지난해 1900원에서 2400원으로 인상됐다. 500원 인상은 시민들 체감액이 실로 커 정작 단거리 고객은 더 줄어들어버렸다는 택시기사 한숨을 지난번에도 확인한 바 있다. (http://www.newsboy.kr/news/articleView.html?idxno=6044)

이번엔 사납금 인상으로 형편이 더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람들은 우리더러 요금 올라 좋지 않냐지만 정작 회사가 사납금을 올리는 바람에 더 많이 뛰어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고.

"단거리 고객은 더 줄었죠, 사납금은 더 많이 내야 하지요. 전보다 더 뛰어야 돼요. 사납금 못 맞추는 사람들도 많아요. 우리만 죽어난다니까."

이정희 의원의 공개 글 중에도 부가가치세인상분에 대한 부당을 말하는 어느 기사와의 인터뷰 속에 이런 내용이 있다.

"회사 사납금이 같이 올라 실질적으로 인상분 적다"

 

사납금 제도는 원래 법적으로 존재하는 제도가 아니다?

그런데, 사납금 제도가 본래는 법적으로 규정되지 않은 제도라는 말이 또 놀랄 만했다. 당연히 여겼던 사납금이 실은 그게 아니었다는 거다.

"하루에 6만원... 뭐 이렇게 나가는거 있죠? 사납금. 그거 본래 법적으로는 존재 안하는 거예요. 사람들이 잘 모르는데요, 사납금 제도란 건 본래 있던 게 아녜요. 그냥 회사에서 내규로 정한 거지요."

다시 말해 어느 시점에 모든 택시회사가 다 같이 동일한 분량으로 이를 인상하고 말고 한다던지 하는게 당연시 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는 것.

그는 차라리 택시에 대한 모든 구조가 전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사에 좌지우지 되지 않으며 택시를 모는 자격 및 일한 만큼의 댓가가 합당히 주어져야 한다는 것.

"회사택시로 몇 년 몰면 개인택시 자격 주고 그러잖아요? 지금 보면 기사 입장에서 봤을 때 회사라는게 왜 있는지를 모르겠어요. 차라리 개인에게 자격을 주고 지가 열심히 한 만큼 알아서 벌어라고 하는게 맞죠."     

그는 급기야 '택시회사가 다 없어져야 돼'라고까지 자조하듯 말했다.

택시비가 인상되고, 이중할증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승객들의 불만이 커져가는 지금. 그러나 택시기사는 기사들 대로 할 말이 많았고, 나에게 꺼내 보인 것들은 그것이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하나의 사례였다. 국회의원이 이를 짚었다는 것에 대해선 '빙고'라고 밝히고, 또 회사에 대한 불만과 섭섭함을 고객에게 서슴없이 내보이는 거였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