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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라이프

[리뷰] 1식3찬 짠밥의 추억, 훼미리마트 2천원 도시락

[리뷰] 1식3찬 짠밥? 불황에 다시 찾아온 2000원 도시락
훼미리마트 '꽃보다 도시락'


지난해 인터뷰했던 다인 님이 이걸 보면 "뭐여 이거" 할지도 모르겠다. 혹시나하고 블로그를 방문해 지난달 중순까지 찾아봤으나... 아무래도 내가 선수 친 듯.

일단 할아버지의 이름을 걸고(누구의 어디 대사인지 알지요?) 맹세, 업체랑 샤바샤바해서 홍보... 그런거 없구요, 순수하게 '나같은 영혼'(가난바가지, 고독바가지, 청승바가지 3종세트)의 소유자들에 괜찮은 정보라 생각해 리뷰해 봤다. 그리고 발단은 이 아이템이 선사한 추억 때문. 하나 더 붙이자면... 하룻동안 밥줄이 탁 끊기는 덕에(인터넷마비) 세상 어찌 돌아가는지 몰라 핀치히터 기사감으로 삼았다. 뭔놈의 케이블선이 8~9년만에 수명을 다한다냐.

 

[리뷰] 1식3찬 짠밥? 불황에 다시 찾아온 2000원 도시락 - 훼미리마트 '꽃보다도시락'

   
 
   
 

1식 3찬! 짠밥! 아는 사람은 쓴웃음 지을 수 밖에 없는 노림수

이야, 이거 얼마만에 보고 듣는 1식3찬이야.

군대! 짠밥! 아는 사람은 복잡하고 미묘한 미소를 띠게 만드는 그 추억의 장소와 맛. 그 씁쓰름달콤함을 간만에 떠올리게 하는 마케팅 전법이 아닌가. 만일 여기다 젓가락이 아닌 숟가락을 동봉했다면 의심할 여지가 없다. 먹고 난 뒤 분리수거를 위해 '1회용 식판'을 행구다 보면 갑자기 수세미로 마구 문질러 재활용하고 싶어진다.

   
 
  "여러분들은 더 이상 민간인이 아니다. 식판은 물 아끼며 한번 행군뒤 딱포로 깨끗이 씻는다" 이어지는 환청.   
 
근데 이거 시작도 전에 다 먹고 난 식판이나 보여주고 뭐하는 짓인가 모르겠다. 참말로 파격적인 리뷰다. 

 

불황속에 찾아온 2000원짜리 소불고기 반찬 도시락

   
 
   
 

불황엔 도시락이라더니, 훼미리마트가 '꽃보다 도시락'이란 현수막을 내걸고 초저가 도시락을 팔기 시작했다. 흥미가 동해 구입.

먼저 먹어본 것이 이거. '본격' 소불고기 반찬이건만 가격이 참 착하다. 2000원. 게다가 생수도 한통 끼워준다. 

먹고 난 뒤에서야 "이거 혹 미쿡산 소 아닐까요"하고 식겁했습니다. 이거 어디서 확인을... 아아, 확인을 해 보니, 홈페이지에서 '호주산'이라 밝히는군.

난 원래 뭐든 잘먹는다. 대부분의 반응이 통상적인 합격선인 '낫 배드'. 내 입에서 '배드'가 나오면 그 집 내지 메뉴는 뭐... 자신있게 '객관적으로 비추'를 던진다.

이번 도시락 역시 '낫 배드'. 하지만 가격이 2000원인 점을 생각해보면 가격대성능비에서 돋보이는 수준이다. 게다가... 이야, 이게 얼마만에 먹는 소고기야 그래. 볶음김치와 어묵볶음도 맘에 든다. 인사치레 수준이지만 아래에 깻잎(맞나?) 한장 깔린 것도 꽤 괜찮다.

이만하니 '굿' 정도의 감탄은 인색하지 않게 써도 괜찮을 듯 싶다. 다만 '꽃보다 도시락'이라고, 구준표라면 먹고나서 가격표 보며 뭔 말할지. 럭셔리한 생활에 찌들어 도시락의 즐거움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굳이 서민체험할 필요는 없다.

 

제육볶음 반찬은 500원 더 투자해야 한다

   
 
   
 

처음보고서 "뭐? 돼지고기 반찬은 오히려 500원 더 비싸?"하고 놀랐다. 뭐 나야 제육볶음 좋아하지만서도. 보니까 20그람 더 나가긴 하는데 글쎄요. 해서 첫날 개시의 영광은 소불고기에 넘겨주고, 다음날 픽업을 받은 메뉴다.

이 도시락은 소불고기와 밑반찬 하나가 다르다. 어묵 대신 메추리알 세개가 담겼다. 홈페이지 공시에선 김치볶음이 빠지는데 아마도 최종 판매 순간 결정이 뒤집힌 듯 하다.   

역시 저렴한 가격에 이 정도 구성과 맛이면 아쉬운 소리 하기가 미안하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밑반찬에 있어 소불고기가 좀 더 마음에 들었다.

그게 아니면 역시 500원의 차이일까. 사실 2000원선에서 500원이면 큰 차이잖아.

실은 스팸 앤 김치볶음 도시락도 2000원에 판매되는데 이는 아직 집지 않았다. 어감이 안 좋아 그런가? 스팸 광고족은 악플족 다음으로 싫다.

 

가격 때문에 적은가? 2% 부족한 양 아쉬워

다만 양적인 문제에 있어선 생각할 부분이 있다. 입이 짧으면 모를까, 배가 무척 고픈 이라던가 대식가라면 성이 차질 않는 것. 무엇보다 짠밥식판이 작다. 게다가 진짜 군대에선 (맛있는 반찬 하나 빼고)자유배식이라고! 사회생활이 더 고달프다더니, 이걸 두고 한 말이었나. 그럴리가.

 

가난하긴 한데 낭만은 좋아라하고... 나같은 이들에게 추천   

   
 
   
 

이 도시락엔 '단골손님이 되어주세요'란 묵언의 주문이 담겨있다. 교활하게도(?) 100%경품 등 쿠폰 이벤트의 유혹이 담긴 것.

각 도시락엔 위와같은 카드와 쿠폰스티커가 한장씩 담겼다. 혹 카드만 챙기고 이를 뚜껑에 붙여놓은 동그란 스티커는 뜯어 버리는 우를 범하지 말도록. 이 스티커야 말로 저 카드를 장식할 진짜 쿠폰이니까. 카드후면을 보면 8장을 붙일 공란이 역시 8개 준비돼 있다. 4월 중 8끼니를 이걸로 해결하라는 교활한 작전이다. 헌데 이게... 나같은 군상에겐 먹힐 수 밖에 없단 말이죠.

카드 전면을 보시면 알겠지만 우선 첫번째 유혹은 닌텐도 위 추첨. 그러나 '저건 운좋은 사람 아니면 그림의 떡'이라며 단념이 빠른 사람에겐 별 메리트가 없다. 그런데, 다음 것이 대박이다. 영화예매권 2매가 100% 전원 당첨, 즉 모아오기만 하면 무조건 사은품으로 준다는 얘기다. 점포에 제출하면 된다고. 이제 알겠나? 왜 가난한 주제에 낭만은 먹고살고자 하는 인간이 설렐 수 밖에 없는지 말이다.

행사기간이 이달 30일까지, 중복응모도 가능이라 하니... 외식비도 줄일겸 열심히 우걱우걱대는 고학생, 가난한 청춘 꽤 있을 듯. 남말 할 처지는 아니지만.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