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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

도둑보단 코미디언이 낫지 - 허본좌 지못미?

"그래도 도둑보단 코미디언이 낫지않아?" 
'허본좌 지못미' 동정여론 만들어버린 매관매직 이슈


 
"진짜로 거짓말 하면서 수십억 사기친 이도 이렇게는 (구형) 안 받는게 현실인데 심했다... 코미디 한번 했다고 생각해 한 1년 정도만 주지..."

22일 네이버에 업데이트된 한국일보 기사를 읽다 한 네티즌이 내뱉은 솔직한 발언 중 일부. 이 뿐 아니라 상당수 네티즌들이 "3년은 너무 심했다", "그럼 XXX은 몇 년 형 감인데" 등의 반응을 내보이고 있다. 이른바 '허본좌 지못미' 여론이 조성된 것. "나도 이건희 삼성 회장처럼 나라에 공헌했다"는 그의 주장이 네티즌들에겐 "그간 국민들을 즐겁게 해 줬다"란 인정(?)으로 이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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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목소리 속에는 최근 정치계와 경제계의 이슈가 우연찮게 맞물려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먼저 검찰의 3년 구형과 공판문에 대한 비웃음. 한 네이버 유저는 "도둑이 도둑을 잡는군"이란 댓글을 통해 검찰에 조소를 던지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BBK와 삼성 문제로 "떡검", "시녀" 등의 비난속에 파묻혔던 검찰. 최근엔 삼성 특검이 무혐의 결론을 내리자 뇌물 검사 의혹의 임채진 검찰총장이 '관정지수 필류족저'라 밝히는 등 스스로 결백함을 어필했으나 앞서의 검찰은 물론 특검 무혐의조차 "무전유죄 유전무죄" 등 불신에 찬 꼬릿말이 달린 상황이다. 이번 구형에 있어서도 "엄한 놈 하나 잡고 더한 놈은 그냥 덮어두려는 거 아니냐"란 눈총을 받고 있다. 아니나다를까, 우연히 허 총재의 "이건희처럼 나도 공헌했다" 호소가 터져나오면서 "그럼 (무혐의 처리된)이건희는 뭐냐"고 묻는 네티즌도 있다.

또 하나가 바로 총선 직후부터 연쇄 반응을 일으키고 있는 비례대표 등 당선자 구속 및 의혹 증폭 이슈. 방송과 포털 등 각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는 각 당 당선자들의 '공천장사' 및 돈 선거 문제는 2주만에 3명이 철창행 티켓을 끊었고 현재 조사 중인 이들 역시 "비례대표 자리를 돈 주고 샀다"와 같은 비웃음에 시달리고 있다. 친박연대는 양정례 비례대표 1번 당선자가 선거 직후부터 구설수 중심에 올라 있고 여기에 김노식 당선자가 당에 15억을 대여했다는 진술로 추가, 김일윤 당선자는 이미 구속된 상태다. 통합민주당은 정국교 당선자가 구속됐고 창조한국당도 이한정 비례대표 2번 당선자가 구속되면서 당의 '클린' 이미지를 무너뜨려버렸다. 급기야는 야당에서만 이같은 문제가 터져나오는 것에 "한나라당은 정말 깨끗한 당이구나"란 역설화법이 네티즌 사이에서 웃음보를 터뜨리기도.(한나라당은 총선 전 금품살포로 첫 불명예 공천반납 기록을 남긴 바 있다)

현재 '허본좌 지못미' 여론의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이 문제. 검찰이 3년구형에서 "국민을 현혹, 수단방법 가리지 않는 이런 정치인은 막아야 한다"고 밝힌 공판문에 대해서도 네티즌들은 "공허하다"며 고개를 내젓고 있다.

옹호론을 펴는 이들은 저마다 "그래도 허경영은 재밌기라도 하지"라며 가혹한 처벌을 받았다고 주장 중이다. 네이버유저 porschezin 님은 "대놓고 거짓말한 허경영과 은근한 거짓말로 뉴타운 공약 내건 정치인 중 누가 더 나쁠까"라고 물었고  다음 유저 푸카 님은 "더한 자들 정치권에 득실한데 이 사람만...세상 더럽게 불공평하다"며 공정성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planemaker1 님은 "코미디언이 개그한걸로 구속까지 시킬 줄이야"라며 의외란 반응을, jwdy 님은 "답답한 세상, 무한한 즐거움을 줬다"며 그의 기행에 긍정적 평을 내보였다. 이 밖에도 "허본좌, 정치판에 꼭 필요하다"며 존재가치를 높게 매기는 등 현재 잡음에 싸인 타 정치인들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그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도 "이런 인재를 구속시키냐" 등의 격려글이 쏟아지는 상황. 서성인 님은 23일 "형 저는 내년에 군대가는데 제대하면 비슷하게 출소하겠네요, 3년금방 갈거니 힘내요"라고 위안하기도.

'큰 도둑들이 판치는 정치판에 모처럼 활력소가 되어 줬다.' 기형적인 현 정치권의 세태가 낳은 웃지 못할 현상이 보는 이들의 뒷맛을 씁쓸하게 만들고 있다.


뉴스보이 권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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