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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시사

오늘이던 나의 예비군 훈련 올스톱! 어제 본 예비군들 뒷모습은...

오늘이던 나의 예비군 훈련 올스톱! 어제 본 예비군들 뒷모습은...



자. 어제 밝힌대로 전면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던(?) 나의 예비군 훈련.(http://kwon.newsboy.kr/1480
베스트에 걸리지 않았음에도 검색 키워드를 통해 네자리수 방문을 기록했다. 남일이 아닌 전국의 예비군 여러분들에 있어 얼마나 초미의 관심사였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리고. 5일. 원래대로라면 칼빈 소총을 반납하고 있었을 나, 민간인 버전으로 숨쉬고 있다. 역시나...

 

상황은 이렇게 종료되었다.

실은 어제, 글을 올린 후 오전 중으로 동사무소 계원에 전화문의를 했다. 대답은 아직 지령이 없다는 거였다. 발표 예정일이던 4일 오전에만 해도 어찌될지 모르던 상황이었던 것. 결정이 되면 곧바로 문자메시지를 발송할테니 그 때 확인할 수 있다는 게 답변의 요지다.

그리고 점심께에 들어오는 메시지 한통. 보시다시피 정말로 내 앞에서 딱 올스톱됐다. 전면중단의 첫날이 곧 내 예정일이었다. 
레드경보가 울린 신종플루가 참말로 무섭긴 무섭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절대적으로 예정을 지킬 것만 같던 향토예비군 향방작계 훈련이 물러나 버렸으니, 신판 마마호환이 따로 없다.

재밌는건, 정말 내 앞에서 딱하고 커트라인이 걸렸다는 것. 난 어제 취재를 마치고 귀가하던 도중, 일련의 예비군들을 봤다. 전투야상 지퍼를 열어젖히고 노곤해보이는 얼굴로 돌아가는 예비군의 모습, 그 표정은 하루 훈련 후 보여지는 피곤함과는 다른 성질의 것이었다. 여러모로 손해봤다는 표정에 가까웠다. 하루의 차이가 이렇게 크게 느껴질 줄이야. 마치 말년휴가 희망일과 혹한기 훈련 개시일이 딱 하루차이로 겹칠 때의 긴장감을 연상하게 한달까.  

...뭐, 잘 된건지 어떤건지. 어제 방문해 댓글을 달아주신 한 분은 '나도 6년차인데 7년차에 나가게 생겼다'며 당장의 연기가 아닌 이후의 재개 일정을 두고 푸념했다. 또 한 분은 '내일 좀 일찍 퇴근할 줄 알고 좋아했는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기도.

사실 훈련이 나쁘게 느껴지진 않는 사람이라, 연기돼도 그만, 예정대로 실시해도 그만이긴 하다. 가면 꼭 재미있는 일들이 있어 멋진 기사감이 나온다. 예를 들어 파츠탈착식의 칼빈소총이라던가.(지난글 참조 http://kwon.newsboy.kr/1300

그럼에도 이번 결정에 한순간이나마 희비의 차가 갈리는 것은 역시나, 어제 밝혔듯 특수성의 간택 여부 때문. 괜히 손해보는 기분, 또 이득보는 기분, 바로 그것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 이것도 각자 입장서 뒤집히겠다만. 최소한 '내 요대 어디갔지, 내 군화 옆집 바둑이가 물어갔나? 으악 내 고무링 터졌어...' 하던 분들은 나와 같은 일정이었을 경우 '째수!'를 외쳤을지도.

트랙백을 달아준 from615 님은 포스팅을 통해 당연한 결정이란 주장을 보였다. (http://from615.tistory.com/291) 늑장 대응을 한 정부당국은 반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말과 함께. 

좀 혼란스럽긴 하다. 신종플루 공포 속에서도 모 통신사에선 '신종플루 걸려보니 별거 없더라'는 민생달래기 기사를 내보이며 댓글 논란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적어도, 지난번 밝혔듯 검토 상황이던 3일 어느 네티즌의 댓글만큼은 고개를 두번 끄덕이게 만든다.

'예비군 위해 중단 검토하는 거 아닙니다. 현역조교들이 잘못됐다가 복귀해서 군 전체에 옮아가면 그땐 어떻게 할건가요?'

여튼. 학교휴교령으로 인해 불타는 학구열과 충실한 본능 사이에서 갈등하는 아이들아.
이 아저씨들도 쉰단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