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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시사

레이싱퀸, 허리끌어안는 남자 퇴치하다 外 - 서울모터쇼 이야기

'레이싱걸 허리에 손대면 싫어해요' 外 (상) 
2009 서울모터쇼 이야기 (5)



1. 레이싱퀸, 허리에 손 대는 남자에 면박 주다

서울모터쇼 관람일지는 첫 일요일과 마지막 토, 일요일의 사흘. 그간 레이싱걸에서 레이싱보이까지. 숱한 레이싱모델들을 봐 왔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호감형이었던 모델은 포드 부스에서 만난 이 여성.

     
 

     
 


실은 이 앞에서 하필 카메라 배터리가 다 되는 바람에 다음날 또 찍으러 갔다. 결과적으로는 처음부터 이 모델에 이끌려 한번 걸음 더 한 셈. '난 카리스마다'를 외치는 듯한 위엄에 반한 걸까. 그런데 다음날, 정말로 강단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개인적으로 호감을 느낀 것 또한 이 때문이다.

다음날 오후, 부스를 찾았을 때 그녀는 여전히 인기인이었다. 카메라 공세는 물론이요, 동반사진 요청도 끝없이 이어졌다. 이 때 짤막한 에피소드가 있다.

한 남자가 슥 다가오더니 함께 온 카메라맨 앞에서 같이 한 컷을 요청해 온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이 남자가 별 말 없이 그녀 허리에 한 손을 갖다대더니 끌어안는 포즈를 하는 것이 아닌가. 거 참 알 수 없는 자신감과 기세일세. 이에 잠시 머뭇대는 그녀. 헌데 알고보니 이게 '유예기간'이었다.

잠시 후 강렬한 답변이 나왔다. 남자 손을 휙 낚아채더니만 '니 배에나 갖다대' 라는 듯 손의 주인에게 되돌려준다. 어찌나 파워풀하고 스피디한지 순간 '퍽' 소리가 났다. 이쯤하면 여왕님, 레이싱퀸의 호칭을 부여하기에 부족함 없지 않은가.

돌아보니 다른 카메라맨들이 쿡쿡댄다. 남자는 민망한 듯 쓴웃음. 근데 난 왜 그리 통쾌했을까.

'지나친 용기는 성희롱의 단초가 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배웠네요. 이런저런 말도 없이 허리에 손 갖다대면 레이싱모델들이 싫어합니다.

 

2. 96만명이 찾았다는 모터쇼, 수주전시회로선 글쎄?

이런저런 말들이 많은 가운데 개막한 모터쇼지만, 폐막일날 96만명이 집계됐다는 보도가 떳다. 이만하면 흥행에 성공했다고 말해도 될 듯.

     
  


     
 
확실히 주말의 현장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김연아 사인회는 말할 것도 없고, 신형모델과 레이싱모델 앞은 언제나 발디딜틈을 찾기 어려웠다. 그러나 다른 한켠엔 숨 돌릴만한 장소가 있었다. 휴식공간이 아니라, 실은 부품 등을 생산하는 각 중소기업들의 부스였다.      
  
    

 

이 날은 10만명이 넘게 찾았다는 11일날의 오후 현장이다. 텅빈 부스, 말 걸어주는 이 없이 무료하게 앉은 관계자들. 사실 폐막일인 다음날도, 또 그 전주인 5일에도 상황은 별반 다를게 없었다. 수주전시회로선 참여업체들이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뒀을지 의문이다. 둘러보면 단순히 해외바이어들만 기다리려는 모양새가 아니라, 이런저런 친절한 소개 및 구성물로 일반인들에 어필하고자 하는 흔적이 엿보였기에 아쉬울 법한 한가함이었다.

서울모터쇼는 국내외 유명 자동차메이커의 최신 차량을 선보이는 경연장으로서 확실히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함께 상생해 갈 이들 업계에도 함께 시선을 끌 만한 방안 제시가 절실해 보였다.

 

3. 난입! 아이들 소동

컨셉트카와 주력 상용카 등, 각 자동차메이커 부스의 무대에선 이런저런 돌발상황이 펼쳐졌다. 이 중 대표적인것이 어린 아이들의 난입이다. 예로 대우 라세티 프리미어 스핀 스테이지의 영상을 소개한다.


후반부에 보면 갑자기 모델이 교체된다. 남자아이 하나가 올라와선 '모델 누나'의 공백시간을 채운다. 찍히진 않았지만 무대를 뛰고 기면서 카메라들을 교란시켰다. 훗날 군에 입대하면 정찰부대가 딱. 장래가 기대되는 아이다.

이 밖에도 레이싱모델앞으로 뛰어가 마주보는 여자아이라던지, 브리짓스톤타이어 포토부스를 순간 압도해 버린 타잔놀이 어린이 등이 심심찮게 보였다. 다만, 카메라 배터리 '간당간당한' 촬영자 입장에선 그리 미울 수가 없다. 그나저나 안아준다고 팔 벌렸다가 곧장 달아나는 애들에 멋쩍어 하는 레이싱모델누나,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요.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