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100만 돌파, 그간의 기록들 이모저모 들춰보니...
살짜기 잘난 척 하며 엣헴.
제 블로그가 100만명을 돌파했군요. 현재시각 2009년 8월 11일 밤 9시 45분. 100만 하고 1명을 가리키는 카운터. 제 오아시스에 100만명이 찾아와 물을 먹고 갔네요.
몇달 전 고재열의 독설닷컴(http://poisontongue.sisain.co.kr/)이 1년만에 1천만을 돌파했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습니다. 현재는 우와아, 1400만 돌파. 페이스가 더 대단해졌어요.
몽구님이야 뭐... 얼마전 1800만 찍은 거 봤지요. 이런 분들 비하면야 제 100만 돌파 쯤은 아주아주 작은 블로그의 동네 잔치 쯤 되겠네요. 메이저리그 메모리얼과 동네야구 기록부의 차이랄까.
하지만 그래도 뭐, 이만하면 보통 사람의 블로그 치곤 제법 잘해 온것 같기도 합니다. 9개월하고 18일. 대충 아홉달하고 반달만에 세운 일곱자리 기록인데, 그간 있었던 몇가지의 수치상 기록, 그리고 몇가지 강렬했던 기억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모쪼록 헛된 자랑질이 아닌, 저보다 훨씬 잘 나가 이 시점쯤엔 천만쯤 찍을 예비 파워블로거분들을 위한 포켓 속의 초심자 참고자료가 되길.
...그치만 이런 날은 이 보통사람, 자랑질 좀 해도 되잖아.
실제 기록 293일, 실질 기록 229일... 운영 중 공백 날짜는 총 64일
공식기록을 말할 것이지 실제는 뭐고 실질은 뭐냐 물으실테지요. 사실 이 블로그는 기록합산이 좀 복잡합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이 블로그는 공개되어 있는 개설일과 첫 글의 게시일, 카운터개시일이 죄다 따로 놀아요.
제가 이 블로그를 운영하기 전, 몇달치 앞서 나왔던 뉴스보이 기사가 오픈 당시 한꺼번에 과거 자료로 유입됐습니다. 작년 4월 글부터 들어있더군요. 하지만 사실상 10월에 출발했다고 봐야 합니다. 나중에 알리겠지만 그런 연유로 공식기록에 잡힌 글은 700건이 넘지만 실제 기록수는 줄어들 수 밖에 없어요.
운영일 카운터도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공식기록엔 6월 20일 오픈된 것으로 나와있습니다만... 방 구한 것(?)만 그 때지 사실상의 첫 출발은 좀 더 늦어져 역시, 10월부터가 진정한 첫걸음입니다. 이렇듯 글은 4월자 부터, 오픈기록은 6월부터, 허나 모든 것의 실제는 10월부터라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어요.
제가 주장하는 실제 오픈 날짜는 2008년 10월 23일. 방문객 카운터가 돌기 시작한 날을 첫 날로 잡았습니다. 실은 이보다 며칠 더 빨랐지만 제가 호기심에 카운터를 초기화 시킨 터라, 쬐금 손해봤군요. 이렇게 주먹구구로 계산해보니 오늘, 2009년 8월 11일까지 운영된 날짜의 합산은 293일입니다. 일주일 빠지는 300일이네요.
그러나 실질 기록이란걸 살피자면 다시 여기서 64일을 빼게 됩니다. 그간의 날짜 기록 중 포스팅이 없던 날, 그 드문드문 보이는 공백을 합해보니 총 64일이거든요. 이 날들을 기록상의 휴일로 친다면 293일 중 실질적으로 포스팅을 쉬지 않은 날은 29일.
글쎄요. 그래도 이만하면, 거짓말 조금 보태 쉬지않고 꾸준히 운영을 했다고 할 수 있겠지요?
글 등록수 386건, 건당 3000명 남짓, 달 평균 10만명 남짓 조회객?
카운터가 100만을 가리킬 때까지 그간 업데이트한 글은 386건입니다. 카운터 개시 전 기록수치는 전부 뺀 기록이죠. 개시 이래 293일이 흐를동안 386건을 등록해 100만을 찍었습니다.
평균을 어림잡아 보면... 건당 3000명에 좀 못미치는 방문객을 데려온 건가요.
물론 카운터가 시작되기 전의 글 중에서도 추후에 좀 읽히면서 집계 숫자를 어느정도 보탰을겁니다. 어디까지나 어림짐작입니다.
10달을 조금 못채워 100만이니, 달 평균은 10만명 가량이겠네요. 허나 사실은 들쭉날쭉합니다. 30만을 넘겨버린 달이 있는가 하면 2만명을 조금 넘긴 달도 있으니 말이죠.
rss는 '제로', 불명예 기록
불명예 기록도 있습니다. 이때껏 구독자가 제로군요.
. . .
인간관계 한번 기차게 서투르네요.
뭐... 구독자 하나 없이 잘도 여기까지 왔네 하고 위로할 수도 있겠군요.
가장 기억에 남는 포스팅, 역시 7억짜리 희망
그간 다음 뷰에서 받은 특종상은 총 4건입니다. 역시나, 미디어몽구나 독설닷컴, 한글로 님과 같이 그 영광의 기록이 주렁주렁한 언터처블 급에 비하면 어마무지막강하게 수수한 기록.
그런데 그 중 2건이 모두 같은 취재원을 통해 나왔어요. 첫 특종이자, 첫 다음 홈페이지 메인이자, 지금껏 가장 많이 읽힌 글이기도 한 지난해 11월의 아연이네 가족 이야기가 그 중 첫번째.
제겐 놀라운 기록이었습니다. 그리고 진정 기적같은 순간이기도 했죠. 그 글을 쓸 때, 진정 속으로 어떻게든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이들이 읽어야 한다고, 읽히도록 해야 한다며 되뇌이고 되뇌이며 썼습니다. 아연이 아빠 역시 "기적은 일어날 거예요, 믿으면 이뤄져요"라고 취재를 마칠 때 전해 왔었죠. 그 말에 기대를 걸고 새벽 내내 써내려갔던 글.
정말 기적이더군요. 메인에 올라 만 하루 새 30만명 가까운 이들이 글을 읽었습니다. 제 100만 기록중 3분의 1을 이 기사 하나가 차지한 셈이네요. 이 글만큼은 많이 읽혀나가는 것이, 곧 보람과 일치했기에 맘 놓고 기뻐할 수 있었습니다.
그 7억짜리 희망이, 지난 6월 또 한번 특종을 가져다 줬더군요. 아연이 아버지는 제게 감사인사를 전해왔지만... 여러모로 제게 있어서도 그들은 고마운 가족들입니다. 한편으로는 블로그가, 그리고 그것에 상당부분을 의지하는 별볼일없는 프리랜서기자가 잠깐이나마 제대로 된 기자와 언론사를 대신해 누군가의 빛이 되어 줄 수 있음에 감격했던 기억입니다.
반면 무척이나 기대했는데 묻히는 일도 꽤 많았죠. 그건 다음 기회에 이야기해볼까요.
이런 식으로도 블로그 명맥을 이을 수가 있더라
전, 다른 블로거들이 말하는 성공비결과는 여러모로 반하는 것들이 많았던 블로거기자입니다. 말그대로 '블로거 + 기자'였지요.
댓글 달리면 무조건 다 답해주라는 게 그 블로거 비결록들의 정석 1항입니다. 분명 저도 댓글에 상당수 답글을 달았습니다만... 생각해보니 확실히 답글 안 올린 케이스가 훨 많군요. 댓글은 필요에 따라 달되, 말그대로 필요한 만큼만 달았다고 할까. 방어가 필요하던가, 악플에 대한 역습이 필요하던가, 혹은 진정 감사 인사를 전해야 할 때... 그럴 때를 생각하며 나름 정했던 일정량의 선을 넘지않도록 조율해 왔습니다.
'기자는 기사로 말한다'라는 기성 기자의 마인드와 '들어오는 모든 이들이 인연이요, 친구'라고 하는, 블로거에 대한 제 나름의 해석을 양 측에 모두 두고서 매번 저울질했군요. 뭐... 제 포지션 자체가 그런 탓도 있고, 내 고집 때문인 탓도 있고 그렇습니다.
기사도 그렇게 블로거틱한 글과 기사틱한 글을 적절히 혼합하던지, 혹은 분량의 밸런스를 맞춰 올렸네요. 한 발은 기성 저널리즘에, 한 발은 블로거의 영역에 두고 '하이브리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순전히 '성적'만을 관점에 두고서 파워블로거의 정석을 말한다면, 전 완전히 반한 것도, 완전히 받아들인 것도 아니고 딱 반타작 하기 좋은 위치를 고수했습니다.
그 때문에 rss 제로의 불명예 기록이 나왔는지도 모릅니다. 좀 더 좋은 기록을 올리려면 역시나, 블로거의 정석에 다가가야 할까요.
다만, 확실한 것은 처음 시작할 때에 비해 지금은 블로그의 영역에 꽤나 많이 가까워졌다는 것. 블로그가 생소하던 초반엔 이것 저것 금기로 삼았던 리미터가 하나 둘 풀려나가더니 이젠 뭐... 아마도 처음 수습 딱지를 달고서 기자수업을 할 때 이것저것 가르쳐주던 국장이 지금의 나를 본다면 '넌 기자도 아냐'하고 고개를 저을지도 모르겠어요.
매일같이는 아니라도 꾸준히 포스팅을 이어간 것은 '쉬지 말고 꾸준히 관리하라'는 블로거들의 정석을 잘 지킨 사례입니다. 뭐, 이것도 역시 계약이라는 일종의 개인 사정으로 인한 것이지만 그 덕분에 다음 뷰에서 추천표를 주시던 분들이 잊지않고 자주 찾아와 주시더군요.
세세한 부분에 대해 신경을 쓴 점 역시 어느정도는 댓가가 돌아오더군요. 다음 뷰에 전송시 제목은 최대 25글자를 넘지 않도록 한다라던가, 태그에 어떤 키워드를 달아야 하나 하고 고민하는 거, 그리고 등록할 때마다 적절한 시간을 가늠하는 것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재미를 붙이는 데 있습니다. 글을 올리고, 여기에 사람들이 이를 읽어주며 반응하고, 나 역시 글을 읽으며 거친 부분, 매끈한 부분을 평가해 보고...
당장의 성과에 연연하지 말고 내 기록 하나를 남긴다는 즐거움으로 운영하다 보면 나 자신만의 반짝반짝한 보물 하나가 세공되어 나오는 것만큼은 확실하더군요. 그리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귀한 인연을 얻을 수 있죠. 세상은 자기 하기 나름임을 깨닫게 해주는 공간.
때론 '블로그를 통해 무엇을 사람들에 전할까'란 고민이 자신의 능력을 끌어올리게도 합니다. 아이디어로 고민하다 보면 일상생활 속에서 그것을 골라내는 시각과 사고가 절로 좋아지더군요. 유연해졌다고 해야할지, 넓어졌다고 할지.
블로그는 진정 인터넷 상에 존재하는 '소우주'일지도 모릅니다. 세인트들처럼 '폭발'시킬수도 있고, 반면 깨달음의 연속인 소우주가 될 수도 있고.
혹시 글을 읽다 '난 블로그 해봤는데 도저히 사람들이 안 모이더라, 그래서 접었어'라고 고개를 젓는 분 있나요. 아직 마음이 떠나지 않았다면 다시 한번쯤 재개해 보심이 어떻습니까. 재밌어요, 블로그.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