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보이 기사(newsboy.kr)/라이프

[바의 칵테일] 6. 코카콜라와 잭다니엘의 조합, 잭콕

[바의 칵테일] 6. 코카콜라와 잭다니엘의 조합, 잭콕

 

청바지, 콜라의 젊은이들과 코드가 맞는 칵테일

세대와 국적을 초월하는 젊음의 상징에 또 하나를 추가해 본다. 청바지와 콜라, 좀 더 나아가 히피 패션과 통기타까지. 서구에서 아시아까지 넘나드는 20세기의 '영 아이템'을 곧장 떠올리게 하는 칵테일, 잭 콕 말이다.

콜라가 들어가는 칵테일이 이리 많을 줄이야. 블루몽키스의 바텐더에게 지난 주 "콜라가 들어가는 칵테일이 뭐냐"고 물었을 때, 그는 "많다"고 밝혔다. 만화 바텐더 중 자국에선 노래하는 성녀로 추앙받는 늙은 여가수에게 사사쿠라 류가 건네던 그 칵테일을 물었던 것인데, 뜻밖의 지식을 얻게 됐다. 그리고 또 하나...

언더락 스타일의 칵테일에 호감이 가던 나, 이번에도 이를 선택했다. 콜라가 들어가는 '콕' 시리즈는 대개 언더락이라는 바텐더의 설명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이라는 잭 콕.

그가 설명하는 레시피는 간단했다. 콜라와 잭다니엘의 두가지 조합으로 모든 것이 완성된다고. 물론 얼음까지 포함해서.

다시 말하지만, 콜라의 톡 쏘는 청량감이 살아있는 이 술은 비교적 저가(5000원)인 점까지 맞물리며 젊은이들의 상징처럼 내게 다가왔다. 술에 거부감이 없거나, 혹은 잘 못마셔도 약간의 알콜은 허하는, 그리고 젊거나 혹은 나이가 들었거나 콜라를 좋아하고 서구문화의 유입을 경험한 모든 이들을 전부 섭렵할 수 있는 진짜로 대중적인 음료다.     

     
  
알콜보단 콜라의 맛이 강한 칵테일

첫 모금을 마시고, 바텐더가 "어때요?"라고 물었을 때, 내가 "좀 독하군요"하고 답하자 그는 의아하다는 듯 "독해요?"하고 되물었다. 난 다시 마신 뒤 "착각했어요"라고 번복했다. 알콜과 청량음료의 톡쏘는 유사점에 순간 혼란스러웠던 모양이다.

이 칵테일은 비교적 순하다. 바텐더는 "이것도 연거푸 마시면 '가버리는' 손님이 있다"고 말하는데, 어디까지나 여러잔 들이켰을 때 이야기고, 한잔 정도는 누구나 부담없이 마실 법하다.

맛은 콜라가 주 재료라서 그런지 그 특유의 달콤함과 쌉싸름하게 톡톡 터지는 청량감이 그대로 녹아 있다. 말 그대로 콜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선호할 칵테일. 처음엔 거품이 뽀글뽀글 올라오는 것이 꽤 재밌는 볼거리를 선사한다.

 

'콕'이란 이름답게 코카콜라만 사용된다

"혹시 펩시도 쓰여요?"

"글쎄요..."

바텐더는 적어도 여기에서만큼은 코카콜라만 사용한다고 밝혔다. 하긴, 콕(코크-coke)인데 펩시가 쓰이면 말이 안 되지.

겉보기엔 레몬이 컵의 절반을 가리고 있어 펩시 트위스트를 연상케도 하지만, 여하튼 코카콜라가 재료다. 혹 두 라이벌의 미묘한 맛감을 구별해내는 사람이라면 참조하도록.

          
 
당신의 갈증이 어떤 종류냐에 따라 추천과 비추천을 따로 던진다

칵테일의 호불호를 떠나, 당시 내가 처했던 상황, 당시 내가 원하던 것을 이것을 충족시켜 주었느냐 여부를 묻는다면 솔직히 그렇지가 못했다. 내가 원했던 것은 갈증해소. 그러나 이것도 좀 더 디테일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겠다.

이날은 밤이 깊었어도 매우 무더웠는데(한탕 뛰고 와서 더 했다) 입안도 텁텁하고 갈증이 상당했었다. 해서 첫 회의 섹스온더비치를 주문할까도 싶었다. 모두 마셔버린 후엔 입안을 도리어 뜨겁게 만들지만 그것은 또다른 갈증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갈증을 '태워버리는' 기분좋은 열풍. 입안의 뒷맛도, 육신의 갈증도 전부 날려버리는 깔끔한 건조감이 필요했던 것.

허나 콜라를 사용한 달콤함은 뒷맛을 강하게 남겼고 또다시 물을 찾게 만들었다. 뭔가 담백하게 갈증을 해소하고픈 이라면 비추다.

반면 당신이 지금 겪는 갈등이 무료함과 무미건조함에 가까운, 그래서 뭔가 달콤하면서도 청량감이 넘치는 임팩트를 원한다면 추천이다. 필요에 따라 한잔 정도 더 마실 재량이 있다면 더욱 좋겠다. 그냥 콜라와는 또다른 여운이 있다.

참고로 나의 경우, 바텐더는 콜라의 비중을 더 높였다. 잭다니엘과의 비중이 마시는 이의 특성과 취향, 상황에 따라 조금씩 변하곤 한다는데 큰 차이는 없다고. 그래도 주문할 경우 필요하다면 원하는 바를 미리 알려주도록.

 

잭콕 (잭다니엘과 코카콜라의 조합이 만든 언더락)

신촌 바 BM

가격 - 5000원

촌평 - 헤어밴드, 진 패션에 죽어도 '코크'를 선호하는 당신이라면 딱. 무미건조한 일상에 충격이 필요하다면 추천할 '알콜 아스피린'.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