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애 의원 "나도 블로거 출신, 함께 의정 하고 싶어"
'블로거와 함께 의정을' 블로거간담회
18일 저녁, 국회 의원회관.
분위기가 심상찮다. 자그니, 몽구, 커서, 한글로... 내노라하는 파워블로거들이 계속해 모습을 드러낸다. 특정 당에 있어선 달가울리 없는 인터넷 인사들의 내방.
국회에 모인다는건 의원 내지 정당인과의 미팅이 있다는 이야기. 아니나다를까, ‘블로거 출신’을 자처하는 새내기 국회의원과의 만남이 열렸다.
김진애 민주당 의원. 며칠전 비례대표로 원내진입한 의원이다. 블로거 출신이라는 소개가 거짓이 아닌 듯, 초대받은 이들이 이름을 대면 초면에도 불구 대개를 알아본다.
“그 유명한 몽구.”
“자그니 님도 유명하잖어요.”
“베이스볼 파크. 알아요”
거짓이 아니다. 블로거 출신이라는 소개대로 많은 이들을 알아본다.
다만.
“기자시라고? 어디, 블로거는 하시나?”
듣보를 자처하지만 그래도 혹시 했다. 그리고 역시였다.
괜히 왔어~ (그만) 다른 사람은 다 아는데~ (뚝) 나만 왜 몰라~ (띠리링~) ...싱긋.
- 요새 개그콘서트 안보면 이해가 어려울 수 있다
민주당 출신의 다른 의원들 블로그를 담당하는 이들도 대거 찾아왔다. 전병헌, 천정배, 문순C 블로그 운영자들이 찾아오자 대뜸 ‘왜 벌써 스파이들이 이리도 많이 찾아왔냐’고 묻는 김 의원.
이 날 자리는 블로거 출신 의원이 블로거들을 만나는 간담회. ‘블로거와 함께 의정을’을 제목으로 진행된 자리는 블로거들의 의정 참여 활성에 대한 논의장이었다.
한 블로거는 블로거들의 활동이 제지당하는 사연을 말하며 기자에 비견할 권한이 필요함을 말했다. 여기에 대해선 김 의원도 할 말이 많았다. 의원인 자신조차 국회 내에서 촬영을 제지당했던 사연.
“왜 위에선 찍는데 아래선 못 찍느냐. 찾아봤어요. 국회법 안에 그런게 있느냐. 명시된 법은 없어요. 그런데 묵계적으로 몇가지 ‘않는다’가 있어요. ‘먹지 않는다’, ‘찍지 않는다’, ‘박수치지 않는다’... 그래서 국회에선 박수 안치고 야유하잖아.”
김 의원은 일반인 출입이 제지되는 상임위원회 등지에 1인미디어 역시 제한되는 실정을 확인시킨다. 자유로운 출입을 원하는 블로거의 희망과는 거리감이 상당한 현실이다.
“블로거들에게도 기자증에 준하는 출입증이 발급됐으면 좋겠어요” - 미디어몽구
“완전 민원장인데 이거?” - 김진애 의원
사실 기자증 역시도 만사형통은 아니다. 최근 정식 프레스카드를 발급받은 본인이지만 역시나 국회 출입엔 예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었다. 혹시나 싶어 이를 목에 걸고 이날 회관 안내데스크에 서 봤으나 다이렉트는 없었다. 신분증과 출입증 패용 교환 절차는 그대로. 그나마 출입명목에 있어 ‘취재’라 밝히는데는 도움이 되려나. 상황이 이렇다보니 그 마저도 없는 일반인 신분의 블로거라면 ‘어디 가시게요?’란 질문에 ‘어디에 취재하러요’라 밝히는것 조차도 심적 부담을 배로 느낄 수 밖에. 김진애 의원은 국회와 자치단체 출입에 있어 블로거들의 편의를 생각해 보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한편에선 블로거들 사이에서 자체적으로 논의할 사안이 나왔다. 블로거들간의 커뮤니티가 부재하다, 뜻이 있다면 모이는 게 어떻느냐 등의 안건이 초반부 토의에 오른다.
“첫 모임인데, 이번엔 오려두기부터 해보죠”
김진애 의원은 보다 대략적인 프레임을 요구한다. 한편으로는 국회의원들의 블로그 활동 참여에 대한 현황에 대해서도 살짝 언급해 눈길을 끈다.
“옆에서 보니까, 상당수 의원들은 블로그를 무서워해요. 하긴 해야겠는데 어찌할지 모르겠다...그거죠. 물론 문순C 등 활발한 의원 블로그도 있어 왔긴 했지만. 반면 전혀 생각을 하지 않는 분들도 있고.”
의원들이 블로그 중심에 설 수 있지 않느냐는 블로그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블로그기자단이 실패했다고들 하는데, 사실 이건 갑작스런 일이었으니 실패할 수 밖에 없는 거거던요. 그리고, 의원들이 블로거 구심점에 오를 수도 있다고 보거던요.” - 커서
“의원들이 블로거를 어렵게 생각한다는건 결국 막연한 두려움 때문인데...” - 이스트라
“(내 한마디에 블로거들 플래시가 터진다면) 나야 좋지.(폭소)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내가 그걸 주도한다 뭐 그런건 곤란하고... 뭔가 그런 움직임에 있어서 새로운 에너지의 투입, 이걸 고민해 봐야 할것 같은데...” - 김진애 의원
블로그 운영에 있어 도중에 웃기 뭐한 이야기도 나온다.
“저같은 경우는 계속해 악플을 다는 사람이 있거든요.” - 자그니
“난 악플 샤워라도 한번 받아봤으면 좋겠네. (폭소) 뭐 한번 받아봐야 대처방안을 알거 아녀?”
“모 메이저 매체 기자 있으면 바로 기사 타이틀 나오죠. ‘김진애 의원, 악플샤워 받아보고 싶다’라고.” - 이스트라
그 타이틀 내가 쓰면 안 될까. 보시다시피 포기하긴 했다만.
김진애 의원 측은 이 날 자리에서 블로거들이 의정 참여에 동참하는 것에 대해 블로거들에 길을 묻고 싶다 했다. 반면 블로거들은 국회의원에게 요구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다. 김 의원 측은 앞으로 계속해서 이같은 모임을 계속해 이어가고 싶다는 뜻을 전해 왔다. 아울러 "첫 만남이 생각했던 것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만족스럽다는 의견을 내기도.
근데 이거 뭐냐.
한글로 님과 투샷.
"이거 완전 '그런' 사진인데" - 한글로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