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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IT·과학

아이폰이 던진 과제 (3) "아이폰 최대무기는 '감성',적수가 없다"

아이폰이 국내업계에 던져준 과제 (3)
"아이폰 최대무기는 감성, 국내엔 적수가 없다"



# 아이폰 상륙의 반응은 예상대로 뜨겁다. 국내에서도 제조사 이통사 할 거 없이 아이폰을 잡으려 대항마 등에 고심 중이지만 속수무책. 네티즌 등 소비자들의 시선은 이미 떠났다. 그리고, 아이폰 광풍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반응에선 그간 국내 브랜드를 사용하며 쌓였던 불만이 묻어난다. 여기에, 국내 브랜드가 풀어야 할 과제가 있는 것일까. 아이폰을 환영하는 소비자들의 반응을 통해 국내 업계가 심기일전하는데 되짚어볼 점을 연이어 살펴본다.



'아이폰 상륙작전' 후 2주 경과. 소비자의 인식과 업계 전반을 뒤흔들며 숱한 변수를 낳고 있는 아이폰. 이젠 그 누구도 이것이 사회적 현상임을 부정할 수 없게 됐다.
이쯤하면 또 한번 짚어볼 수 밖에 없다. '아이폰 센세이션'을 가능케 한 원동력은 무엇인가. 아이폰이 대체 무엇이길래 소비자들은 열광하는가. 영원히 난공불락일 것만 같던 국내시장을 파동케 한 힘은 무엇인가.

소비자와 공급자 사이에서 '다리를 놓는' 전문가는 이렇게 말한다. "아이폰엔 국내업계가 그간 간과해왔던 최대의 강점이 있다"고. "내년이면 100만대 판매도 가능하다"라고.

디지털라이프스타일을 표방하는 국내 대표 얼리어답터, 파워블로거 자그니 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자그니.
이글루스 파워블로거. 2007, 2008 연속 이글루스 탑 10 선정.
싸이언 크리스탈폰, 애플 아이폰 등 국내외 이슈 제품 리뷰 다수. 


"이게 아이폰으로 거는 첫 통화예요."

그는 웃으며 돌풍의 주인공을 꺼내보인다. "첫 통화 대상은 다름아닌 애플 관계자"라고.

이글루스 블로그를 운영하는 자그니(http://news.egloos.com/). 파워블로거이자 대표적 얼리어답터인 동시에 국내외 업체 다수를 상대하는 명실상부한 전문 리뷰가다.

그는 현재 들고 있는 휴대폰만 3개다. 싸이언 아르고폰, 싸이언 크리스탈폰, 그리고 애플 아이폰. 엘지의 최신예 기종인 크리스탈폰은 리뷰를 위해 박스채로 전달받은 상태고 아르고폰은 현재 그의 수족이다. 그리고 아이폰은 지금도 계속 연구중인 상대. 그의 블로그를 찾아가 보면 이 외에도 그간 상당수의 휴대폰이 출시 직전 혹은 초기에 그의 손을 거쳤고 또 상당한 반향을 가져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제조사에 있어 그는 막강한 입김의 VIP다.

그는 자신이 꽤 감성적인 사람이라 소개한다.(곧 나갈 개인 인터뷰 참조) 그리고, 그가 말하는 아이폰 역시 매우 감성적인 제품이다. 말하자면 매우 궁합이 잘 맞는 커플이라 할 수 있다. 아니나다를까, 그가 말하는 '아이폰의 힘'은 바로 그것이었다.

"이런거 봤어요?"

그는 아이폰 화면의 커피찻잔을 건드린다. 그러자 찻잔에서 모락모락 뜨거운 기운이 올라온다. 그는 감탄사를 내뱉으며 "이거야, 이거"라고.

"아이폰의 강점이 이거예요. 감성이죠. 사람 감성을 건드려요."

그의 답은 단번에 나왔다. 아이폰이 이렇듯 사람들에 어필하는 이유는, 바로 감성적인 접근이란 거였다. 즉,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긴다는 거다. 아울러, 국내 제조사에 대한 지적이 날카롭게 이어진다.

"우리나라 회사들은 정신 한번 차려봐야 해요. 이런 데에 대한 노력이 전혀라고 해도 좋을만치 없었어요. 맨날 하드웨어의 스펙 경쟁이나 했죠. 사람들은 이런걸 원했던 거거든요. 그래서 아이폰이 그냥 뻑 가게 만든 거고."

그는 국내 제품과 아이폰의 갭을 감성이 있느냐 없느냐, 여기에 노력했느냐 관심도 없었느냐로 정의한다. 기계 성능이나 기타 환경을 떠나 사람을 끄는 매력의 승부는 이미 여기서 판가름났다는 이야기다.



소비자들이 단단히 뿔났다는 점에 있어 그는 그럴만하다고 공감한다. 그리고 거기에 대해선 이렇게 단언한다.

"그간 쌓이고 쌓였던 불만이, 아이폰을 통해서 일제히 분출되는 거죠."

"제조사도 그렇지만, 결국은 이통사 문제"라며 그는 한국의 통신서비스시장이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많은 불만을 가져다 줬는지를 현재의 아이폰 열풍을 통해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부분은 이미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와이파이 지원과 어플의 매력으로 새삼 깨닫게 됐다는 말들과 정확히 일치하는 사안이다. 그리고, 스펙다운 문제. 일전에도 그는 해외 출시판과 국내 내수용의 스펙 차를 두고 제조사가 아닌, 이통사의 입김이 이유라고 밝힌 적이 있었다. 다시말해 현재 국내업계가 애플의 이 아이폰 하나에 이토록 고전하는 것은 결국 업계 전반에 걸친 문제라는 이야기로 풀이된다.

그리고, 앞서 2편에서 소개했던 아이폰 대 옴니아의 대결구도 기사를 두고 네티즌들이 냉소했던 반응을 전하자 그 역시 "언론플레이라는 말이죠?"라고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역시, 그가 이 자리에서 강조하는 것은 감성적 충족도다. 그리고, 어플의 완성도. "내가 즐겨하는 감성적 표현으로 말하자면 이렇게 된다"며 간단하게 소견을 정리하는 그다.

"말하자면요, 고객들에게 있어 휴대폰은 밥을 먹는 거예요. 어플은 밥이고, 그것을 담는 기술력은 밥그릇이죠. 아이폰은, 고객이 곧바로 밥이 담긴 밥그릇을 받아서 맛있게 먹을 수가 있어요. 그렇다면, 지금 들어 어플을 한창 고심하고 있는 쪽은? 먹을 밥을 지금 한창 짓고 있어요. 그럼 나름 어플이 아이폰에 대항할만치 이미 갖춰졌다라고 하는 또다른 쪽은? 밥을 먹을 수는 있는데... 그 밥이 맛이 없어요."

진정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 것인지, 기계지만 그 기계를 통해 얻고자 하던 배고픔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국내 제조사와 이동통신사들은 앞으로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아이폰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는 그였다.


계속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