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민주, 죽다 산 한나라..."이대통령 지지율 50% 맞나"
다음 라운드 미디어법 헌재 결정에 주목
예상했던 것 보다 싱겁게 끝이 났다. 5곳에서 치뤄진 재보선 결과 민주당이 수원, 안산, 충북 3곳에서 새 의석을 얻었다. 한나라당은 양산과 강릉에서 2곳을 보탰다.
각당 표정과 언론보도 동향에서 보듯 이번 결과는 단순히 한 좌석의 차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사실상 민주당의 압승으로 정리되는 것.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한나라당의 2곳은 처음부터 강세가 예상됐던 곳인데다, 전통의 텃밭인 경남 양산에선 당 대표까지 역임한 박희태 대표가 신인 송인배 민주당 후보에 심장이 터질 듯한 맹추격을 허용하는 바람에 승리의 의미가 다소 바랜 감이 있다. 게다가 송인배 후보는 당초 단일화가 논의되던 박승흡 민주노동당 후보와의 협상이 결렬된 터라 송 후보의 선전은 한층 무게감 있게 받아들여진다.
각 지역의 득표율에서도 이같은 경향은 도드라진다. 민주당은 승리한 3곳에서 다소 여유롭게 선두를 따냈다. 최대격전으로 예상된 경기 수원에서도 이찬열 후보는 3만8187표로 49퍼센트의 득표율을 기록해 3만3106표, 42퍼센트 득표율의 박찬숙 한나라당 후보를 6~7퍼센트 차로 따돌렸다. 박 후보의 네임벨류를 생각한다면 한나라당으로선 한층 더 뼈아프다. 후반 들어 표차가 점차 벌어지자 사무실마다 다소 일찍 표정이 갈렸다는 후문이다.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의 정범구 민주당 당선자는 3만1232표, 41퍼센트 득표율로 2만2077표 29퍼센트 득표율을 얻은 경대수 한나라 후보를 12퍼센트 가량 여유있게 앞질렀다. 충북 지역은 특히나 세종시 사업과 맞물리면서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편 경기 안산 상록을의 승부는 야당 단일화가 무산됐음에도 민주당 김영환 후보가 3000여표차로 승리해 실 표차 이상의 체감을 가져왔다. 단일화가 이뤄졌을시의 또다른 결과여부를 궁금케 하는 대목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강원 강릉에서 권성동 후보가 50퍼센트에 달하는 득표율로 여유있게 당선됐으나 사실상 이것이 내놓을 수 있는 성과의 대부분이다. 나머지 경남 양산은 당의 얼굴인 박희태 후보를 내세웠음에도 송인배 후보와 박빙의 줄다리기를 연출하며 맨 마지막에야 당선 윤곽이 나왔다. 두 후보의 차이는 박 후보 3만801표, 득표율 38퍼센트와 송 후보 2만7502표, 득표율 34퍼센트로 이번 선거 중 가장 땀을 쥐었다. 표차에선 안산보다 벌어졌지만 두 지역은 전체 투표수가 다른바 득표율에선 양상이 다르다. 결국 최정 집계결과는 불과 4퍼센트 차였다. 이를 바라본 네티즌들 중 다음 아고라 등 일각에선 민주와 민노의 단일화가 이뤄졌을지 충분히 뒤집힐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하게 하는 점은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야권이 유리하다는 설과 그 반증이다. 실제로 이번 선거의 39퍼센트 투표율은 예전 평균에 비해 다소 높은 수치였고 유리할 거라던 민주당이 정말 웃었다. 결국 잠재 유권자 표심은 야권에 더욱 유리하다는 예견을 또한번 복기하게 만들었다.
정치성향을 떠나 네티즌들은 이번 결과를 두고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정말 50%가 맞느냐'는 의문부호를 그리고 있다. 한동안 국정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야기하며 고무됐던 청와대와 여당의 모습과는 상반되는 결과였다는 평이다. 29일 오전 5시 현재 미디어다음 정치섹션 톱기사로 추려진 연합뉴스의 관련보도(http://media.daum.net/politics/view.html?cateid=1002&newsid=20091029004304521&p=yonhap)엔 300여 댓글이 오르내리는 가운데 한 네티즌이 "대체 언제 지지도가 상승곡선을 탔다는 거냐"고 물어왔다. 또다른 네티즌은 "지지도 상승이라 보궐선거 우세라더니 결과는 반대네"라고 웃기도.
재밌는건 선거 다음날에 있을 미디어법 헌재 판결과도 맞물려 이야기가 돌아가는 점이다. 미디어법 판결내용마저 위법성으로 넘어갈시 정부와 여권은 비상 체제가 불가피하다. 반면 민주 측은 미디어법을 놓고 정세균 대표가 걸었던 초강수 등을 내보이는 동시에 이번 선거결과를 이에 대한 '민심'이라 압박할 공산이 크다. 헌법재판소가 미디어법에서 민주당 손을 들어주면 강력한 원투펀치가 들어가는 셈이다. 물론 반대 경우라면 한나라당이 일단 한숨 놓는 정국으로 이어지게 된다. 선거 바람을 끄느냐 이어가느냐의 당락이 걸렸다 할 수 있다.
당초부터 하루 간격으로 이어지는 선거와 헌재 결정은 초미의 관심사였다. 첫 판은 민주당이 웃었다. 두번째 판의 결과가 주목되는 29일이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