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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라이프

비 오는 날 듣고 싶은 노래 6선 - 폭우에 근심어린 당신을 위로하며

비 오는 날 듣고 싶은 비오는 날의 노래 6곡


폭우다. 이거 대체 며칠째야. 아주 갖다 붙는다. 지금은 7월 14일, 덕분에 전혀 덥지 않은 초복이지만 호우 피해는 제발 사절이다. 
지난 봄엔 너무 가물었고 장마도 한번 지연된 탓에 처음엔 반갑게 맞았던 비였다. 하지만 넘치면 모자라느니 못하다고, 오늘 좀 심하군. 창문 밖을 내다보니 '퍼다 붓는다'란 말이 절로 나온다.




...그만 와 쓰바.

펑크. 펑크. 이것은 오프라인 취재를 염두하던 머릿 속에서 터지는 소리입니다. 간만에 소식 접했던 영화 야외 무료시사회는 우천으로 실내 변경, 부대행사는 취소. 이런저런 집회 및 행사 소식도 있었으나 의욕지수는 떨어지고 귀차니즘 지수는 팍 오르는구료. 찾아갔다가 급작스레 취소... 뭐 이런 거에 대한 부담지수도 급상승. 한강 상황이 어떤지 양화대교 쪽으로 취재 나가 볼까.

헌데 또 하나 올라가는 지수가 있다. 센티멘털 지수. 갑자기 듣고 싶어져 검색하게 되는 '비 오는 날을 노래한' 노래들. 뭐, 폭우는 낭만의 비와 거리가 멀지만.
그렇게 해서 빗속으로 나서기 전, 이렇듯 태평한 글이 하나 먼저 나가는 것이었다. 한편으론 모쪼록 글이 끝날 즈음 비가 잠잠해지길 바라며.


1. 이적의 RAIN

빼놓을 수 없는 노래. 맨먼저 떠올랐던 노래다. 1999년 발표, 2000년에 팬들에게서 사랑받았다. 그리고 벌써 10년, 정말 간만에 뮤직비디오를 함께 감상한다. 참고로 저작권 문제는 소유사인 신촌뮤직을 통해 미리 허락 받았다.



저작권 - 신촌뮤직

이적의 솔로 데뷔 앨범에 수록된 곡. 이 앨범 테입을 구입한 건 오직 이 노래 때문. 대학시절 꽤나 들었다. A면 마지막 곡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전반적으로 실험성이 다분했던 타 수록곡들과 달리 이 노래 하나만큼은 대중적인 코드로 적응 기간(?) 필요 없이 곧장 만인에 사랑받았다. 여기에 그만의 독특한 냄새가 짙게 배어 있어 함께 수록된 '해피엔딩'과 즐겨 들었는데 반복해 들어도 질리지 않는 매력이 있다.  
해서 군 시절 빗 속에 레인코트 입고 보초근무 설 때면 곧장 '오늘도 이 비는 그치지 않아' 하며 흥얼거렸다. 10년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비만 오면 생각나는 곡.
아, 그렇구나. "오늘도 이 비는 그치지 않아..."로 시작되는 가사가 폭우 속의 지금은 반갑지 않을수도 있겠다.
헌데 당시, 폭우 속 작업에(배수로 공사는 물론 팔자에도 없는 배추, 무 밭 정리까지 했다) 남들은 죄다 쓰바쓰바 거리건만 나 홀로 이 노래를 흥얼대며 센티함을 즐겼으니 어찌된 인간이야?



2. 장혜진의 우(雨)

장혜진의 3집 앨범에 수록됐던 곡. 개인적으로는 시대를 초월한 명반으로 꼽는 앨범이다. 거짓말 아니라 1994년에 발표된 앨범 속 곡들은 15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들어도 올드한 느낌없고 하나같이 무난하다. 유행을 전혀 타지 않는 것. 중학시절 역시나 테입으로 구입했는데 특히 이 노래를 좋아했다. 왜 리메이크곡이 안 나오는지, 어째서 금X 노래방에선 부를 수가 없는 것인지 심히 불만스럽다.

                   다음 뮤직에서 캡처

이적의 레인과 더불어 개인적으로 비 오는 날 함께 떠올리며 찾게 되는 곡.


3. 조정현의 비애
 
이 노래 알런가 모르겠다. 1992년도엔 여러모로 좋은 곡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던 시기로 기억한다. 서태지와아이들의 출현을 비롯 박남정의 복귀, 넥스트와 현진영, 이현우와 015B, 김종서와 박준희, 초콜릿 광고에서 고현정과 함께 등장한 김민종 손지창의 더 블루 등 아직도 회자되는 명가수, 명그룹이 한데 모였던 시대. 이 때를 기점으로 국내 가요들이 급속히 모던화됐다.
여기서 꾸준히 롱런했던 조정현이란 미남 가수가 있었다. 그의 대표곡으로 깔끔한 보이스 처리가 돋보이는 발라드 곡이 바로 이 노래. 
'비가 내리는 슬픈 밤이면...'으로 시작되는 노랫말이 슬픈 사랑을 읊는 이 노래의 배경을 그대로 보여준다. 붉은 장미 한다발을 든 검은 자켓의 미남자가 비오는 밤 거리 공중전화 박스 안에 서 있는 이미지가 어렵지않게 그려지는 노래. 
만일 한 템포 빨리, 솔로 남성의 발라드 전성시대였던 80년대 후반즈음 공개됐다면 가요톱텐 1위에 올랐을 법 하다. 
내 기억으로 이 노래의 가요톱텐 최고 기록은 8위였다. 


4. 양수경의 사랑은 창밖의 빗물 같아요

이상하게 갈수록 올드해지네. (이러다 '빗속의 여인'까지 나오나 몰라) 사실 이 노래는 정작 발표 당시엔 별 감흥이 없었던(그 땐 유선방송의 철인28호 보느라 바빴던 나이란 말이다) 노래. 헌데 나이가 드니 퍼뜩 깨달았다. 머릿속 기억이 아니라 유전자가 이 멜로디를 기억하고 있었다는 것을.

유튜브에 쌍팔년도 공개방송 영상이 남아 있어 가져왔다.

 



  
출처 유튜브 공개 sinavro 님.


참고로 양수경 씨는 사랑에 또다른 정의를 내리기도. '사랑은 차가운 유혹'이라고도 했다. 사랑 노래를 주전문으로 했던 가수.


5. 카펜터즈의 rainydays and mondays(비오는날과 월요일)



출처 다음 티비팟 공개 - 카페 소용돌이 vortex(직장인밴드)


카펜터즈의 영롱한 명곡들을 좋아한다. 예스터데이원스모어나 위브 온리 저스트 비건, 수퍼스타, 클로즈 투 유 등 많은 히트넘버들 사이에선 비교적 덜 알려진 듯한데, 그러나 이 역시 엄연한 베스트앨범 수록곡이다. 고교시절 테입으로 구입해서 여태 소장하고 있다. 월요일 비가 온다면 실로 울적한 날이지만 이 노래 때문에 그 이미지가 상당히 희석됐다. 티켓 투 라이드와 더불어 이 곡은 마치 오래된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마력을 지녔다. 

 
6. 바람의검심 엔딩 테마 - it's gonna rain

한국에서도 케이블채널 애니원, 챔프, 애니박스로 인기리에 방영된 애니메이션 바람의검심 중 엔딩곡. 국내판에선 네번째 엔딩곡이었다. 극중 세타 역을 맡은 성우 최향윤 씨가 이 국내판 엔딩곡을 불렀다. 역시나 애니메이션 팬들 사이에선 비 오는 날 즐겨찾는 곡.


출처 - 네이버블로거 천지 님 (http://blog.naver.com/jue0114)



마무리지으며 바깥을 본다. 조금전엔 스피커의 노래 소리가 들리지 않을만치 크게 빗소리를 내더니 지금은 잠시 주춤한다. 하지만 여전히 상황은 '오늘도 이 비는 그치지 않아'다. 
쏟아지는 폭우에 걱정이 많은 분들, 계속되는 강우 속보에 근심 어린 분들, 잠시나마 이 글이 쉬어가는 한 페이지가 되어 줬기를 바란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