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출범 속에 예고되는 폭풍
"너네가 알던 블로거뉴스는 죽었어. 난 이제 뷰로 다시 태어났다!" | ||
11일 다음블로거뉴스가 '다음 뷰'로 공식명칭을 바꾸고 전환기에 접어들었다. 이로서 '블로거뉴스'라는 이름은 국내인터넷저널리즘의 과거사로 모습을 감췄다.
레드에서 바이올렛 넘버로 컬러 체인지
다음블로거뉴스에서 다음뷰로 갑자기 전환된 것은 11일 오전께. 맨 먼저 이를 알 수 있게 한 것이 추천표의 색상 변화다. 기자가 이를 깨달은 것도 메인 페이지가 아닌, 개인 블로그 페이지의 블로거뉴스배너에서였다.
어딘가 버스 벨을 연상케 하는 로고. | ||
과거엔 레드 컬러로 넘버만 나오던것이 '내가 방금 몇번째로 눌러드렸어요'라 표현하듯 심플한 로고가 도입됐다. 컬러 역시 레드에서 바이올렛으로 변화. 일단 날씨가 더워지는 시점에서 시원한 느낌으로의 전환이 신선하다. 디자인적 변화점은 이 정도다.
전체적 판은 그대로
본 페이지로 넘어와서. 역시 추천표는 '뷰 온'이란 명칭을 달고서 모두 바이올렛 컬러로 물들었다. 죄다 로고로 바꾸면 보기 뭣해서인지(퍼런빛깔에 손목 난무라니 어째 좀 무서울거 같긴 하다) 메인 상단을 제외하면 예전처럼 간단히 숫자만 표기된다.
그러나 그 외엔 딱히 프레임의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추가로 변경사항을 달면 모를까, 현재시점에서는 올초 개편됐던 판을 그대로 쓰고 있다. 오른쪽 베스트차트, 가운데 인기/최신 목록, 상단의 다섯가지 챕터로 편성된 메인 게재물과 꼬리글까지 그대로다.
블로그 배너 중 우측 개인뉴스배너. 더워지는 날씨에 시원해보이기는 하다. | ||
사라졌던 명함이 다시 돌아왔네요...
그렇다고 해서 색깔이나 로고 도입 정도의 디자인 전환만으로 그쳤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도리어 올해 개편 이전, 작년의 블로거뉴스를 연상케하는 복고(?)의 복귀다.
지난 개편당시 블로거뉴스에서 가장 큰 이변이라면 첫째, 곧장 블로그 본지로 넘아가는것이 아니라 한페이지를 거쳐 간다는 것이었고 둘째가 '블로거뉴스판' 링크주소의 삭제였다. (과거 관련기사 참조) 그런데 블로그 본 링크주소만 존재하던 '온리'의 역사는 불과 서너달만에 끝났다. 이번엔 당시의 'blogernews...'를 대신해 'v.daum.net'으로 이어지는 새 링크주소가 등장한 것. 예로 오늘 기자가 등록한 아서라이그 공연 글(http://kwon.newsboy.kr/1225)은 (http://v.daum.net/link/3133211)라는 대외적(?) 명함을 한장 다시 얻었다. 여담이지만 앞의 'V'는 뷰가 아닌 빅토리를 떠올리게 하는데...
얼레, 내 블로그가 뭐 처음보는 완장 하나를 두르고 있네요
명함에 이어 이번엔 완장인가. 마치 취재 나가는 기자에게 명함(내지 기자증)과 프레스완장이 지급되는 모습만 같다고 생각한다면 나만의 공상일까. 시험삼아 바로 위에 나란히 내건 두 링크를 타보면 금새 알 수 있다. 두번째의 것을 타고 들어가보면 최상단에 뭐가 하나 걸렸다.
사용자(주인장은 물론 손님 포함)의 편의를 돕도록 맨상단에 해당 글의 현황과 글쓴이의 다른 글 등을 한눈에 파악 가능하도록 배너가 추가된 것. 과거의 것이 하단이나 옆단에 위치한 것을 생각한다면 꽤나 파격적이다. 다만 이것이 어느 정도 유용성을 인정받을지는 좀 더 평가를 두고봐야 하겠다.
다음이 밝히는 단계적 변화 계획
다음 측은 당일 곧장 안내 공지를 발행했다. (http://v.daum.net/link/3133832)
'세상을 보는 열린 창'을 캐치프레이즈로 보다 열린 공간을 추구하겠다는 다짐을 밝히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단계적으로 시행하겠다고 알린 다섯가지 사항인데, 만일 이것이 전부 실행된다면 확실히 '변혁'이란 말이 부족하지 않을 일대바람이 예상된다. 다만 어떤 식으로 구상이 현실화될지는 애매한데 특히 첫번째 목록은 그 방법이 쉽게 떠오르질 않는다.
이제 어떤 글이든 추천할 수 있고 심지어는 뷰에 보내지지 않은 인터넷상의 모든 존재글을 추천할 수 있다는 첫번째 목록. 만일 이것이 가능하다면 뷰는 사실상 울타리가 없는 영역이 되는데 회원가입이 된 블로그 영역의 비발행 글에 한해 가능하다는 것인지, "다음 뷰가 뉘집 고양이 이름이냐"고 되묻는 '절대무관'한 이의 것도 예외없이 속하는 것인지 지금으로선 알수가 없다. 만일 후자의 경우라면 판도를 완전히 바꿀 수도 있는,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두번째로 '열린편집엔진'으로 검색결과값을 최적화시키겠다고 밝혔다. 역시나 아직은 추상적이다. 세번째는 유저가 관심있어 하는 분야를 자동으로 찾아 보여줄 예정이라며 'AI'의 존재를 살짝 언급하고 있다. 네번째는 메타 정보 제공의 강화. 마지막 다섯번째는 광고주와 블로거가 상생하는 수익모델이 준비된다는 이야기다. 기존의 말많던 AD의 베타 서비스와 테스트 등을 통해 최적화 모델을 찾아간다는 이야기인데 어느 정도 노하우가 쌓였다는 자신감의 표출로 분석된다.
기존의 붉은 색이 그립기도 하다. 성격적 측면이나 상태별 바로미터로 두가지 이상의 컬러를 바꿔가며 쓰는 방안도 괜찮지 않을까 싶긴 한데. | ||
마치며 - 대체 얼마나 큰 영역을 노리는 것일까, 아직은 조용하지만 일대변혁은 예고됐다
블로거뉴스가 뷰로 바뀐다는 소식이 나온 뒤 일대변혁도 예상됐었지만 일단 현재로서는 '플로어 리뉴얼' 정도의 탈바꿈이다. 오늘부로 '과거형'이 된 블로거뉴스를 금새 잊고 싶지 않은 이들에겐 본의 아닌 배려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공지에서도 밝혔고 정황면에서도 그러하듯 이정도의 소규모의 이미지 변화로만 그칠 일은 아니다. 단순히 분위기 전환상 개명했다는 것은 그간 '다음블로거뉴스'라는 타이틀이 쌓아온 것을 생각해봤을 때 말이 안 되는 것. 시쳇말로 머리에 총을 맞지 않은 이상 블로거뉴스의 간판을 '그냥' 버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수년간 지속된 블로거뉴스의 명성을 버리고 '열린 공간'과 '시점'을 의미하는 '뷰'로 타이틀을 바꾼 것은 '블로거'의 뉴스에 한정됐던 그간의 공간을 허물고 그 이상의 통합적, 광역적 영역을 노린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지금으로선 그 구체적 '상'을 가늠할 수 없기에 경외적이다 못해 무서울 정도다. 이번 공지사항에서 '인터넷 상에 존재하는 모든 글'을 명기한 것은 그래서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인공지능 검색과 메타정보의 언질 또한 시즌개편 수준이 아니라 '차세대'란 키워드를 암시하는 부분. 여기다 광고수익을 덧붙였으니 보다 '본격적'이다. 지난 블로거뉴스AD의 베타서비스 성격을 다시 한번 곱씹어볼 부분이기도 하다.
블로거뉴스의 이임식과 뷰의 취임식은 생각보다 조용하게 이뤄졌다. 그러나 앞으로 이것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에 대해선 의식적으로도 무수한 궁금증을 그려내고 있는 것이 현재의 다음이다. 분명한 것은 블로거뉴스의 이름을 과거로 흘려보낸 것에서 알 수 있듯 무언가 그 이상의 대단한 것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 용이 될지 호랑이가 될지 이무기가 될지 알 수 없는 폭풍전야의 기운이 개인적으로는 대단히 흥미롭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