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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시사

이종걸 폭탄발언 보도에 언론 '아이구 두야'

[단상 넷]"이름 밝혀, 말어?" 이종걸 폭탄발언에 각 언론보도는? 
XX일보 '협조문'에 1. 그냥 써버린다 2. 인용한다 3. 아 골머리예요... 

  
아이구 두야.

골머리 싸맨 언론인 중엔 기자도 포함돼 있다. "너 정말 용기없는 겁쟁이구나" 하고 비웃는다면야 뭐... '자인'하겠다. 헌데 뭐 어쩌겠나. 나, 힘이 '엄서요'. 덕분에 고민만 하다 수시간을 허비했다.

6일, 초대형 파문으로 기록될 법한 사건이 터졌다.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국회대정부질문 중 '장자연리스트'에 관련, XX일보와 스포츠XX의 매체명 및 대표의 이름을 거론한 것. 국회의원이 대정부질문 중 언론 거물의 실명을 꺼내고 이것이 국회방송으로 또 생중계됐다. 상당한 후폭풍이 일것임엔 부정할 여지가 없다.

재밌는것은 그 이후 상황. XX일보가 즉시 각 언론에 '보도에 참고바란다'는 '협조문'을 발빠르게 낸 것. 여기엔 "실명을 적시, 혹은 특정할 수 있는 내용을 보도하는 것은 중대한 명예훼손행위에 해당된다"며 "보도에 신중을 기해 줄 것을 당부 드린다"고 밝힌, '당부'하고 '협조를 부탁'하는 글이다. 이에 각 언론사가 보도에 접근하는 모습을 들여다봤더니 천태만상이다.

 

1. 다 밝혀버린 민중의 소리

이번 보도에서 여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매체는 민중의 소리다.

민중의 소리는 XX일보에 개의치 않고 곧장 이 의원이 공개한 사명 및 대표의 성까지 다 기명해 내보냈다. 여기에 해당 방송 동영상까지 관련자료로 첨부했다. 뿐만 아니라, 연속해서 'XX일보 기자들 국회 기자실에 보도협조 문건 배포' 등 관련 및 후속보도를 내는 중이다.

 

2. 우리도 한다!

오마이뉴스도 사명을 공개한 케이스. 현재 관련보도 중 '2신'에서 XX일보의 이름을 밝힌 상태다.

프레시안도 이번 일을 종합, 간추린 기사를 통해 해당 언론사가 어딘지를 밝혔다. 말미에 덧붙인 2005년도 일이 여운을 남긴다.

미디어스는 현재까지 각 언론의 보도 모습을 앞서 소개하면서 역시 해당 언론사명을 공개했다. 본문을 통해 민중의소리와 오마이뉴스, 프레시안이 이를 밝혔고, 나머지는 OO일보로 보도를 냈다는 소식을 담았다. 이에 대한 진단은 다음과 같이 내렸다.

"국회의원은 면책특권에 의해(중략) 책임을 지지 않지만, 이를 보도하는 언론이 해당언론사의 실명을 공개할 경우 명예훼손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3. "민중의소리가 실명을 보도했다" 인용한 케이스도 등장

이만하면 '잔호박'도 아트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지 않겠는가.(물론 찬사다)

민중의소리가 꺼낸 실명보도를 인용, 무난한 출구(?)를 찾은 언론사도 있다. 뷰스앤뉴스는 '속보'라는 표제까지 걸고 분위기를 고조한 '민중의 소리 이종걸 폭로 신문대표 실명 보도'를 냈다. 한편으로는 초반부 네티즌 사이에서 이야기되던 '사라진 기사' 건도 언급했다. '서울신문이 실명 보도했다가 한시간 쯤 뒤 내렸으나 이미 각 블로그로 퍼날라졌다'는 내용. 

 

4. "면책특권이 없기 때문에 언론사명을 지웠습니다"

블로거뉴스의 왕자, 파워블로거 독설닷컴의 고재열 기자는 '이종걸의원 장자연리스트 판도라의 상자를 열다'를 저녁 게재하면서 이같은 양해글을 띄웠다. 그 내용이 압권이다.

"독설닷컴은 면책특권이 없기 때문에 언론사명을 지웠습니다. 널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후는 독설이다.

 

5. 골머리 앓다가 결국 OO일보로

상당수 주력 매체가 이같은 방법을 취했다. OO일보냐 XX일보냐 정도가 서로 다를 뿐. 다만 향후 계속해 후속보도가 이어질 경우 어떤 변화를 줄지는 계속해 여부가 주목되는 사안이다. 한편 각 보도 게시판 등지에서 네티즌들은 "그냥 이름을 밝히지 그러느냐", "왜 XX일보를 XX일보라 밝히지 못해" 같은 요구를 내기도. 한 블로거는 "국회의원이 밝힌 이야기인데 왜 이를 옮겨 적지도 못하느냐"고 다수 언론에 불만을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한줄 요약해 붙이는 단상은 이와 같은 외마디다.

'못해먹겠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