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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에반게리온 파, 에바의 새 엔딩 위한 폭주 개시!

[리뷰]에반게리온 파, 에바의 새 엔딩 위한 폭주 개시!
 - 14년만의 스토리 뒤집기

   
 
   
 

 

1장 - 언론시사회 종료 후, 잡담 하나.

19일, 에반게리온 파 언론시사회가 있다는 소식을 우연히 접한 나는 곧장 자리 하나를 요청했다. 오케이 사인이 떨어졌고, 그렇게 정식 개봉에 앞선 새 극장판 파를 접했다.

100여분의 관람이 끝나고, 극장을 나서다가 묘한 우연이 나를 멈칫하게 했다. TV판의 그 유명한 오프닝 잔혹한 천사의 테제가 피아노 솔로로 흘러나오는 것. 본래도 경쾌한 멜로디였지만, 그 때 내 귀엔 이 곡이 매우 희망적이고 밝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작품 감상 직후의 내 감정이 필시 작용했을 것이다.

 

2장 - 뒤집기 한판, 파괴는 지난 스토리의 완벽한 전복을 뜻했다

   
 
   
 

 

이번 작품의 메인 포스터. 처음 나간 것은 서브 포스터다. 언뜻 봐선 파괴라기 보단 묘하게 장난스런 스케치인데, '파괴는 진화의 시작이다'라는 문구가 세로로 걸렸다.

작품이 파괴적이라서? 아니다. 이는 기본 에바 월드의 파괴를 뜻하는 것이었다. 아주 완벽하게 부수기 시작한 파. 지난편 '서'에선 그 전작과 그다지 차를 못 느꼈을 사람이라도 이번엔 롤러코스터를 타는듯 아찔할 수 밖에 없다.

아는 사람을 알겠지만 이번 작품은 극장판으로 이어지는 새 에바 시리즈 4부작의 두번째에 해당한다. 서에서 리모델링된 에바의 골격을 매끈히 보여줬다면 이번 파트에선 드디어 다듬은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라인이 제시된다. 기존 것은 산산히 부서지고 떨어져 나간다.

혹 기존의 1995년도 TV판과 이후 극장판의 엔딩을 좋아했는가? 

그 반대라면? 이번 극장판은 반드시 체크해 볼 사안이다. 과거 결말이 맘에 안들어 완전히 새롭게 쓰여질 패러랠 월드를 꿈꿨던 팬이라면, 이번 파는 그 희망의 신호탄이다.

 

3장 - 신 에바 극장판, 상대는 다름 아닌 14년전 자신

본 작품에 앞서, 과거 에반게리온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 볼 필요가 있겠다.

에반게리온이 나오기 직전,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는 침체했었다고들 말한다. 90년대의 비약적인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산업적으로는 어려웠다는 이야기. 이는 버블 경제 붕괴니 뭐니 하는 일본 경제 상황과 나아가 세계 전반의 상황까지 이야기가 확대되기도 한다. 

잠시 둘러볼까. 90년대를 전,중,후반으로 나눠봤을때 전반은 단연 세일러문의 세상이었다. 중반이 바로 에반게리온의 폭주 시대. 후반의 주자는 글쎄... 가오가이거, 슬레이어즈 정도? 이는 2,3년의 시간차를 넘어 한국에서도 열풍을 몰고 왔던 작품들. 

그렇다면 에반게리온이 출현했던, 혹은 이를 전후한 94, 95, 96년 당시가 '에반게리온 독주시대'를 허용할 수 밖에 없을 만큼 경쟁작이 부재했던 시대냐.

천만에. 그 땐 그 어느 시절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만큼 양질에 있어선 르네상스였다. 같은 로봇물만 하더라도 그 시기엔 기동신세기 건담W, 천공의 에스카플로네가 있었다. 이들은 현재 항간에서 '에반게리온보다 더 낫다'고 주장하는 애니메이션 매니아가 있을 정도. 그러나 에바와 달리 이들은 당시 제 대접을 못 받았다. 너무나 강렬했던 에반게리온 열풍 때문에 희생된 것이라는게 팬들의 이야기다. 대신 이 두 작품은 시간이 흐른 뒤, 방영당시에 받지 못한 대접을 비로소 돌려 받았다고.

올드 건담 팬들에겐 여전히 껄끄러운 윙건담이지만 캐릭터 완성도나 '건담 군'을 떠난 독자적 평가에선 꽤 개성적이고 재밌는 작품이었다는 호평을 받는다. 에스카플로네는 근미래의 리얼한 에반게리온과 정반대 노선인 이공간 판타지 로망스를 탑재, 비록 방영당시엔 에바에 기가 눌렸으나 그 작품성에 있어선 90년대 대표작에 올려놔도 전혀 손색없는, 작품성 평가에 있어선 절대강자다. 이 두 작품과 에바, 이렇게 명작 로봇물이 동시간대에 공존했다는 사실은 대단히 흥미롭다.

그럼 그보다 강력한 광채를 내뿜어 이 둘은 물론 당시 업계 전반을 '묻어버렸던' 에반게리온은 대체 얼마나 대단한 반향을 얻었다는 것일까.

 

   
 
   
 

당시 현지 상황을 직접 체험할 수 없었기에 나도 궁금하다. 하지만 답 나오잖은가. 십수년이 지났는데도 연속으로 새 작품이 나오며 '사골게리온'이란 웃지못할 별칭까지 붙어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는 계보. 이것은 건담과는 또다른 의미다. 건담은 계속해 새로운 세상의 새로운 이야기로 계보를 잇지만 에반게리온엔 그런 것이 전혀 없다. 패러랠이던 뭐든 간에 에바는 단일 세계, 같은 캐릭터와 공간의 세상으로 이처럼 오랜 세월을 휘젓고 있다. 

이젠 '키덜트'라 불리게 된 세대에 있어 십수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해 주시할 수 밖에 없는 미결의 세계. 그리고 이는 일본 현지 뿐 아니라 국내 애니메이션 팬에게도 동일하다. 90년대 중반, 고교시절을 보내던 나의 세대는 애니메이션 이야기 할 때마다 에바가 출발점이었다.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한 때 많이 보여지던 애니메이션 수입 관련품 전문 샵은 단연 에바로 도배됐다. 한국엔 공중파로 정식 방영된 적도 없건만 그 존재는 강렬하게도 기억에 새겨졌다. 인터넷 시대도 아니었건만 편집된 비디오판 렌탈, 정식 라이센스판 코믹스 판매 개시 즈음엔 어떤 경로를 통한건지 많이도 이 작품을 원판으로 섭렵했었다.

센세이션. 현지에서 에반게리온의 당시 인기는 그렇게 요약된다. 첫 방영땐 비교적 조용히 넘어가다 입소문을 통해 불길이 확산됐다는 점에 있어 퍼스트건담과도 비슷하다. 침체기의 애니메이션 업계를 이 작품 하나가 뒤집어놨다는 설명은 현지 상황을 볼 수 없었던 사람으로서 궁금하기만 하다. 그러나 이후엔 이 작품의 센세이션이 가시면서 다시 업계 전반을 숨죽이게 만들었다고 하니, 이건 이거대로 또한번 그 파괴력을 짐작케 한다.

그런데 이같이 애니메이션의 전설을 만든 안노 히데아키 사단이, 다시 새로운 센세이션에 도전한다. 과거의 것을 완전히 허물고 뉴 에바 월드를 세우겠다는 야심. 과거의 창조물이 너무도 대단하기에 무모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무리가 아니다. 이번 극장판 시리즈 개시는 이미 성역을 이룬 에반게리온에 에반게리온이 도전하는, 매우 흥미로운 구도다.

과연 90년대의 에바전설을 2000년대의 에바가 깰 수 있을까. 참고로 나는, 이번 작품을 보고서 매우 낙관적으로 점치게 됐다.

  

4장 - 최신예 에바 출격, 화려한 영상미에 새로운 오마쥬를 담아

본격적으로 작품 이야기에 들어간다. 먼저 이야기할 건 작품의 기술적 면과 특유의 서비스다. 

이번 작품의 기술적 진보는 한눈에 확인된다. 아무래도 역시, 십년 하고도 반십년의 세월이 흐른데다 극장판이다 보니 영상의 퀄리티는 에바 시리즈 중에서 도드라질 수 밖에. 새롭게 디자인된 사도의 압도적 모습이나 군 병기, 도시 전투는 확실히 과거 것보다 존재감이 강하다.

하지만 가장 감탄했던건 에바가 달리는 장면이다.

   
 
   
 

떨어지는 폭발형 사도를 받기 위해 달려가는 초호기. 기존에도 매우 스피디한 움직임을 보였던 인형결전병기 에반게리온이지만, 이 작품에선 또 한번 장족의 발전을 보여 빠르고 박력 넘치는 액션을 펼쳐보인다. 인간의 그것과 전혀 위화감없는 모션, 마치 우사인볼트의 달리는 모습을 가져온 듯 리얼한 움직임이 지상전에서 박력있게 펼쳐진다. 이는 마치 마징가 제트가 초반부 도로를 달리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수십미터의 거인이 달리자 흙먼지가 일고 주변의 차량이 날려가는 모습은 상당히 임팩트하다.

그런가 하면 에바가 하늘에서 공중 액션까지 펼쳐보인다. 그렇다고 비행 능력이 추가된 것은 아니다.

로보캅이 3편에서 하늘을 날자 논란이 다분했었다. 하지만 에바는 그렇지 않았다. 여전히 인간과 한없이 가까운 존재, 인간의 움직임을 자연스레 재현해 보이고, 인간이 날지 못하는 것까지 꼭 닮은 로봇이다.

 

   
 
   
 

그럼 대체 2호기의 저 모습은 뭐란 말인가. 정확히 말하자면 공중 강하다. 스카이다이빙처럼 하늘에서 강습해 내려오는 것. 이전엔 볼 수 없었던 액션을 팬들에 선물한다. 대단히 즐거운 볼 거리다. 

그리고 가만히 살펴보면, 기존의 에바가 지녔던 '미덕', 타 작품들에 대한 오마쥬가 신작에서도 여전함을 알 수 있다.

과거에도 마징가나 건담 등 전설적 로봇물의 것을 빌려왔던 에반게리온이다. 앞서 초호기가 달리는 모습은 다시 한번 마징가가 육중한 몸체로 보여주던 바디 액션을 연상케 한다. 그럼 저 2호기의 전투는?

공중에서 강습하면서 2호기는 숱한 적탄을 빙글빙글 피하며 라이플을 연사한다. 그 모습은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의 전매특허, '이타노 서커스'의 그것이다. 80, 90년대의 그것을 기억하는 이라면 경탄과 반색을 교차할 선물.

 

5장 - 스토리의 재구성, 설마!?

스포일러 때문에. 입이 근질해도 매우 조심스럽게, 표면적인 것만 한해 썰을 풀어 보겠다.

난 사실 골수 에바 팬은 아니다. 그렇다고 문외한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참으로 어정쩡하다. 작품을 보기는 봤는데, TV판 1편부터 최종까지 순서대로 찾아서 감상한 것은 아니고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해 주던 편집본 더빙판을 그냥 그때 그때 뒤죽박죽으로 봤을 뿐이다. 그래서 내 기억에 에바는 팬들이 지각하는 전체적인 골격이 아니다. 그 때 그 때 에피소드별로 각자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옴니버스의 조각이다. 리츠코 박사가 어머니에 대해 '과학자로선 존경했고 엄마로선 실격이며 여자로선 증오한다'고 미사토에게 밝히던 것이나, 미사토가 초호기의 신지에게 자기 목숨을 맡기고 특수임무를 수행하던 순간 등이 에바의 전체적 흐름보다도 강하게 각인되어 있다. 한편 지금껏 '진짜 엔딩'으로 꼽히던 과거 극장판은 나름 몰입해 확인했다.

이런 내가 한마디로 요약한 에반게리온은 '애니 역사를 통틀어서 손꼽힐 암울한 작품'이다. 상당히 묘한 분위기를 풍기지만 결국은 배드 엔딩. 뭐 이에 대해선 반론이 많지만, 여튼 내게 있어선 주요 인물의 잇따른 죽음, 그리고 세계는 종말(직접적으로 보여진 현세상의 모습은 '일단')을 맞는다는 점에 있어 암울 그 자체. 

그런데 이게 또 바로바로 몸에 체감되는 게 아니고 뭐랄까... 마치 아주 난해한 철학적 소설을 읽는 듯 느낌이 이상해서 복잡미묘한 '찝찝'함을 전달받았단 말이지. 쉽게 말해 매우 비대중적이고 불친절했던 애니계의 걸작이다.

그런데 이번 작품, 처음엔 그저 과거 작의 답습이나 잘 만든 에디터본이 아닌가 했던 예상을 깨고 이 사람을 아주 즐겁게 만들어 준다. 어쩜, 기존의 결말과의 상이함은 물론이요, 그 뒤에 남는 분위기의 맛조차도 아주 달라질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남긴다.

난 블랙커피보다 마끼아또가 좋다. 물거품이 되어 여운을 남기는 명작보단 잘먹고 잘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준 명작이 더 좋단 말이다. 

 

6장 - 명확해진 인물간 소통과 변화, 그리고 남자다워진 히어로

   
 
   
 

기존의 것에서 탈선, 새로운 뭔가를 기대케 하는 요소가 대체 뭘까. 물론 그것은 각 캐릭터다. 이번 장은 이 작품의 매력포인트이자, 기존 에바 월드와 현행의 것을 뒤트는 절대 변수이자, 매우 반갑고 즐거운 부분을 소개하는 자리다.

먼저 조커부터 소개한다.

기존엔 존재하지 않던 신 캐릭터 등장. 작품 맨 처음에 나오는 바람에 한순간 기존과는 전혀다른 사이드 스토리가 아닌가 했다. 물론 그건 아니고, 뭔가를 숨긴 채로 본래 이야기에 은근슬쩍 섞여 들어왔다. 그리고 그녀 덕에 일단 이번 편에서는 모두가 한숨 돌리는 상황을 맞는다.

과거 TV판의 1편부터 6편까지의 진행을 담았던 첫번째 시리즈 '서'. 그리고 이 작품 '파'는 이를 이어 아스카가 2호기와 함께 등장하는 부분부터 시작된다. TV판 7편부터의 시작. 그런데 여기에 그녀도 슬쩍 다른 루트로 승차한다. 이 소녀가 어디까지 기존 인물들과 관계를 맺을지는 모른다. 그녀는 조커다. 이 작품을 중대한 순간 어디로 확 이끌지 모를 변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신 캐릭터다.

 

   
 
   
 

또 하나, 매우 괄목할 것이 있다. 레이와 신지, 이 두 주인공이 과거에 비해 매우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인물이 됐다.

레이는 이 작품에서 구세주로 떠오른다. 사도와의 싸움이 아니라, 각 인물들의 얽히고 섥힌 갈등을 풀어주고 해갈하는 '인간의 다리'란 점에 있어 기적의 여신으로까지 기대감을 부풀게 한다. 사실 세계 존망을 건 로봇 전투 이상으로 신지를 비롯, 아이와 어른이 타인과 교감을 넓혀가는 성장물로서 시선이 가던 에반게리온 아니던가. 

좀 더 인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 스스로 무언가 새로운 운명을 찾기 시작한다. 놀랍게도 그녀는 신지와 겐도 두 부자와 미사토, 아스카의 어두운 면까지 어루만지려는 시도를 한다. 아주 소박한 계획이지만(실제 감상의 재미를 위해 자세한건 안 가르쳐 준다), 이것은 어떤 의미에선 과거 에반게리온의 팬들에 있어 가장 충격적인 일일수도 있다. 어떻게 귀결될진 모르지만, 현시점에선 '나 같은 사람'들에 있어 일말의 희망과도 같다.

 

   
 
   
 

 

신지는 아버지와의 관계에 있어 초반부터 조금은 진전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것은 레이를 통해, 또 아스카를 통해, 그리고 파에서 멋지게 등장한 카지를 통해, 자신과 동질감을 나눠가진 미사토를 통해, 동경할 부분을 지닌 친구들을 통해 점차 보완되어 간다.

이번 작은 과거작의 중대 포인트였던 '3호기 사건'을 담고 있는데, 이를 통해 신지가 괴로워하는 모습까진 그대로 답습한다. 그러나, 상황은 기존 것과 매우 달라져 있다. '아직 등장할 시기가 아닌데?' 싶은 카오루가 모습을 보이고, '중대한 설정' 하나가 달라졌다. 그리고 괄목할 부분, 바로 이 사건에 반응하는 신지의 각성이다. 분노를 토하며 농성전을 벌이는 장면은 이 소년을 다시 보게 만든다. 비록 어렵사리 진전됐다 다시 뒤틀려버린 인간관계의 결과지만 한편으로는 소심쟁이 신지가 이토록 자기의 격한 마음을 분출한다는 점에 있어 흥미롭다. 그리고 이탈했던 자신을 다시 작품의 히어로 자리에 돌려놓을 때, 이 소년은 매우 남자다워져 있다.

작품 종반엔 한순간, TV판 이상의 슬픈 흐름을 예상케 하는 '페이크'가 걸려있다. 그런데 이것에 신지가 몸소 부딪힌다. 내가 알던 14년전 신지는 운명에 휘둘리는, 저항조차 그것의 내부로 국한된 것이었는데 이 작품에선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내는 용사다. 신지는 이번 신 시리즈의 새로운 종결에 있어 가장 기대되는 인물. 입이 근질하지만 스포일러 때문에 그냥 궁금증만 유발하는 선에서 이만.

하나 더, 이들 인물간의 상호작용을 촉진시키는 것은 이전 작에 비해 이들의 소통과 관계 변화가 매우 명확해진 점에 있다. 여러모로 안타깝고 아쉽고, 또는 한발 늦은 깨달음으로 씁쓸한 여운을 남겼던 십수년전과 달리 이번 작은 한층 서로간의 감정 변화가 알기 쉽게 표출된다. 물론 이들은 서로의 부족했던 커뮤니케이션과 이해를 보완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진실성 있게 움직인다. 특히 여러모로 알기 어려웠던 겐도는 여기서 신지, 레이를 통해 함께 진보의 발걸음을 맞춰나간다. 아스카도 미사토와 이야기를 나누며 '사람과 이야기 나누는건 즐거운 것이구나'하고 웃는다.

'가족애'를 비롯, 사람과 사람의 연은 에바에 새로운 기적을 가져올지 모른다.

 

7장 - 신지와 동년배던 나, 이제 미사토와 동년배가 됐다 

   
   

살짝 모습을 드러낸 카오루. 차회 'Q'의 예고편에서 의미심장한 대사와 함께 강림하는데 출연비중이 상당히 늘어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그리고 생각지도 않은 5호기, 6호기, 8호기... 기존작엔 없었던 에반게리온이 이 작품에서 언급됐고, 또 예고편에서 언급된다. 메카닉 매니아들에 있어서도 열광할 만한 포인트.

에바는 희한하게도 내게 인간적 감성을 호소한다. 이 작품이 처음 모습을 드러낼 때 나는 신지를 비롯 이들 칠드런과 거의 같은 나이였다. 그리고 이젠, 어른의 매력을 뽐내던 미사토 누나와 말을 놓을 수 있는 나이가 됐다. 실로 함께 나이를 먹어온 작품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설정 나이와 각 연령층엔 '세대'라고 하는 재밌는 성장 구분이 있다고 하는데, 난 저들과 비했을때 어떨까.

어느덧 신지와 같은 워크맨 세대에서 미사토처럼 캔맥주를 들이킬 수 있는 젊은 어른의 세대까지 워프한 나, 그 때의 에반게리온과 지금의 에반게리온을 함께 들여다보며 여러 생각을 하고 있다.

다음 작품에서, 난 또 한번 그 다음 작을 즐겁게 기다릴 수 있을까.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