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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

북경A4님 인터뷰 - 중국서 한국인 개인정보, 딱 좋은 먹잇감

[인터뷰]"중국서 한국인 개인정보, 딱 좋은 먹잇감"
개인정보 밀거래 고발한 '중국통' 블로거기자 북경A4님


 

지난 19일, 한 북경 현지 블로거가 개인정보 밀거래 실태를 고발했다. (http://beijinga4.tistory.com/entry/중국-내-한글사이트로-계좌-암거래-진행)

업데이트 직후부터 화제가 된 블로그기사는 다음블로거뉴스에서만 12만명이 다녀갔고 추천수는 130대를 기록하는 등 네티즌 사이에서 큰 반향을 얻었다. 그리고 우연일까, 이틀이 지난 21일부터 국내 주력 신문사가 앞다퉈 해당 소식을 보도했다. 블로거기자의 존재감을 또 한번 느끼게 한 셈이다.

좀 더 자세한 현지 상황, 그리고 '중국통'을 자처하는 그를 알고 싶어 '정중히' 인터뷰를 요청해봤다. 안내말씀 올리건데 뉴스보이는 인터뷰 대상을 존중합니다.

다행히도 흔쾌히 응해준 호탕남. 즐겁게 인터뷰를 진행하고 말미에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나요?"

"으음, 기자님. 질문이 너무 많아요..."

"...앙탈 부리지 마요."

다시 안내말씀 드리는데 뉴스보이는 인터뷰 대상을 존중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북경A4님의 모습



"중국서 한국인 개인정보, 딱 좋은 먹잇감" - 개인정보 밀거래 고발한 '중국통' 블로그기자 북경A4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먼저 잠깐 본인 소개 부탁드려요. 실명도 공개해주시면 안되려나? 하하.

안녕하세요, 북경A4입니다.

실패한 10대를 생활을 다시 복구하고자 ‘중국’이라는 나라를 선택, 유학중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유학을 선택하고 중국 유학의 경쟁력도 점차 줄어가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중국에 와 공부를 하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해외에 유학하는 모든 사람들이 같은 고민을 합니다. “어떻게 졸업 후 취직할 수 있을까?” 사실 언어만 배우려면 차라리 한국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그 나라에 가서 유학을 하는 학생이라면 그 나라 문화와 함께 배우고 오셨으면 합니다. 저 역시 지금 배우고 있고 아직 배울게 많은 학생일 뿐이지만요.

역시 실명은 안되려나... '중국통 되기'를 희망하시던데 이는 잘 진행 중인가요?

블로그 제목을 무엇으로 정할까? 고민하던 중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말씀하신 ‘중국통’이라는 단어가 갑자기 떠올라 ‘중국에 왔으니 중국통이 한번 되어 보자.’ 라는 생각에 ‘중국통 되기’라는 명칭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중국’이라는 나라는 너무 넓어서 평생 배워도 모자랄 것 같습니다. 물론 어느 나라든 그 나라 통이되는건 쉽지 않겠지만요.

19일 블로그 기사를 보니 가히 충격적이던데. 

솔직히 다음에서 좀 오보성 업데이트를 한 점이 있습니다. 원제목은 '중국 내 한글사이트 계좌 암거래 中'이라는 제목이었지만, 다음에서 ‘옥션 해킹 뒤 중국에서 계좌암거래’라는 문구로 메인에 띄워놨더군요. 아직 옥션 에서 유출된 계좌가 중국에서 암거래 되고 있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2차 피해 우려가 있는 계좌를 암거래 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라는 겁니다. 옥션에서 해킹한 계좌와 개인정보를 이용하여 보이스피싱 같은걸 이용해 금전을 유출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계좌를 통해 거래를 한다면 범인을 잡기는 무척 곤란합니다. 중국은 아직 전산화 시스템이 약해 이렇게 받은 외화는 1주일 뒤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되어버립니다. 중국의 전산화에 대해서 간단히 애기하자면, 중국에도 도로에 과속 카메라가 있습니다. 지방에서 과속카메라에 찍힌 정보는 본 지역에서는 무용지물이 되어버립니다. 전산의 공유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죠. ‘한자’라는 장애 때문에 IT 선진국 계열에 들 수 없는 현실이죠.

흐음. 일부 웹 사이트명은 직접 기재도 하셨던 걸로 봤는데... 밀거래 중인 곳들이 어떤 어떤 사이트라고 하셨죠?

O2sky... 음악, 영화 제공사이트 입니다. Imdj, 음악 전문제공사이트입니다. korean3040, 조선족 30대 40대 전문 공유 사이트입니다. yb88, 연변 포탈 사이트고요. 전부다 조선족 사이트입니다.

이 밖에도 수많은 한글 사이트 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다시 확인한 결과 계좌 관련된 거래 내용들이 몽땅 다 사라져 버렸더군요. 역시 매스컴의 위력을 실감하네요.


한글 사이트만 말씀하셨던데, 사실 중국어로 암거래가 성행중인 사이트도 그 이상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혹 여기에 대해선 찾아보신바가 없으신지.

기사를 쓰기 위해서 찾아봤지만 중국 사이트 내에서는 찾기 힘들었습니다. 주로 거래위주의 사이트 들을 확인했는데 한국 정보 관련 거래는 없더군요. 하지만 예전부터 한국 이름 플러스 주민등록번호는 많이 돌고 있습니다. 한국 사이트 가입을 위한 중국인들이 사용하는 정보들인데 보통 게임관련 사이트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죠.


우리나라 계좌가 중국 국민들에게 저렇게 많이 쓰일만한 특별할 이유라도 있을까요? 그저 중국에 도피 중인 한국인 범죄자 혹은 도주자들의 신변 위조에만 한할 줄 아는 분들도 있을 텐데.

우선 몇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대부분의 한국 사이트들은 실명제로 운영한다는 것입니다. 외국 사람들이 한국 사이트를 이용하려면 이러한 신분증이 필요하기 때문에 충분히 사용 가능성이 있는 현실입니다.

둘째, 온라인 게임거래입니다. 특히 중국인 사이에서 최근 떠 오르는 신종 직업 중 하나가 게임 아이템 판매입니다. 캐릭터를 양성하여 수집한 아이템을 게임캐시로 변환 후 현금으로 판매하는 과정이죠. 예전에 아는 분이 직접 이렇게 일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하루 8시간 기준 수익이 3만원 정도 됩니다. 한 달이면 대략 90만원 중국인 월 평균 수익 30만원으로 봤을 때 아주 높은 임금이죠.

저러한 거래가 옥션 사태가 터진 2개월전부터 홍수인가요, 아님 이전 날짜에서부터 암암리 진행중이던가요? 본인 의견으로는 옥션 사태 피해자들 것이 현 상황을 급증시키고 있다 보십니까?

검색결과 2개월 전부터 거래가 터진 것 같지는 않아요. 그 전부터 계속 거래되고 있었죠. 특히 2000년부터 급성장한 온라인 게임 때문에 더욱 심해진 것 같아요. 한국 개인 정보 유출은 그 전부터 계속되어 온 것 같아요.

옥션 같은 유명한 웹사이트가 크게 터져서 그렇지 그 전부터 소리 소문 없이 많은 웹사이트 들이 해킹 당했을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일명 무명사이트 들도 실명제(신분증 등록)을 사용하니까 말이죠. 그냥 '韩国身份证'이라고 조회 해 보았는데 정말이지 너무나 쉽게 신분증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정보 유출문제로 소개된 사이트는 비공개)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정보 유출이 있었는가! 경악했습니다.
웹사이트 실명제 운영에 이젠 반드시 변화가 필요해요.

그리고 일명 보이스피싱에 대해서도 잠깐 이야기를 붙이죠. 일반 네티즌들이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보이스피싱의 피해액이 얼마나 되겠나하고 넘기는 거죠. “그거 누가 속아? 속는 사람이 바보지!”하는 말들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하지만 통계를 보면 지난 6월부터 올 4월까지 발생한 보이스피싱 사건만 3047건, 피해액은 238억에 이른다잖아요? 저 역시 보이스피싱 관련한 내용을 게재한 적 있는데 대략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지인이 보이스피싱의 피해를 입어 경찰소로 달려갔으나 경찰소에서는 “서류제출 하고 집에 가서 기다리세요.”이랬다더군요. 가볍게 보는 거죠. “좀 신중히 처리해 주세요.” 라고 말했더니 “쌓인 문서 한번 보세요. 그쪽같이 당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라는 식으로 대답해 실소했답니다. 전 옥션 사건으로 인해 보이스피싱 문제가 분명 확대될거라 우려하고 있습니다.

기사 중 확인하신것만 1백만건에 700억원대라고요...

700억은 확인한 것이 아니라 예상한 액수 입니다.
100만 명의 계좌 유출자와 1건당 7만원에 거래시 700억이 되는 거죠. 하지만 생각만으로도 엄청난 수치죠.

기사 말미에 한국 측의 중국 당국과 수사 협조 등 대책을 말씀하셨고, 또 직접 수사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수사에 기사가 도움이 될 것을 언급하셨던데, 말씀하신대로 한국 측 수사및 중국 당국과의 협조가 곧바로 이뤄질 거라 보시는지. 검찰 측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솔직히 국제법이란게 강제력이 없어 수사공조가 어렵다"고 난색을 표하던데...

제 생각에도 아직 힘들 것 같습니다. 범인이 확실히 중국인 이라는 근거가 없기 때문에 중국 당국에서도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 봅니다. 예전 해킹 관련된 보도를 참조 하자면 한국 사이트 보안이 부실해 많은 중국 해커들이 한국 서버를 통해서 해외로 넘어간다고 하더군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이 한국에서 늘 일어나는 현실인 것 같습니다.


추천 수라던가 반응이 상당히 좋았지요, 이 정도 반향이 일 거라 예상하셨나요?
늘 쓰는 블로그뉴스라서 이런 반응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저의 블로그는 일종의 일기장 입니다. 그냥 제 생각을 자유롭게 표출하는 개인 홈페이지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 주니까 마냥 기쁠 따름입니다.

다만 이거 하나. 중국 관련된 블로깅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공감하는 문제 중 하나가 댓글입니다. 중국에 대해서 좋은 글을 쓰면 “너 중국인이냐?” “짱개아냐?” 이런 대책 없는 댓글이 많이 딸려옵니다. 그렇다고 중국에 대해서 나쁜 기사를 쓰면 좋은 댓글이 달리 느냐? 그것 역시 아닙니다. 글은 제대로 읽지도 않고 중국에 대한 악감정만 표출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더군요. 특히 조선족 분들이 항상 저의 블로그를 견주고 있는 듯 합니다. 한국사람들이 조선족들에 대한 악감정이 정말 심각한 수준에 이르는 것 같습니다. 어느 조선족 친구는 한국에서 태어나 고등교육을 마치고 중국으로 오게 됐지만 한국인 관련 행사는 참가하기 무섭다고 하더군요. 조선족 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사람들이 회피한다는 것입니다. 같은 사람인데 조선족 이라는 이유로만 말이죠.

제가 확인해 보니 유용한 정보란 호평 외에도 허위내용, 날조, 혹은 합성사진 등을 주장하며 조선족과 중국인들을 매도한다는 비난이 함께 쏟아지던데...

허위내용도 아니고 합성사진도 아닙니다. 실제로 조선족 사이트에서 거래되는 계좌에 대해서 쓴 것인데 옥션에서 유출된 계좌가 아니라며 비난하더라고요. 이는 다음 측의 와전 때문입니다. 하지만 불법 암거래 라는 것에 있어서는 틀림없는 사실이고 옥션 사건에 있어 제2의 피해장소가 될 우려가 충분히 있는 사이트였기에 기사화한겁니다. 조선족이고 중국이고 이런걸 떠나서 이러한 불법 운영 게시판은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으음, 그렇다면 중국 현지 소식을 전하다 기분 언짢은 일이 많겠네요.

처음에는 솔직히 기분이 언짢았습니다. 지금은 그냥 ‘어차피 댓글일 뿐이야!’라고 체념하고 있고 말도 안 되는 댓글은 그냥 무시해 버립니다. 하지만 욕설로 인한 문제로 인해 최근에는 운영자 허락 하에 공개하는 방식을 채용해 욕설 관련된 댓글은 비공개 처리하고 있습니다.

청와대도 뚫렸던데, 이 역시 중국 측 해커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 보시는지.

중국 측 해커 소행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웜 바이러스 같은 바이러스 해킹을 당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예요. 자체 보안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무척 의심스럽고 실시간 감시 시스템 자체가 없다고 밖엔 생각안되네요.

사실 국민은행, 옥션, 청와대는 시작에 불과한게 아닐까요? 한국에서 계속 이런 허술한 보안 시스템을 운영하는 이상은 전 세계 해커들의 먹이가 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중국 현지의 네티즌이나 지인들을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보실텐데, 저들도 한국인 정보 도용 세태에 대해 잘 알고 있나요?

중국 친구들은 전혀 본 사건을 모르고 있고, 제가 설명해 줬을 때 “아! 그런 사건이 있었구나!” 하는 반응을 보이더군요. 항상 중국 신문사이트에서 신문을 보고 있는데 옥션 관련된 사건이 20일 늦게 쯤에서야 보도되더군요. 보통 http://www.sina.com/에 보도된 이런 기사들은 중국 네티즌들의 엄청난 댓글들이 쏟아지는데 한 명의 네티즌이 댓글을 남겨뒀었습니다. “중국은 뭐 안전한가?” 라는 문구의 댓글이었습니다.

왜 유독 한국 개인정보만 이토록 저들의 밥이 될까요?

제 의견은 이겁니다.

많은 국가에서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렇게 대부분의 사이트에서 실명제를 운영하는 국가는 한국뿐이라 생각합니다.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타오바오(http://www.taobao.com/)사이트에서 옥션과 같은 방식으로 후불제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신분증을 요하지 않고 계좌도 등록시키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 입력 방식을 사용하여 흔적이 남지 않게 됩니다. 서로간의 불신이 만든 제도이기도 하면서, 웹 상 정보를 남기지 않는 최선의 방법이기도 합니다. 보안 프로그램이 아무리 발전되어도 해커들은 항상 그들 머리 위에서 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사이트가 해커들의 공격 대상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한국 현지에서도 이 때문에 주민번호 입력 철폐 등 여론이 조성 중입니다. 이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주민등록 입력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주민번호 입력 관련에 대해서 얼마 전 외국 친구들에게 “너네 나라는 웹사이트 가입시 이렇게 신분증번호를 입력하느냐?”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는데 미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친구들 하는 말이 “신분증 번호 그런 게 왜 필요해?” 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야후 가입할 때 신분증 번호 필요해?” 라고 물었는데 “아니! 없어도 되는데?” 라는 것입니다. “이런! 한국야후에서만 주민등록 번호 넣어라 하는구나!” 하고 생각했죠. 하지만 실명제 제도가 없어져 버리면 인터넷 문화의 폐단이 우려되기도 하네요. 주민번호 입력 외에 새로운 인증 방안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중국인들에 있어 한국 네티즌과 인터넷 문화는 어떻게 비쳐지고 있나요?

중국인들이 보는 한국의 인터넷 문화는 높게 평가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고 중국에서 많이 모방하고 있는 현실이죠. 예를 들어 지식인 같은 시스템이죠.

중국 유학 2년차인걸로 들었는데, 생활에 있어 잠깐 소개해주신다면? 그리고 블로거기자로 현지소개를 하실때 어려운 점은?

유학 2년차 라고 하기 쑥스러울 정도로 중국에 대해 너무 모르는 것 같습니다. 블로거기자로써 중국에 대해서 소개한다면 중국은 정말 넓고 지역마다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어느 한 지역의 모순점을 가지고 중국 전체를 평가한다면 큰 오산입니다. 항상 중립의 입장에서 객관적인 기사를 쓰려고 노력하지만 현실상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앞으로 계속 객관적인 중국 블로거 기자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오늘 대단히 감사합니다. 중국 현지 소식통 블로거 기자 북경A4 님이었습니다.


<뉴스보이> 권근택
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