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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튼즈갓탤런트, 한국은 부러울뿐인 '거위의꿈'

[오아시스] 브리튼즈갓탤런트, 한국은 부러울뿐인 '거위의꿈'


# 여기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선, 네티즌과 시티즌의 담소터.

 

2007년 폴포츠, 2009년 수잔보일. 그들의 노래가 흘러나왔을때, 어느샌가 영국은 자신이 '기회의 땅'임을 세계에 자랑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국 네티즌들은 부러운 눈길로 그들을 바라봤다. 거위의꿈을 펼쳐보일 신세계는 아직 먼 것인가.

 

54. 브리튼즈갓탤런트, 한국은 부러울뿐인 '거위의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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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튼즈갓탤런트란 프로그램이 있다. 재능있는 이들을 발굴해 내는 서바이벌 리얼리티쇼. 아직 간판보다는 '폴포츠'가 더 친숙할지 모르겠다. 2007년, 서른여섯의 휴대전화 판매원이 어릴적 꿈인 오페라 가수로 거듭났던 모습은 영국을 넘어 한국과 세계를 감동시켰다. 무신경하게 바라보던 심사위원들의 얼굴색이 달라지고 관객이 기립박수로 응하던 모습은 영화 속 그것과 진배없었다. 

그리고 2009년, 제2의 폴포츠가 탄생했다. 성당에서 노래부르는게 즐겁다는 마흔일곱의 아줌마, 수잔보일이 새로운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베스트'도 아니다. '온리', 목소리만으로 관중을 매료시켰고 세상 이목을 끌었다.

'인터넷 국가' 한국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포털 다음의 프로그램 평점 게시판에선 찬사가 터졌다.  

   
 
   
 

참여자수는 비록 4명 뿐이지만 이들은 하나같이 주저없는 별다섯개, 10점만점에 10점으로 한 목소리를 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점엔 이견이 없었다. 한편, 한 네티즌은 자신의 블로그에다 "못생기고 늙어보이는 외모, 하지만 안엔 아름답고 빛나는 꿈과 감동이 있었다"고 그녀의 무대를 평가했다.

이 프로그램이 감동적인 것은 사람의 얼굴이 한순간 만들어내는 타인의 선입견을 완벽히 깨뜨려버리는 데 있다. 지난번 폴포츠 역시 썩 호감형 외모는 아니란 반응 속에서 '난 진주다'를 가창력 하나로 증명해 보였기에 감동이 배가됐다. 먼저 비웃고 봤던 사람을 곧장 부끄럽게 만들어버리는 인재들의 빛은 외모지상주의의 명암을 그대로 들춰내며 앞에 선 모두의 자세를 겸허하게, 또 용기있게 가다듬었다. 

앞서 '평점 네티즌'들이 밝힌대로 한국 역시 SBS 스타킹을 비롯 인재발굴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그러나 브리튼즈 갓탤런트의 성향은 역시 지적한대로 한눈에 보이듯 상이하다. 이 영국의 프로그램은 흥미위주의 장기자랑 수준을 넘어 오직 실력 하나로 사람의 눈물을 자아내게 하는 진정한 '탤런트'들을 통해 인간승리의 감동을 수반한다. 능력이 있음에도 오래 묵혀두기만했던 사람들 각자의 꿈을 드디어 실현토록 제공하는 무대이기에, 이는 프로그램이나 방송사를 넘어 "저 나라는 진정 기회의 땅이구나"란 감탄사를 자아내게 만들기 충분했다.  

한국으로서는 부럽고 아쉬울 뿐인 꿈의 무대. 프로 연예인들조차 외모가 최우선사항이 되는 현 실정을 보자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충분히 재간 있는 신예임에도 불구, 데뷔를 전후해 성형수술이 갈수록 '필수조건화' 되는 것이 현 실정이 아닌가. 심지어 수요층인 관객들 사이에서조차 가창력 뛰어난 가수를 향해 "쟨 노래만 잘해, 라디오용이지"란 말이 나올 정도니 할말 다 했다.(언젠가 봤던, 박화요비의 라이브 발라드에 '노래만 잘하지...'라던 친구여, 그럼 가수가 노래 잘하는게 '장땡' 아닌가? - 그녀 팬이라서 옹호하는건 절대 아니다)

인순이, 카니발의 '거위의 꿈'은 점차 '환상 속 이야기'로만 흘러가는 세태다보니, 하물며 브리튼즈 갓 탤런트와 같은 아마추어의, 아마추어에 대한, 아마추어를 위한... 숨은 진주가 존재감을 발할 본격적 무대가 부재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브리튼즈 갓 탤런트는 결국 진실된 본질이 통함을 거듭 증명했다. 수잔보일의 첫소절에 환호한 것은 저곳의 군중 뿐 아니라 인터넷동영상으로 이를 접한 한국인들도 마찬가지였다. 외모지상주의에 젖어있던 우리가 실은 목소리만으로 우릴 감동케할 진짜 귀인에 목말라 있었던 점을 알아차렸을때, 비로소 '왜 우리는 저렇듯 '기회의 땅'에서 살고 있지 못하느냐'는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나온 것이다.

폴포츠와 수잔보일은 노랫말을 담는 순간 수십년간 남들이 몰라봤던 실제의 자신을 내보였다. 화려하고 극적인 변신이다. 한국에도 이런 이들이 왜 없겠는가. 거위의꿈이 현실로 이뤄질 수 있고, 무엇이든 원하고 노력하고 포기하지 않으면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의 세상을 또 하나의 '선진국 모델'로서 동경하게 되는 오늘이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