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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IT·과학

실루엣 벗은 안드로이드 '모토로이', 손에 쥐어보니

실루엣 벗은 안드로이드 '모토로이', 손에 쥐어보니
숨가쁜 긴장감 속, 아이폰 열풍 중 또 하나의 선택지 늘었다 






챕터 1 - 아이폰 바람에, 모토로라의 맞바람... '2월의 상쇄' 시나리오 가동


지난주, 친분이 있던 IT전문기자에게서 서신이 왔다. '모토로라에서 뭔가가 나온다'는 것이었다.

"18일 신라호텔서 발표될 제품은 모토로라의 안드로이드 제품일 것이다. 구글의 오픈형 모바일 운영체제, 애플의 아이폰에 대한 맞수 성격을 띠고 있다. 안드로이드폰의 대표인 드로이드폰, 이 중 쿼터 자판을 뺀 제품일 공산이 크며, 이는 국내 첫 시판 안드로이드폰이다." - 에누리닷컴 김재홍 기자

그는 아쉽게도 이 중요분기점을 목도할 수 없다며 대신 내게 바톤을 넘겼다. 아직은 이 분야 전문성에 있어 무지한 나를 배려해 설명까지 추려준 것이 감사할 따름이다.

시간을 조금 더 돌려볼까.
지난달 KT,아이폰 연합군의 상륙은 사회적 현상으로 이어졌다. 스마트폰의 대명사격으로 굳어지던 상황서, 그 대항마로 손꼽히는 안드로이드폰의 접근은 언제쯤이 될지가 초미의 관심이 됐다. 디지털리뷰전문가인 자그니 님은 안드로이드의 상륙시점이 늦춰지는 것에 아이폰을 미리 수중에 넣었다고 했다. 그러나 바꿔말하면 안드로이드에 대한 관심도가 지대함을 내보이는 것이었다.  

그는 "3월까진 국내 출시 내역이 없을 것 같다는 첩보를 받았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시점이 다소 앞당겨지게 됐다. 관계자는 이 날 "내달인 2월 중순이면 시판된다"고 내 물음에 답했다. 아이폰 상륙과 2달의 시간차를 둔 전략. 시장 선점으로 완전히 대세를 굳히겠다는 애플과, 그것을 새바람의 도구로 이용해 실익을 얻겠다는 모토로라의 노림수는 18일을 기점으로 실체화에 접어들었다.   



챕터 2 - 모토로이, 직접 손에 쥐고 시연해 보다

난 IT 전문가가 아니다(아직은). '모토로이'로 명명된 이 제품 소식은 많은 매체를 통해 대략의 스탠다드 정보가 당일 쏟아지고 있는 상황. 스펙 정보 등은 다른 곳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별 거 아니지만 이 챕터가 그나마 글을 읽는 당신에겐 조금이나마 별다른 감흥을 전해줄 수 있을 거라 본다. 현장서 시연품을 한손으로 쥐고 두드리는 모습을 다른 한손에 쥔 카메라로 찍은 동영상이다. 

초기화면에서 몇가지를 터치해 봤다.




'구글폰'이란 설명을 체감케 하려는듯 구글맵이 초기 셋팅, 유저의 좌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지메일도 보인다. 유튜브는 인터넷 웹브라우저에서 따로 불거져 나와 있어 UCC및 유튜브 활용도가 높은 유저로선 반가울 부분. 지상파 방송 아이콘은 DMB를 필수요건으로 삼는 이들이 곧장 쾌재를 부를 부분이다.

인터넷브라우저를 비롯, 유튜브와 구글지도까지. 작은 인터넷 단말기 내지 컴퓨터라는 말이 문외한에게도 위화감 없이 전달될만큼 편리한 인터페이스다. 다만 터치감, 스마트폰에 아직 익숙치 않은 나로선 손으로 두드리는 것이 꽤 어려웠다.


챕터 3 - 모토로이, 이름에서 느껴지는 결의



사실 호텔에 도착했을 때, 안내표지를 보고선 속으로 "이거 오타 아니야?" 했다. 모토로이?
이거 하나는 확실히 알겠더라. 회사 이름을 제품 이름으로 차용한 것만 놓고 보더라도 이 제품에 회사가 상당한 사운을 걸었다는 것을. 그간 애니콜-사이언-팬택 등 국내제품이 쌓아놓은 철옹성에 부딪혀 한국시장선 철저히 비주류의 쓴맛을 봤던 모토로라. 물론 이는 노키아 등도 마찬가지였다. 세계를 주름잡는 월드클래스 맹주가 전혀 기를 못 펴는 특수한 나라, 그러나 지금은 애플의 아이폰으로 그 철의 장막이 통째 흔들리는 시국이 아니던가. 호기일수도, 혹은 애플에 새 권좌를 내어주고 마는 배아픈 시대의 시작일 수도 있는 지금, 모토로라가 여느 때와 다른 결의감을 내보인다는 생각도 무리는 아니다.


챕터 4 - 발디딜 틈이 없다? 앞으로 3파전 양상으로 흐를 언론보도의 예감



발표장은 프레스진으로 꽉 들어찼다. 모토로라의 야심작에 대한 국내 언론의 관심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각 매체 데스크가 이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르지. "이제사 아이폰-옴니아의 각축전으로 압축한 '중계'의 틀에서 벗어나 새 관심사를 가져올 수 있게 됐노라"라고. 독자들의 흥미를 끌 범위가 늘어났다는 거다.


챕터 5 - 무제




'오늘의 주인공'이란 소개를 받은 릭 윌러카척 모토로라 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은 자기 자신을 이 신제품의 이미지로 삼는 듯 보였다. 벽안의 중년신사가 풍기는 중후한 매력도는 이 '프리미엄 전화기'의 분위기와 흡사했다.




그와 함께한 존 게르게타 모토로라 모바일 사업부 인터내셔널 마켓 총괄도 대동소이한 분위기. 보다 차가운 느낌으로 '안드로이드'라는 이름을 형상화시켰다. 제품을 소개하는 데 있어 따로 캠페인 모델이 눈에 띄지 않았던 건 그를 반증하는 것인지 아님 우연인지.

그들은 '이 스마트폰의 출시가 한국시장에서 각별한 의미로 남을 것'이란 취지의 발언을 통해 그 성공과 의미적 가치를 자신했다.

반면 이날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있어 다소 부족함이 느껴져 아쉬움이 남았다. 모토로이의 참전이 흥미를 끄는 것은 결국 최대이슈인 아이폰, 그리고 옴니아를 위시한 국내 제품 등과의 경쟁구도. 그러나 여기에 대한 이야기는 뜻밖에도 모토로라가 아닌 곳을 통해 커트됐는데...


챕터 6 - SKT "아이폰을 잡느냐 못하느냐는 의미가 없다"

아래 동영상은 어느 기자가 '역시 지금의 화두는 아이폰이 아니겠느냐'고 운을 뗀뒤 한번 질의응답이 지난 후 상황이다. 한 한국인 관계자가 "제가 여기에 끼어들게 되어 죄송하다"고 밝히며 발언하는 부분인데, 동영상에 미처 담기지 않은 앞부분엔 '아이폰을 모토로이가 잡느냐 못잡느냐 하는 것은 오늘 행사에서 의미가 없는 부분이라 본다, 제품 발표 자체에 의미가 있는 행사다'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그는 모토로라 코리아 쪽 사람이 아니라 연합전선을 띠는 SKT의 배준동 부문장이었다. 라이벌 내지 목표인 선행주자와 비교되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것인지, 혹은 파트너인 모토로라의 부담감을 덜어주고 싶었던 것인지.

만일 그가 이같은 발언을 하지 않았다면, 나도 그 즈음 질문 발언권을 요청했을 것이다. 앞서 발언한 기자의 뒤를 잇는 보다 직설적 질문을 위해서. "아이폰 구매를 고려 중인 잠재고객들을 향해 그 지갑을 닫고 모토로이를 선택할 것을 설득해 보일 수 있겠느냐"는, 즉 아이폰보다 확실하게 우위를 점한다고 자신하는 모토로이 매력포인트의 어필 요청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발언이 나오고, 마지막 질의응답 기회가 다른 이에게 돌아가면서 이는 생각만으로 끝났다.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라고 했던가. 기자들은 기업들간의 경쟁이 있을 때마다 '붙이는 것'을 좋아한다. 경쟁기업끼리 붙게 되면 전자요, 각자가 고객들과 붙게 되면 후자다. 라이벌끼리의 싸움으로 불거지면 인간적으로 몹쓸 놈이 되는게 기자고, 고객과 기업이 더 나은 조건을 주제로 흥정을 하게 되면 고객과 공익을 위하는 유익한 존재가 되는게 또한 기자다.

뭐, 그건 후일의 결과에 따라 결정될 문제고, 여튼 이걸로 붙일 재미거리가 하나 줄어든 건 확실하다. 다만, 그는 이거 하나는 확실히 어필해 보였다. 모토로이를 아이폰과 대비했을때 개방성 측면에 있어서만큼은 폐쇄적인 아이폰의 그것에 비해 자신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챕터 6 - 모토로이의 스펙 간략 요약

다른데서도 다 나오겠지만, 그래도 이날 공개된 모토로이의 주요특징 및 스펙을 간략히 기술할 필요가 있겠다.



먼저 이날 행사장에서 요약해 보여준 내용부터.
모토로이는 국내 최초 안드로이드기반 스마트폰이라는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스크린은 3.7인치, 그리고 구글지도와 구글토크, 유튜브 등 구글모바일서비스를 기반으로 삼는다. 스마트폰의 미덕인 올인원 기능은 한층 강화, 아이폰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지상파 DMB가 탑재됐고 카메라는 8백만화소로 역시 3백만화소의 아이폰보다 수치적 체감도가 다른다. 카메라 전문가들은 화소 경쟁이 화질의 절대기준이 아님을 주장하지만, 같은 처지의(?) 휴대폰에 있어선 그래도 보다 유용한 잣대임에 토달기 어렵다.




크기는 손에 딱 그립되는, 스마트폰으로선 무난한 크기. 얼마전부터 쿠키폰 들고 다니는 내겐 조금 무겁게 느껴지는 무게다.
주요 기능과 세부사항을 요약한다. 구글 오픈 모바일 플랫폼인 안드로이드 2.0 기반으로 향후 2.1로 업그레이드가 예정돼 있다. 앞서 밝혔듯 구글 모바일 서비스 지원을 강점으로 삼으며 어플리케이션 다운로드의 다양성, 멀티태스킹 기능 지원의 강력함, 크리스탈토크 기능을 내세웠다. 스마트폰의 미덕인 풀 브라우징 지원과 무선랜 와이파이는 당연지사. 




그리고 두드러져 보이는 것이 멀티미디어 올인원 단말기로서의 효용성. DMB TV 탑재는 이를 미지원하는 아이폰이나, 지원하는 옴니아2나 매한가지로 모토로이를 위협적으로 느끼게 할 부분이다. 카메라는 8백만 화소 뿐 아니라 자동초점, 일반디카와 동일한 제논 플래시 탑재, 여기다 손덜림보정 및 파노라마샷 등으로 한층 멋을 냈다. HD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것도 매력.
MP3는 별도변환이 필요없는데다 안드로이드 뮤직플레이어가 탑재됐다. 메모리는 8기가 외장메모리 기본 제공, 그리고 필요에 따라선 외장 슬롯 32기가까지 확장가능하다. 블루투스는 물론 존재한다.




그러나 멀티미디어 측면에서의 백미는 역시, 이날 시연된 고화질 영상 플레이. TV연결이 가능한 모토로이를 대형 TV에 연결, 내부 영상을 출력해 보였는데 HD영화가 고화질 그대로 흘러나온다. 비디오코덱지원은 MPEG4에서 WMV9, H.264 등까지 섭렵한다. 아래는 의심 많은 내가 진짜 출력물이 맞나 인증하는 모습을 포함, 뽑아내는 영상을 담아본 동영상이다.





다만 한번 정지했던 영상을 다시 플레이시키는데 시간이 좀 걸렸는데 관계자는 이 날 준비한 영상 자체가 워낙 고용량이라 그렇다며 일반적으로 사용될 용량의 것이라면 딜레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모토로이에 집어넣을 수 있는 단일파일의 한계용량은 2기가. 대개의 장편영화는 그 내에서 해결되지만 이 날 보여준 퀄리티의 영화를 통짜로 소화하기엔 역시나 무리라고.


마무리 - 선택기로가 하나 더 늘었다

이날 기자들 사이에서 이같은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스마트폰 성능, 너는 다 꺼내 쓸 수 있냐?"
"아니"

난 속으로 웃고 말았다. 나도 전화기가 통화만 잘 터져주면 다른 기능은 '없어도 그만, 있으면 좋고' 정도로  만족하는 사람이기에. 동영상 나오는 MP3에 카메라, 넷북. 무게가 나가서 그렇지 사실 가질 건 다 가진 터라 말이다. 그러나 진화와 진화를 거쳐 본래의 성능에 비견할만큼 전부 다 뽑아낸다면, 호주머니 속 올인원의 무서움은 부정할 길이 없음도 사실이다. 릭 사장은 "스마트폰은 이제 사람들의 삶을 확 바꿀 것"이라 발표했다. 이날 시연된 제품을 보면 그 시점이 더이상은 미래형이 아님을 실감케 한다.

선택할 길이 늘어나는 건 고객에 있어 좋은 일이다. 물론 그 길은 점차 그 수를 불려나갈 것이다. 총알 모으느라 바쁜 잠재유저들은 조급해 말고 편한 마음으로 천천히 관망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나? 지난달에 과도기의 쿠키폰을 택했으니 2년간은 이 녀석 기능 파헤치는 것만으로도 벅차지 싶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