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보이 기사(newsboy.kr)/시사

"기댈건 희망" 미네르바, 무슨 말을 하고 싶었나... 인터넷 說說說

권근택 2009. 1. 7. 13:11

 

"기댈건 희망" 미네르바, 무슨 말을 하고 싶었나 
"감명", "위화감 있어", "...강압?" 다시 인터넷 달구는 說說說... 

 
 
'은둔자' 미네르바의 5일 글에 담긴 심경은 대체 무엇인가. 네티즌에 대한 사죄록에 네티즌들의 반응이 혼선을 빚고 있다.

미네르바는 5일 "마지막에 기댈 것은 결국 희망입니다"란 제목으로 새로운 글을 등록했다. 이번 글은 지난날 그의 날선 독설을 떠올린다면 어조부터가 놀랍다. "안녕하십니까"로 시작되는 글은 철저한 경어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간략한 내용은 이렇다. 자신은 나라가 어렵던 시절 보잘것 없었던 사람이며 IMF 당시엔 서브프라임에 관여한 비겁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이 나라 사람들에 사죄를 구한다는 일종의 참회록이다. 여기에 희망을 가지고 시작하라는 주문이 함께 덧붙여졌고 아울러 고구마 파는 '노인'이라던 지난날 소개를 다시 재확인시키듯 50년대의 경험담 등 고연령을 의식케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글은 언제나 그렇듯 이번에도 여섯자리 히트를 기록, 6일 현재 18만 조회를 넘겼다. 댓글 반응 또한 2500개를 넘길만큼 엄청나다. 그러나 댓글 반응을 살피면 그 어느때보다도 혼란스럽다. 내용 반응을 떠나 "그의 글 맞느냐"란 글 자체의 신뢰여부와 "신변에 문제가 생긴 듯 뭔가 이상하다"란 의혹까지 안팎으로 무수한 말이 오가고 있다.

이 글의 그의 진심으로 받아들인 이들은 "눈물날 만큼 감동적 고백"이란 반응을 보였다.

"전 치열하다면 치열하게, 비겁하다면 비겁한 한 평생을 살아온 사람입니다" - 본문

"글을 읽다 중간 눈물이 나왔다." - 혼자뜨는 달 님

과거 조국에 경제적으로 여러가지 누를 끼쳤다는 고백에 "누가 감히 돌을 던질 수 있겠냐"(ik 님) 등 옹호하는 글이 이어졌다. "희망을 잃지 않겠다"며 그의 메시지에 답하는 이도 있다. 다른 한편에선 "이제 와 후회라니"(어쓰윈댄파이어 님) 등 성토하는 반응도 있었다. 이들은 그의 글을 사실 그대로 받아들인 케이스다.

"찢어지는 마음의 후회와 죄스러움이라는 건 말로 표현하지 못할 그런 사죄의 마음이겠죠" - 본문

"근데 뭘 잘못하셨다는건지 잘 모르겠네요" - DreamingRealist 님 

그의 계속된 '죄송합니다'에 "구체적으로 무엇을 죄스럽다 말하는지 모르겠다"는 네티즌도 있다. IMF 위기를 홀로 막을 수 있었던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안타까워 하느냐며 이렇게 사과할 일은 아니다란 것. 미네르바는 "워렌버핏이 말한 악마의 병기", "외화 누출" 등을 밝히며 자신의 관여를 알렸지만 이것만으로는 이 같은 사죄가 나온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 꼬리글도 끝없이 이어졌다  
 


"조작된 거짓의 글이다" - 무적땡순 님

글 자체를 믿을 수 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뭔가 잘못됐다는 의심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그간 경제위기마다 화두에 올랐던 그가 이처럼 평소와 다른 분위기를 보이는 것이 이상하다는 의견이다. 또다른 네티즌은 "내게 아이디와 아이피조작만 가능하다면 이정도 글은 나도 만들 수 있다"며 글의 출처 자체에 의혹을 꺼내들었다. 두다리로걸어 님은 "탄산음료처럼 뚫어주던 느낌이 전혀 없다"며 사칭글임을 주장했다.

"아이피는 맞는데 뭔가 강압적 냄새가 난다" - 멋쟁이 님

그간 '국가가 침묵을 명령했다' 등의 폭탄발언으로 '여론 탄압'이란 논란을 일으켰던 그였기에 '신변에 뭔가 문제가 생긴 것 같다'란 추측도 일었다. 닉네임 멋쟁이 님은 "신변의 문제가 일어난 듯 하다"며 진심에 의한 것이 아니란 주장을 제기했다. "다른 글이랑 문체가 다른 것 같다", "어딜 봐서 그의 글이란 거냐" 등의 반응도 있었다.

"그의 글이 맞다고 본다. 힘들어도 희망 버리지 말라는 내용" - 'ㅠㅠ' 님

글의 진위여부가 혼선을 빚는 가운데 "그의 글이 맞다"며 사실로 받아들이는 반응도 있다. 'ㅠㅠ' 님은 "요약컨대 뭘해도 늦었지만 힘들어도 희망을 버리지 말고 살아남아라"는 자조적 해석을 꺼내보였다.

그는 얼마전 다시 절필을 선언, 자신의 지난 글을 삭제하는 등 모습을 보인바 있어 이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말이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이 같은 논란으로 그의 영향력이 새해 들어서도 여느때처럼 강력하다는 사실은 재입증됐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