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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시사

블로거를 대표해 서울시장 앞에 서보다

블로거를 대표해 서울시장 앞에 서보다 
블로그질 1년, 나의 서울시정 참석기 (후기) 



자아. 전기에서 잇습니다.

전기에서 밝혔듯 고러한 연유로, 저는 ‘파워블로거’라는, 제 그릇엔 맞지 않는 타이틀을 갖고서 서울시장 앞에 나서게 됐습니다. 22일 서울시청 서소문 별관에서 열린 행사 타이틀은 ‘고객감동 창의경영발표회 - 시민과 소통하는 힘, 창의’의 30회차입니다.


잠깐 설명하자면. 현재 서울시는 창의시정을 슬로건으로 시민 및 시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받아 행정 반영을 전제로 발표 및 시상을 전개 중이더군요. 한달에 두 번 열린다는게 담당자의 말. 이는 다시 ‘투자출연기관 창의경영발표회’와 ‘창의발표회’, ‘천만상상 오아시스’의 3가지로 나뉘는데, 이 날은 투자출연기관의 발표였습니다. 두 번째 것은 서울시내 직원, 세 번째는 서울시민이 발표 및 참가의 주체입니다. 


먼저, 이 날 발표작들의 내용부터 소개하죠. 총 58개 출품작 중 5개작이 본선에 올랐습니다. 나를 비롯해 열명의 일반평가단이 전자리모콘을 통해 9점만점의 점수를 매겨 최고점작이 최우수작에, 2위와 3위가 각각 우수상에 선정됩니다.



이 리모콘을 누르면...


달려라 황소야. 집계된 점수로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달리는데 뭔놈의 황소가 점프까지 합니다. 대단한...

첫 번째 발표는 복지 나눔을 시 차원의 예산에서만 해결할 것이 아니라 각 서비스업주 및 일반인들의 기부로 보다 활성화하자는 취지의 발표였습니다. ‘동네방네 꿈꾸는 디딤돌 이야기’(서울시 복지재단 사업지원부-심사평가부)는 자장면 한그릇의 나눔에 답이 있다는 말로 복지 지원의 동참이 어렵지 않음을 제안했죠.


두 번째 발표. 패션학도들의 취업 및 진출을 돕고자 개최된 ‘대학패션위크’를 알리는 자리였습니다. ‘한국의 마크 제이콥스를 키웁니다’(산업통상진흥원)는 그간 친지 위주의 쇼에만 머물렀던 대학 패션졸업쇼의 한계를 지적하며 각 대학의 졸업예정자들이 한데 모여 기량을 뽐내는 배틀 개념의 연합 패션쇼 ‘대학패션위크’(지난달 개최)의 첫 반응 및 정례화 희망을 알렸습니다.





세 번째 발표. 이 날 최우수상을 수상한 아이디어인 ‘오라 서울로 가자 세계로 서울글로벌 봉사단 W’(자원봉사센터)입니다. 이는 한국에서 지내는 외국인들이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끔 돕는 ‘봉사단의 봉사단’격인 '서울글로벌봉사단 W'를 소개하는 자리.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한국인들과 같이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도 언어적 장벽에 부딪혀 외국어교육 내지 통역에만 국한되는 현실을 지적하고, 보다 광법위한 봉사활동을 할 수 있게 돕는 취지의 단체입니다. 외국인들이 봉사활동을 나갈시 한국인이 함께 동참해 언어장벽 및 지리, 문화적 문제까지 해결한다는 거죠. 본선에 오른 다섯작 중 가장 현실적 접근이 가까워 보였던 점이 높은 점수의 원천이었을까, 이 작품은 평가단 전자평점에서 총 88점으로 최고점에 달했습니다. 


네 번째는 ‘두루두루 책마을로 책읽는 서대문 구현’(서대문구도시관리공단)입니다. 동네에 부족한 도서관 문제를 주민문고의 연합 구성으로 상쇄한다는 아이디어인데 문고 부족 및 수요 충족 난제를 타 지역문고와의 물자교류로 해결하는 상호대차서비스 등을 제시해 주목받았습니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시프트에 들어서면 신선한 공기가 먼저 반겨줍니다라는 장문의 발표.(SH공사)

현재 지하철 등에서 공공광고가 대대적으로 진행 중인 장기전세주택 시프트에서 환기시스템의 개선을 소개했습니다. 시프트 무장애주택에서 방문턱을 제거한 것이 실내공기흐름 원활화를 돕고 있음을 알리는 한편 전산유체역학 프로그램 시뮬레이션이란 모델링 실험으로 연구를 진행중임을 함께 시사했어요. 아울러 기존의 배기관을 없애고 대신 배기휀을 적용해 효율성을 높일 뿐 아니라 여기서 문제시되던 소음 문제 역시 고급주상복합주택에 채택되던 주택환기시스템을 임대아파트에도 적용함을 알렸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발표 종료 후 “우린 항시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시정 반영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자. 이날 행사의 스트레이트 정보는 이정도로 갈무리하고. 그럼 전기에 이어 졸지에 ‘파워블로거’ 명찰을 받아든(내가 쓰면서도 참 몸 둘 바 모르겠네) 저의 후기 감상을 덧붙입니다.


사실 기념촬영도, (좋은이야기를 전제한) 소감발표도 껄끄러웠는데. 둘 다 현장담당자에게 난색을 표해 양해를 구했습니다만... 정작 기념촬영시 이 분은 잠시 부재 중.(당신 일부러 그랬지?!) 저도 그렇게 해서 결국은 사진 한 장을 박아버렸습니다. 사진 속에서 음침한 놈 하나가 부유하고 있겠군요. 차림새 꼬락서니부터가 딱 레지스탕스...


평가단으로 참석한 것에 대한 소감발표의 경우는, “1분내외로 ‘좋은 이야기’를 부탁드린다”고 전달받았는데 “솔직한 감흥대로 이야기를 하고 싶으니 상황에 따라선 쓴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내가 부담스러운것이 아니라 담당자께서 부담스럽게 되실지 모른다며.

그리고 결국, 제 차례는 없더군요. 뭐. 발언권을 얻어도 나쁘지 않았겠다 싶긴 합니다. 만일 발언권을 얻었다면 인터넷 생중계가 되고 있느냐, 그렇지 않다면 진정 시민들과 폭넓은 소통 및 열린시정을 원할시 이를 검토바란다는 내용으로 전할까 궁리 중이었습니다만. “네티즌들에 있어 그 평가가 좋은 쪽으로 나올지는 장담할수 없으며, 어쩜 전시행정 아니냐는 부정적 반응으로 흐를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그 정도 노력이라면, 뭔가 진정으로 우리와 소통하길 원한다는 입장 어필 정도는 가능하지 않겠는가”라는 말을 덧붙여서요.

그런데 나중에 물어보니 이미 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중계가 이뤄지고 있다더군요.


행사에 대한 제 소감은 이렇습니다. 생각보다 ‘말랑말랑’했다. 좀 딱딱한 자리가 아닐까 했는데 의외로 말랑하더군요. 흥미있는 프리젠테이션에 신경을 썼달까. 시민 참여유도 시정이란 점에 있어 나쁘지 않았다는 생각입니다. 차후 수상작들의 시정 반영도까지 높다면 말이죠.


행사종료 후 나를 초대한 담당관과 전화통화를 나눴습니다.


“이 곳 담당자도 그러시더군요. 평가단 섭외가 어려우시다고.”


“그게, 색안경부터 쓰시는 분들도 있고...”


...내 이야기인가. 여러모로 경계했던 건 사실이니까. 전기에서 밝혔죠? 적진 잠입하는 기분이었다고. 그에 비해 행사 자체는 뭐, 딱히 그럴 필요가 없었던 터라 다행입니다.


하지만 꺼낼 것에 좋은 이야기만 있진 않아요. 필요하다면 쓴소리도 있어야죠. 제가 지적하고자 하는 첫번째는, 진정 시민 유도의 열린 시정을 꾀한다면 보완점이 필요하다는 거.




이 날 행사에서 시민 평가단으로 나선 사람들을 살피자면 개그맨 염경환 씨를 비롯한 유명인사도, 반대로 나처럼 철저히 물음표부터 그릴 사람도 있었죠. 다른 분들이야 다 훌륭한 분들일거라 생각합니다만, 나는?

이 ‘풋사과’가 파워블로거의 자리에 초대받는다는 점은 좋은 선택이었다고 할 수 없겠죠. 누적 방문객 수가 내것의 열배에 달하는 사람도 있습니다.(ex 블로그판의 아마데우스 독설닷컴. 같은 인터넷저널리스트로서 열폭하는 것은 절대 아냐. ...젠장) 보다 영향력 있고, 인터넷 상에서 많은 이들의 신뢰를 얻는 진정한 파워블로거가 나서야 제대로 된 다리 역할을 할텐데 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시상이 걸린 발표에서 평가를 내릴만치 식견이 있는 전문가도 아니고. 억지로 갖다붙인다면 ‘프로’라곤 할지 모르나 ‘익스퍼트’급은 절대 아니니까요.


아울러, 열린시정과 시민 참여의 뜻이 진심이라면 그 진정성을 어필하는 것에 대한 문제를 들 수 있겠군요. 특히 블로거나 네티즌들과의 소통 문제요. 관계자도 색안경이라 밝혔듯, 그리고 나 역시 껄끄럽다는 생각부터 했듯 현 시국에선 정부기관 행사참여에 많은 네티즌들이 거리끼는 것이 사실. 그리고 이는 누구의 탓도 아니요 다름 아닌 정부 측의 반성부터 필요한 것이 사실이니까요. 뭐 이거야 보다 사안을 확대할 측면이니 일단은 제쳐두고.


이 행사에만 초점을 맞춰볼시, 앞서 밝혔듯 네티즌들과 블로거들에게 널리 인정받는 공신력의 대표자가 나서주는 것 하나, 그리고 인터넷중계가 이뤄지고는 있다지만 보다 많은 이들에게 홍보하는 노력이 나머지 하나입니다.

      

마지막으로, 잠시 전에 제쳐뒀던 문제를 상쇄하는 노력 말인데요. 정치 토론장도 아닌 자리에 굳이 그럴 필요가 있겠냐 물을수도 있겠지만, 이렇듯 현시국에서 정부 및 여당에 있어 반감부터 갖는 이들까지 끌어안고자 한다면, 일반 평가단과 더불어 헤드테이블에 마련되는 국회의원 좌석에 한 자리가 더 마련되어야 한다는 게 제 소견입니다. 전기에서 밝혔듯 이날은 한나라당 의원만이 자리했고, 역시나 미리 밝혔듯 여당 측에서 대표자가 나섰다면 야당 측에서도 민주당이든 어디든 한명이 대표자로 나서주는 것이 바라보는 이들의 시선을 보다 부드럽게 만들어 줄 수 있을 테니까요.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