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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라이프

폴더가 안 열려? 빛자루로 한번 쓸어보세요

폴더가 안 열려? 빛자루로 한번 쓸어보세요 
내컴퓨터 등을 망각했을시 어드바이스 

  
미리 알리는 말씀.

기자들 사이에서 '냄새나는 기사'라 칭하는 것들이 있다. 지나친 홍보성 기사를 두고 하는 말이다. 광고영업 등 댓가성을 의심할 법한 수준은 실제로 광고영업을 겸업할 수 밖에 없는 여건의 일부 전문지 기자들 사이에서도 금물. 하수의 증표랄까.

상황이 이렇다보니 스스로도 조심스럽다. 혹여나 이걸 읽고 '경험을 가장한 소설...'이라며 의심하진(설령 프리웨어라 강조해도) 않을까 해서.

진심이건대, 이는 경험자로서 같은 곤란에 처한 독자들에 도움이 되고자 꺼낸 것임을 밝힌다.

 

증상 1 - 내컴퓨터가 안 열린다

어젯밤 기자는 폭발 후폭풍에 휩쓸린 기분(물론 경험한 적은 없지만)이었다. 구입 후 반년 이상 탈 한번 나지 않던 파트너가 갑자기 치매 현상을 일으킨 것. 공주님처럼 모시던 컴퓨터가 이상한 짓을 하고 있었다.

"내 컴퓨터가... 안 열려..."

실은 며칠전부터 내컴퓨터 폴더가 열리지 않기 시작했다. 첨엔 그저 이런 증상도 있나 하고 재부팅, 아무 일 없는 듯해 그냥 넘어갔다.

아니었다. 이제는 부팅하고 딱 한 번 열릴 뿐, 이후엔 절대 열리지 않는다. 당장 불편함을 호소할 증세는 아니었지만 기본 중의 기본 기능이 마비된 것이 거슬렸다. 모셔온 것이 지난 4월. 아직 창창한 공주님께서 왜 망각의 강에서 헤매시나이까.

 

증상 2 - 이젠 바탕화면의 다른 폴더에도 치매가 감염됐다

"안 열려... 안 열려..."

좀비 마냥 멍한 눈으로 되뇌었다.

경보 레벨이 '화스트페이스'로 1단계 올라섰다. 바탕화면에 있던 다른 폴더들도 열리지 않기 시작한다. 더블클릭에 트리플, 백열각 연타를 아무리 해봐도 잠깐 빈 창만 열리다 곧장 사라진다. 진짜 큰일났다 싶었다. 이러다 윈도우 창까지 맛이 가면 난 밥숟갈을 놔야 한다.

네이버 지식인, 다음 신지식 등 지식포털을 뒤져봤다. 특이한 현상인지 의외로 검색물이 적어 애먹었다. 같은 현상을 겪는 분들도 상당한 고초가 예상된다. 일단 처음으로 건져올린 것(http://kin.naver.com/detail/detail.php?d1id=1&dir_id=106&eid=zefWujrbjZPMgiymY3A5r7gJBj5V08kU&qb=s7vExMe7xc0=)엔 이런 내용이 있었다.

"아마도 동영상 썸네일을 만드는 데서 에러가 생긴 증상인 듯 합니다..."

뭔 말인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난 천상 문과 출신임을 다시 자각한다. 패스하고 다음 문단.

일단 시작으로 가셔서 실행 누르시고요, 거기다 이 명령어를 쳐 넣으세요. 글고..."

시작, 으음. 그리고 실행...

'실행'이... 없어. 내 컴퓨터 운영체제는 윈도우 XP가 아닌 비스타 홈베이직이야.

10분간 머리를 감싸쥐다 이번엔 윈도우 비스타에서 실행 여는 법을 검색해 본다. 다행히 방법이 있었다.

"으음, 윈도우 버튼하고 이걸 동시에 누르면..."

된다. 하나님을 만난 기분이었다. 그리고 명령어를 복사 후 입력. 엔터... 모니터는 자비로운 어조로 '오류라 실행할 수 없다'고 알려준다. 순간 하나님은 멀리 사라졌다.

     
 


  지식인 자료(http://kin.naver.com/detail/detail.php?d1id=1&dir_id=106&eid=zefWujrbjZPMgiymY3A5r7gJBj5V08kU&qb=s7vExMe7xc0=)의 jh412656 님 답변 중. 그러나 내 파트너는 거절했다. 혹 이걸로 당신 파트너 문제가 해결됐다면 이 글을 더는 보지 않아도 좋다.    
 


 

시스템 복구 시도... 그러나 복구 시점도 없다

또다른 답지가 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셨군요. 얼른얼른 시스템 복구하셔요."

역시 바이러스군. 시스템 복구 폴더를 찾아 클릭. 그러나... 이 놈도 문제의 폴더란 말이다.

"이것도 안 열려..."

기자는 냉장고를 열고 괴로움을 잊고자 소주를 찾았다. 순간 난 소주를 안 마시는 것을 깨닫는다. 주인도 치매에 감염돼 있었다.

다행히 제어판은 열린다. 이를 통해 시스템 복구 폴더를 찾아들어갔더니 "복구할 시점을 찾으라" 한다.

그런데 복구 시점 날짜를 만든 적이 없다. 털썩.

기자는 담배를 찾았다. 2초 후, 담배 안 태운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모처럼 이를 저주해 봤다.

 

바이러스 추정, 알약 투입 시도...

이제 방법은 둘. 바이러스를 의심하고 백신의 힘을 빌려보는 방법이 있다. 이게 안 되면 어쩔 수 있나. 백업 후 포맷해야 한다. 공주님과 '내 머리속의 지우개'를 찍어야 할 슬픔이 가시화됐다.

기자가 유일하게 사용하는 백신, 알약을 투입한다. 실은 며칠전에도 사용했으나 아무런 바이러스나 악성코드도 검출되지 않았다. 그래도 다시 한번 시도. 물론 정밀검사로 개시.

안된다. '대세'인 알약에도 면역력을 갖춘 놈들이다. 아무것도 안 잡히고, 공주님의 병세는 점차 악화. 이젠 제어판 빼곤 전부 마비된 상황.

새벽이 깊었고, 공주님의 치매기도 점차 깊어진다. 결국은 외장하드디스크를 연결하고 백업에 들어갔다. 그 와중에 사용설명서를 꺼내 리커버리 방법을 읽었다. '백업 디스크는 두고, 메인 디스크만 포맷하려면 어디서...' 하며 읽다가 아차 싶었다.

"만약 이게 정말로 미처 잡아내지 못한 바이러스 등의 문제라면 지금 백업하는 외장 하드도 감염될 거 아녀?"

결국은 포맷해도 다시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 취소버튼을 눌렀다.

해서 다른 백신 하나를 더 써보기로 했다. 물론 무료 프로그램으로. 그리고 여기서 선택한게 안철수연구소의 무료백신 빛자루였다.

 

빛자루 청소 개시, 어라? 뭐가 잡힌다?

먼저 빠른 검색 개시. 트로이얀인가 하는 것들이 수두룩하게 축출된다. 총 64건.

    


  
  처음엔 못 잡았던 바이러스가 여기서 박멸되는가 했는데...   
 


그런데 확인해 보니 C도 D도 아닌 G 드라이브... 외장하드에서 나온 것들이다. 본체에선 아무 것도 안 나오고 백업하드에서만 검색되는 건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외장하드 자체가 처음부터 따로 병을 앓고 있기라도 했단 말인가. (이건 이거대로 미스테리)

폴더는 여전히 열리지 않는다. 해서 통합검색을 시작했다. 바이러스는 아무것도 안 나온다 싶더니, 뜻밖에도 스파이웨어 목록이 쏟아져나왔다.

    


오오 뭔가 진전이 있다. 스파이웨어가 바이러스 마냥 컴퓨터 내부 시스템을 망가뜨릴 수 있는지 여부는 모르겠다만(난 전형적인 문과라니까) 여하튼 기대감은 대폭 업!

다 꺼낸 뒤 모조리 치료해 버렸다. 그리고 조심스레 내컴퓨터 폴더를 클릭.


열렸다. 닫고 또 한번. 또 열렸다? 또 한번. 오케이! 다른 폴더도 죄다 열린다.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다 상황종료를 선언. 드디어 공주님 머리 속에 끼었던 단백질은 다 빠졌고 만세는 이렇때 부르는 거다.

그리고 새벽이 밝았다. 내 주말 돌리도...

 

지식 포털 해결법으로 실패한 이들에게 넌지시 건네는 추가 방법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광선검 펜싱, 안철수 연구소와 윈윈 전략, 그런거 없구요.

아직도 의문이다. 스파이웨어가 원인? 스파이웨어도 바이러스 마냥 컴퓨터를 저리 건드린단 말인가. 하지만 분명 저들을 치료하면서 문제는 해결됐다.

혹 폴더가 갑자기 안 열린다, 해서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던 분들은 먼저 인터넷검색으로 여러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어느정도 조예가 있는 분들이라면 저 정도 조언으로도 얼마든지 자구책을 마련할 수 있겠다.

헌데 본인처럼 제시되는 방법마다 죄다 막히고, 바이러스 추정과 백신 외엔 마땅히 기댈 곳 없는 분들. 눈물을 머금고 내 머리속의 지우개 2탄 찍으시는 건 잠시 보류. 밑져야 본전 치고 본인이 그랬듯 빛자루로 쓸어보시길. 모쪼록 내 경험담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