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보이 기사(newsboy.kr)/연예

[리뷰] 원피스 스트롱월드, 소년 애니메이션의 신 왕도

[리뷰] 원피스 스트롱월드, 소년 애니메이션의 왕도에 충실한 걸작 





원피스 월드의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작품이란 슬로건이 무색치 않은 작품이었다.

감히 2월 11일, 본 개봉을 기대해도 좋다고 전한다.


[리뷰] 원피스 스트롱월드, 소년 애니메이션의 왕도에 충실한 걸작

원피스 팬들을 사로잡을 역대최대의 전투 스토리, 개막

밀짚모자 해적단에 최강의 적이 엄습한다. 현존하는 골드 디 로저 시대의 해적, 전설로 불리는 금사자 시키. 샹크스 같은 해적이면 좋겠건만, 안타깝게도 흉포한 악당이다. 약육강식의 하늘섬 스트롱월드의 지배자로 마을 주민들을 착취하고 동물들을 잔혹한 실험대상으로 삼는다. 이 같은 악당과 떡 하니 마주친 루피 일행, 그냥 모른체 지날리도 없지만 나미가 납치 당함에 따라 남의 일이 아닌 상황까지 와 버렸다. 설상가상으로 루피 일행의 초기 멤버들이 나고 자란 고향 이스트 블루를 파멸시킬 계획까지 갖고 있다. 

"내 동료에게 무슨 짓을 한거야!"

분노에 찬 루피 일행과 금사자 시키 일행의 한판 대결. 전황은 절망적이다. 시키의 세력은 5000명. 밀짚모자 해적단이 아무리 일당백이라지만 불과 아홉, 게다가 나미는 상대 손에 넘어가 여덟이서 이들과 맞서야 한다. 그러나 답은 너무도 명확하다. 원피스에서 루피 일행의 모험이 갖는 최대의 강점이기도 한 스토리의 직통 라인. 

이제 원피스의 팬들은 극장판 시리즈에서 한 획을 그을 신작을 마주하게 된다.




루피 일행 중 다섯이 덤벼도 절망?!

이 작품은 '사상 최강의 적과 싸운다'는 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그걸 증명해 보이는 대목이 하나 있는데.
금사자 시키는 전설의 해적이란 명성 답게 압도적 파워로 루피 일행을 옥죄어 온다. 나미를 지키고자 전투를 벌이지만 첫 전투에선 놀랍게도 처절할만치 제압당하고 마는 주인공들. 지금껏 엄청난 적들과 상대하며 고전 안 한적이 있었느냐마는, 돌이켜 보면 이 땐 저마다 하나씩 붙들고 일기토로 싸웠다. 알라바스타에서 크로커다일과 그 심복들하고 결전을 벌였을 때도 그랬고, 하늘섬에서도 그랬다. 그런데 여기선 밀짚모자해적단 중 다섯이 그 한명한테 한꺼번에 덤비는 보기 드문 상황이 벌어진다. 그리고도 여실히 절감하고 마는 그 위력. 
소년 만화(애니메이션)의 법칙 중 하나는 엄청난 상대, 그것도 악랄한 적의 존재다. 선악구도가 명확한 라인에서 주인공이 고생 끝에 그를 넘어선다는 레퍼토리는 세월을 넘어서는 왕도. 물론 이에 충실하기로 소문난 원피스지만 이번엔 그 강도가 한결 높아졌다. 



루피 일행도 역대 최강이다!
   
국내서 방영된 작품만 섭렵해 온 당신이라면, 아마 이 작품을 보고 현격한 시간차를 느꼈을 것이다. 2003년 5월 KBS로 첫 전파를 탄 TV판 본편은 현재 투니버스와 챔프, 재능방송 등 케이블 채널로 이어지고 있는데 바톤을 넘겨받아 최신편을 계속 더빙해 진행 중인 채널은 투니버스. 그러나 휴방을 거듭하면서도 7년간을 이어왔건만 아직 일본 현지의 진행본과는 시간차가 꽤 된다. 그래서 이번 작품을 보면 처음 보는 동료가 둘이나 보일 것이다. 하나는 선박 및 무기 제조 전문가로 우솝과 포지션이 조금 겹쳐 보이는 프랭키. 며칠 전 투니버스로 첫 선을 보인 극장판 '에피소드 오브 초파' 편에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에피소드 오브 초파는 본편에서 이미 나왔던 스토리를 답습하고 있지만 설정이 달라져 있어 뉴페이스인 그와 아직 동료가 아니었던 로빈이 모습을 보이는 반면 비비는 제외됐다)

그리고 또 한명, 브룩. 국내 페이스에선 최근 들어 '음악가가 한명 있음 좋겠다'는 루피의 언급이 있었고, 그에 화답하듯 등장하는 동료가 바로 브룩이다. 두 캐릭터 모두 매력적인 캐릭터로 전투 능력 또한 상당하다.

인원 보충으로 수는 아홉으로 늘었고 어느새 루피 일행의 관록도 늘어 현상금은 엄청 불었다. 루피 한 명에게만 3억베리가 걸린 상황. 따라서 그간 보지 못한 필살기 등의 연출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간차를 느끼게 하는 액션의 업그레이드가 기대치를 높일 중대 요소다. 

또 하나, 보다 보면 '배가 어째 좀 달라 보인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일본 본토에서도 화제가 된 스토리, 아세요?

원피스의 극장판은 지금까지 10개작이 나왔고 이 작품이 바로 그 열번째 최신작이다. 그러나 이 중 그간 우리나라서도 극장에 걸린 것은 2006년 개봉된 기계태엽성의 메카거병 하나. 올 2월 개봉될 이 작품이 두번째 개봉작이 된다. 나머지는 투니버스를 통해 케이블TV로 소개됐다. 8기와 9기는 이번작품 개봉과 연계해 이번에 투니버스에서 신작으로 소개했다.

스트롱월드는 원피스 월드의 전반을 놓고 봤을 때에도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지난해 12월 12일 일본서 개봉된 본작은 이틀동안 1억3800만엔의 흥행기록을 세우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이는 벼랑위의포뇨를 뛰어넘는 성적이다. 188개 개봉관 중 103개관이 전회 전석 매진이란 기록을 올리기도 했다. 3일째엔 100만 돌파가 이뤄졌고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기록이 이어졌다. 애니메이션과는 무관한 잡지 '맨즈 논노'는 신년호 표지를 루피로 장식했는데 창간 이래 24년의 역사 중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표지모델이 된 건 처음이라고. 

29일 째엔 흥행수익이 40억엔을 돌파했다. 한화로 약 518억원에 달하는 액수. 일본 전국 관객은 350만을 넘었고 지금도 흥행 기록은 착실하게 그 수를 불리는 중이다.

그리고 2개월만인 2월 11일, 한국에서도 개봉이 결정됐다.

제작에서도 화젯거리는 많다. 원작자 오다 에이치로가 참여한 첫번째 작품으로 영화 스토리와 크리에이쳐 및 코스튬 디자인, 총 제작 지휘를 맡았다. 지금껏 원피스 극장판은 오리지널 스토리(예로 메카거병이 있다), 그리고 본편의 일부 에피소드를 리메이크한 것(예로 에피소드 오브 초파)이 있는데 이 작품은 오리지널에 해당한다. 그러나 메카거병 등의 오리지널이 잠깐의 단편적 에피소드로 끝난다고 한다면, 이 작품은 그간 누차 언급된 거물과 연결된 만큼, 향후 본편 TV판에서 다음 이야기가 이어진다고 해도 이상할게 전혀 없다. 전체 맥락에서도 갖는 가치가 크다는 말씀.   





5000대 8의 결투신이 있다

홍콩 느와르의 걸작 영웅본색2에선 대여섯 남짓의 주인공 일행이 머리수가 기백은 족히 넘을 악당 소굴을 초토화시킨다. 영화 짝패에선 100대 2의 싸움도 있었다. 그런데 이 작품은 누가 애니...아니다. 원피스 아니랄까봐 5천대 8의 전투신을 넣어놨다. 실상은 5천대 9가 맞긴 하지만 일단은 한 명이 본대에서 빠져있으므로 5천대 8이라고 해 둔다. 물론 그림상으로는 5천인지 5백인지 셀 길 없으나 설정상으로는 5천명 맞다.

초반부터 육탄전은 무리임을 작가도 느꼈는지 초반엔 느와르로 시작한다. 각종 화기로 무장한 루피일행이 정장차림으로 불꽃쇼를 벌이는 것을 보면 홍콩느와르가 울고 갈 지경. 리얼리스트가 아닌 바이오렌스 로맨티스트라면 환영할 만 하다.

가끔 보면 이번에 개봉한 영화 아바타를 연상케 하는 거대 동물들과의 전투장면 내지 추격신도 등장한다. 스트롱월드라는 이름을 가늠하기엔 어려울 것이 없다.




성우 더빙 퀄리티는 대만족

한국 성우와 더빙팬은 기대감을 맘껏 부풀리고 극장을 찾아도 좋다. 강수진 정미숙 김승준 김소형 소연 박영남 김기현으로 이어지는 특A급 성우진과 재기 넘치는 신세대 성우진은 여느 때보다도 강렬한 열정으로 화답해 온다. 언론시사회장엔 나미의 정미숙 씨가 몸소 찾아와 작품 시사를 다녀가기도 했다.




출처 다음 영화 원피스 스트롱월드 동영상 게시판 


그리고 새로 영입된 두 멤버, 브랭키와 브룩엔 각각 투니버스의 이주창, 최승훈 성우가 투입됐다. 역시 매력적인 캐릭터를 시연해 보인다. 브룩의 '요호호'를 담당한 최승훈 성우가 개인적으로는 굿초이스. "전 다질 살이 없는데요?"는 꼭 들어봐라.


원피스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인가

작품에선 오리지널 캐릭터인 전기새(이름 까먹었다)가 등장하는데 이 또한 매력포인트. 든든한 아군인 이 새는 다른 거대동물들에 비해 몸집은 작지만 강력한 전기를 무기로 삼아 일행의 파트너에 부족함 없는 실력을 보여 준다. 특히 루피와의 콤비는 화려한 공중전을 선사한다. 금사자 시키와의 복수전에서 루피의 1대1 맞대결을 서포트하는데 작품의 클라이막스로 손색없는 액션이 수분간 펼쳐지니 기대해도 좋다. 루피의 대사가 인상적이다.

"그 땐 배가 좀 고팠었다고!"

작품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나미가 동료들에 전달했던 메시지. 그러나 진정한 메시지는 맨 마지막에 들어 있다. 그 메시지는 정말로 작품 마지막에 들려오는데 꽤 괜찮은 매듭을 지어 보인다.

원피스는 연애 구도가 없는 작품으로 유명한데, 어째 루피와 나미는 동료 이상의 뭔가를 기대케 하는 장면이 계속 된다. 작품 초반엔 나미가 본래의 해적무리에서 루피의 구원으로 자유로워졌었지. 당시 "나미 넌 우리 동료야!"란 외침에 그녀는 감사의 눈물로 쓰러지고 말았었다. 이 작품은 그것의 오마쥬이기도 하다. 오랜 팬들에 있어 각별한 추억을 선사하는 작품인 것.

마지막으로, 오다 에이치로가 언젠가 "내 작품은 리얼리즘을 근간으로 한다"고 밝혀 폭소를 자아낸 적이 있다. 원피스를 생각 안 할수가 없었나 보다.

그런데 악마의 열매라던지 판타지성 다분한 소재, 5천대 8의 전투신 등은 그렇다 쳐도, 내용의 본질만큼은 확실히 실제의 것을 갖추고 있다.

아무리 무모해 보여도 죽어라 덤비면 길이 열린다는 거 말이다. 죽어라 덤비는 놈이 승자라는 진리는 정말 리얼리즘을 근간으로 한 것이라 믿고 싶다. 어쩜 그 바람이야말로 판타지일지 모른다. 판타지와 리얼리즘의 융합이라는 것을 원피스의 또다른 면에서 찾아본 결론이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