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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시사

노 전 대통령 추모 '훈내나는 바자회'에선 무슨일이?

노무현 전대통령 추모바자회 현장스케치 
훈내나는 바자회의 4일 풍경 
     


4일 오후 서울 조계사 앞. 여기저기 붙은 유인물이 사람들을 이끈다. 49재 추모광고 기금을 위해 마련된 바자회 행사. 노 전대통령의 49재를 앞두고 다시 불붙는 추모 바람의 한 단면.




행사장인 우정국공원. 더운 주말 오후 모여든 사람들. 서거한 노 전대통령이 이런 자리로 사람들을 모이게 할 수도 있구나 싶다. 

      

    
 
이 날 행사는 노 전대통령을 기억하는 행사와 동시에 현정부와 이명박 대통령에 반하는 서명운동 등이 함께 펼쳐졌다. 특히 서울광장 개방 여부에 시선이 집중된 모습이었다.
     

 
떡볶이는 떡이 없어 못 팔고 부침개는 밀가루가 떨어져 못 판다고 할 만치 성황을 이룬 먹거리 행사. 하지만 문제는 따로 있다.

     


  
요기 한번 하려면 수십분을 서 있어야 한다. 그래도 배고픈 걸 어쩌랴. 무더위에 불을 지피는 이들도 고생이긴 매 한가지. 
 


지난해 촛불정국 당시 연행, 재판 등을 거듭했던 '촛불예비군'을 돕기 위한 기념후드티셔츠 판매도 함께 열렸다. 지난해 겨울 팔고 남은 재고품이 다시 15000원에 판매대로 올랐다. 그러나 계절이 계절이니만큼 판매고가 좋을리 없다.

     


      
급기야 가혹한 상황까지 벌어진다. 이 더운날 이걸 입혀놓고 사방을 돌며 호객 행위 개시. 남친 잘못 만나면 고생하는 거다. 눈물겨운 인권침해적 상황에도 불구 판매는 더디기만 한데.

제품 자체의 퀼리티는 상당히 양호. 따로 인터넷 판매 등은 계획이 없다고.

     


  
거리 초상화는 인기 아이템이었다. '미화 가능'이란 안내가 시너지 효과였는지 마이너스 효과였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스타블로거 라쿤 님은 미화를 상당히 반기는 얼굴이었다. (그려달라고 주문하진 않았다)

이후 '블로그의 아마데우스' 독설닷컴 고재열 기자는 2세의 기념 초상화를 주문. 그가 동행시킨 '독설닷컴 주니어'는 장래가 기대되는 마스크로 상당히 인기를 끌었다. 


'쿨붱'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소장품들이 경매에 나왔다. 노무현 전대통령에 받은 시계 등은 높은 인기를 끌어 한도액인 29만원까지 가서야 낙찰된다.

     


  
바자회에 나온 아이템은 거의가 여성들 위주. 남자들은 딱히 지갑을 열 기회가 없다. 어떤 의미로는 다양성이 아쉬운 현장. 다만 돌아보면 뜻하지 않은 아이템이 등장해 순간 당혹하게 만들기도. 예를 들어 그 유명했던 DVD콤보라던가... 2003년 나왔던 보아 육성게임 '보아 인 더 월드'를 목청껏 홍보하는 모습은 상당히 뜨악했다.

     


  
시간은 가는데, 잔여 물품은 좀체 줄지 않고... 어떻게든 가져온 아이템을 다 소화시키고 손 터는 게 판매자의 로망, 결국 겉보기엔 다소곳해 보이던 처자들이 소프라노의 절규로 사람들 시선을 끌고자 한다. 눈물겨운 노력, 그러나 막상 카메라가 다가가니 부끄러움에 그만 위축되고 만다. (관련기사http://v.daum.net/link/3582514/http://kwon.newsboy.kr/1314)

     


  
6시가 다가오자 가격은 폭락, 화장지 한 팩에 3000원까지 내려간다.

"어떡해! 처음에 기증받을 땐 뿌듯했는데 이젠..."

이젠 뭐?

물건은 팔아야 겠고, 그러다 보니 소리는 더 크게 지를 뿐이고, 그럼 손님 뿐 아니라 취재 카메라도 늘어나고 있고. 가만 있을 순 없는데 부끄러워서 어쩔 줄은 모르고. 발을 동동대며 벌이는 호객행위가 매우 큐트하다.(링크건 관련기사에 동영상 있음)

사진 촬영 후 명함을 건네니 "모자이크 해줘요"라고 불가능한 부탁을 해 온다. 지금쯤 이 기사를 보며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악취미. 기자질 하다보면 성질이 나빠진다.
  
     


 
이날 자리엔 노무현 전대통령을 다시 회고하게 하는 모습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사후에 다시 펼쳐지는 노풍 2.0의 오프라인 물결. 지금의 기억은 언제까지 흔적을 남길 수 있을까.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