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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시사

실마리 안보이는 블로그 장애... 이럴땐 나도 파워블로거였으면

실마리 안보이는 블로그 장애...이럴땐 나도 파워블로거였으면 좋겠다


블로그질이 이렇게 어려운 것은 오픈 1년만에 처음이다.
이 티스토리 블로그, 상태가 메롱메롱이 된 것은 며칠전 부터. 아니, 갑자기 어느순간부터 사진을 올릴수가 없게 된 거였다. 동영상도 마찬가지. 다른 첨부 방법도 모두 '먹혔다'. 며칠전 부터 사진 없는 글, 동영상 없는 글이 늘어나고, 혹 있어도 외부에선 통 보이지가 않는 이유는 이 때문. 물론, 이 글도 '온리 텍스트'로만 승부하는 글이다. 

미봉책으로 다른데 쓰고 편집한 원고를 그냥 긁어다 올려놓기는 하는데 이것도 하루이틀이지.

이게... 아무리 업로드를 시도해봐도 강제 종료. 답이 없는 거였다. 티스토리 유저라면 잘 이해할 터, 정상적인 방법이라면 글쓰기 도구의 상단에 위치한 사진 등 버튼을 누르고, 파워에디터가 뜨면 그 창에서 으쌰으쌰... 이렇게 진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요새는 막무가내다. 파일 좀 첨부하려 하면 그냥 인터넷 브라우저가 죄다 닫힌다. 로그아웃으로 튕겨나가는건 말할 것도 없고. 

배너 누르기 전에 두 손 모아 빌어도 보고, 애걸복걸도 해 봤다. 그러나 무정하게도 내 블로그는 이런 주인 맘을 알아주지 않는다.

고객센터에다 '내 밥줄 끊어진다'는 제목으로 수정패치 등을 요구했다. 답변은 1시간여만에 도착했다. 쿠키 값을 삭제하고, 악성코드 제거하고, 플래시 플레이어 삭제 및 재설치 하고... 여러가지가 있더라.

다 해봤다. 그러나 진전된 것이 없다.

검색대에서 많은 해결책을 찾아봤다. 익스플로러를 업데이트하라? 곧장 세븐에서 에잇 버전으로 옮겨 탔다. 64비트가 안 먹혀 32비트를 받고 그리고...

아직 정성이 부족했나. 검색대를 다시 두드려보니, 이번엔 플래시 플레이어 10 버전이 그간 숱한 풍파를 몰고 왔다는 정보가 오른다. 오오, 이번엔 뭔가 실마리를 잡은 것 같다. 다시 삭제, 그리고 발품 팔아 9 버전을 받은 것 까진 좋았다.

어찌된 게 구형 버전 설치도 못하게 철저하게 막아주신다. 이를 막아서는 안내판엔 최신판이 아니니 어쩌구 저쩌구...

어쩌라구. 

'구'형 버전이 필요해 십 버전 대신 '구' 버전을 찾아 헤매다 설치하려 했더니 '구' 버전이 글쎄 '구' 버전이라고 신 버전인 십 버전을 받으라고 막아서니 날더러 어쩌라'구'. - 유상무상무 놀이

알약, 안철수, 브로드앤, 다음 클리너... 4개의 무료 백신을 연속 가동하며 바이러스 체크도 해 봤다. 아무래도 이 쪽은 아닌거 같애.

게다가 비스타 버전은 이... 이 뭐가 이렇게 어렵냐. 아직도 대개의 해결방안은 XP버전에 맞춰져 있음에 심각하게 다운그레이드를 고려케 만든다.

결국 OS 업데이트도 해당 소프트 다운그레이드도 인터넷 환경값 조절도 바이러스와의 숨바꼭질도 죄다 시간낭비였다. 

처음엔 이 모든 난관을 해결하고 같은 장애를 겪고 있을 티스토리 유저를 위한 가이드를 제공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게 안 된다. 정말이지 요샌 재밌는게, 외부에서의 운은 그럭저럭 들어오는것 같다만 내부에서는 일이 계속 꼬인단 말야.


한숨을 크게 쉬면 날이 밝아와~ 외투를 걸쳐 입고 나가볼거야~ 말도 하지 마~ 

- 노래하는 시인 서태지.

      
그렇다. 지금은 일요일 아침 6시 48분. 어제 새벽은 보험료 인상 고지서 때문에 이 날 새벽은 컴퓨터와 깊은 시름하며 여명을 맞는다. 에라 이 엉켜버린 라이프 스타일.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 긴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던 차에...

- 이순신 장군, 난중일기 중



오밤중, 이순신 장군은 긴 칼 앞에 두고 시름하며, 나는 20.1.인치 모니터를 두고 시름한다. 장군께선 외침에 대한 국가의 안녕과 백성을 위해 시름하시고 블로그기자는 블로그질할 개인의 자유와 네티즌의 알 권리를 위해 시름하니, 대왕 께선 또 이를 어여삐 여겨 스물넉자를 만드노니...

아아, 상콤한 브레인 샤워다. 망상에 있어선 세계 챔피언감이지 말입니다.

그리고.

한숨 푹 쉬며 바깥을 둘러보다 떠오르는 생각. 망상의 연장이다.


"나도 파워블로거였으면 좋겠다."


무슨 말이냐. 죽는 소리 하면 해당 블로그사가 곧장 장애 해결에 나서 줄 만큼 영향력 있는 유저였다면... 하는 것이다. 

예로 다음 쪽에 있는 한 파워블로거는 여러모로 많은 지원을 받는다. 일선에 나서 뛸 때 도움 받을 만한 것들이 꽤 있다. '다음에서 왔다'라며 로고가 찍힌 명함을 보여주자 로이터 통신에서 장소를 빌려줄 땐 실로 감탄하고 말았다. 

진중권 교수는 어떠한가. 한 때 구글 망명객이 되자 네티즌들은 '이런 거물 유저를 잃었으니 해당 블로그야 말로 큰 손실로 아쉬워 하고 있을 것'이라 평하기도 했었다. 

이렇듯, 지명도 높은 일류 블로거가 여러모로 블로그계의 귀빈으로서 의식되는 세상인 것이다. (그것이 정녕 블로그 회사의 파워 유저에 대한 것인지 아님 그저 사람들의 생각에 그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만) 

만일 나도 그런 파워블로거면 어땠을까 하고 망상의 날개는 점차 거대한 그림자를 드리운다. '아아! 나 정말 지금 블로그 장애 때문에 기사도 못 올리고 죽겠어예' 하고 기침하면 고객센터에서 '아니 우리 VIP 께서 죽겠다 하시면 우째 하당가'하며 원격 조정 서비스를 해 준다던지 혹은 곧장 날아와 AS서비스 기사님처럼 손수 내 컴을 어루만져 주신다던가 하는 허영과 사치의 뭉게뭉게 덩어리들. 그래, 나도, 속물이다. 권력과 명예와 개인의 영달이여, 내게로 오라.

...글쎄다. 누적 조회객이 한 천만 넘어서면 그제사 기대해 볼 수 있으려나. 지금의 나로선 십년 빠르군 그래.

출세해야 겠다. 파워블로거라는 이름도 이젠 엄연히 출세의 증거가 되는 세상의 중심에서 오티엘을 외치는 일요일 아침이다.


추신 - 태그 글 걸려다 말고 옆의 '파일첨부(0)'를 보며. 아악! 증말 이건 아니다!
  
추신 2 - 아아, 나도 그냥 서태지를 동경하며 아이돌 가수나 될 걸. 악플? 그까이거 뭐... 대충~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