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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시사

세브란스병원 김 전대통령 빈소의 숨겨진 모습들-촛불, 동지, 화합...

김 전대통령 빈소 세브란스병원, 뉴스에선 볼 수 없던 모습들 
18, 19일 1박 2일 찰나의 상(狀) 

 
 
1. 추모의 빛

     


  
     
 

18일 밤 9시 24분. 세브란스 병원엔 불꽃이 만개했다. 스무개의 촛불이 피워올린 빛

누가 올려놓은 것인지 모른다. 정문 앞을 밝히는 추모의 불.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바깥에서 조용히 타오른다.

 

2. 97 대선의 경쟁자들, 순간 화합의 장으로

18일 저녁 6시 13분.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도어를 연다.

     
  
    


 


기자들 앞에서 그는 "슬픔을 금할 길 없다"며 "민주주의 거목이 쓰러졌다"고 간단히 심정을 밝혔다. 97년 대선 당시 그와 격전을 벌였던 그다. 당시 여당의 대권주자였던 그는 이제 야당의 총재로서 12년전의 경쟁자를 조문한다.

     
  
     
 


같은 시각, 앞서 조문을 마친 민주노동당의 두 사람이 걸어나왔다. 강기갑 대표와 권영길 의원. 하루가 지난 19일 저녁, 권영길 의원은 아고라 '네티즌과의 대화'에 "당신이 이겼습니다"란 글을 투고한다.(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2981708)

97년 당시 김 전대통령과 이회창 대표 등과 함께 대권에 도전했던 그다. 권 의원은 "참으로 야박하게 떠나셨다"며 "사람의 마음을 얻는 자가 승리한다고 하시더니, 국민의 마음이 오늘 당신에게 있다"고 있다고 그의 영면을 빌었다.

경쟁자였고, 네거티브 공세를 벌이기도 하던 이들이 그 '짝'을 잃은 날, 화합의 자리에 섰다.

 

3. 앉았다, 몰려들었다가, 메모 나누다가, 다시 풀썩...

     
  
     
 


이틀 내내 기자들은 정문 앞에 모여 누군가를 기다렸다. 바닥에 앉아 타이핑을 하다가도, 잠시 눈을 붙이고 있다가도, 바깥에 차량이 서고 누군가가 내려서면 '전투 태세'에 돌입한다. 정계 인사나 그 외 유명인사가 등장하면 곧장 몰려든다.

     
  
    


 


목소리 한 번을 듣고자 무릎을 꿇는다. 뒤에 늘어선 카메라 때문. 현장에서 보여지는 일종의 규율이었다. 그 프로의 법칙에 익숙치 못했던 나는 서 있다 등을 한번 '찔렸다'.

     
 


     
 


잠깐의 인터뷰가 끝이 나면, 이들은 한 자리에 모여 메모를 나눈다. 제대로 듣지 못한 이들에게 앞에 있던 이들은 그 내용을 복기시켜준다.

"금할 길이 없고... 그리고?"

"민주주의의 거목이 쓰러졌다..."

행여나 앞다퉈 두 사람의 인사가 겹쳐 들어서면 손이 더 빨라진다. 그것이 끝나면, 모두들 한 숨 돌리더니 다시 여기저기 흩어져 앉은 채 피로한 눈빛을 나눈다. 이틀내내 같은 옷, 구겨진 셔츠 깃, 땀에 젖은 얼굴로 동분서주하는 이도 있다. 교대할 인력이 아쉬운 이들끼리의 커버 플레이. 경쟁자면서도 동료의식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었다.

 

4. 일반 조문객들의 야간 행렬 外 무제

     
  
    


 


18일 밤 9시 46분. 일반시민들의 조문 행렬이 길게 늘어진다. 퇴근 후에 찾아온 이들일까. 늦은 시각에도 줄지어 마지막 인사길에 나선다.

     
  
    


 
 


1층 로비에선 사람들이 신문을 통해 비로소 전대통령 서거를 실감한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