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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스포츠

이름 헷갈리는 프로야구 "이병규 치니 이병규 달리는군"

이름 헷갈리는 프로야구 "이병규 치고 이병규 달리고~"
한화 김태완 치니 엘지 김태완 잡고... 중계진도 '헷갈려'


이 팀이고 저 팀이고 동명이인 홍수

"이병규가 부진한데 이병규가 잘 해주는군요"
"김태완이 치니 김태완이 달려들며 다이빙하는데~"
"김재현이 마운드에 나오네요 타석엔 김재현"

세상 참 좋아졌다. 프로야구 4경기를 케이블 방송으로 동시에 다 볼 수 있으니. 물론 지상파에선 보기 힘들어졌지만.
프로 스포츠 중 가장 친숙한 건 역시나 야구다. 함께 양 축을 이루는 축구는 게임 특성상 며칠의 공백이 필요하지만 야구는 월요일 빼고 일주일 내내 한다. 덕분에 야구장에 가지 않아도 좋아하는 팀 경기는 모두 볼 수가 있고 다른 경기도 즐길 수가 있다.

그것때문에 더 불거져 보이는 건지 아니면 지금이 정말 특수인건지. 야구판에 '같은이름 다른사람 특수'가 펼쳐지고 있다.


김재현 김재현 김재현... 이게 뭐야?

7월 15일, 한화와 SK의 경기 중.
한화 마운드에 성준 코치가 올라온다. 잘 던지던 최영필을 결국 아웃카운트 하나 남겨두고 교체하는 한대화 감독. 누가 나오느냐 궁금해하던 중계진은 "김재현이 나오네요" 한다. 그러나 볼 제구력 문제로 다시 강판.

다음 회가 되니 이번엔 SK 타석에 타자 김재현이 나온다. 김재현? 아까 강판됐는데 왜 유니폼 바꿔입고 방망이를 들었지?

김재현은 한화에도 있고 SK에도 있다. 뿐만 아니라 SK엔 이날 올라오지 않은 다른 김재현도 있다.



포털 다음에서 검색하니 야구선수 김재현이 셋이다. 세번째 김재현은 LG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현재는 한화 이글스 선수다. 잘 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한화와 SK의 경기에선 세명의 김재현을 볼지도 모른다.


김태완이 치니 김태완이 잡으니까 공수 교대해서 다시 김태완이 치니 김태완이 잡는군

이번엔 한화가 잠실로 날아갔다. LG트윈스와 맞붙는데 타석에 김태완이 나온다. 한화 선수들은 믿을맨 김태완을 연호하지만 알고보니 LG공격이네. LG에도 한방 갖춘 김태완이 있다. 한화 공격에도 김태완이 치면 김태완이 캐치하고 LG 공격에도 김태완이 치면 김태완이 캐치한다.


허준혁! 너 말고 왼손! 오른손 허준혁 말고 왼손!

로이스터 감독은 투수 훈련 때면 헷갈릴 법도 하다. 왼손투수 허준혁 데려오라고 했더니 오른손투수 허준혁이 찾아오네. "준혁이 너 말고 준혁이 말이다 오케이?"
롯데엔 투수 허준혁이 둘 있다. 그나마 사용하는 손이 다른게 차이라면 차이다. 아직 젊은 두 투수. 이후 롯데의 기둥이 되면 롯데 팬들은 매일같이 헷갈리게 생겼다.

 
히트앤드런 걸리니 작은 이병규가 치니까 큰 이병규가 달리는군

LG트윈스 경기에서 중계석은 이병규를 호명할 때 앞에다 "크다", "작다"를 꼭 붙인다. 큰 이병규, 작은 이병규. 큰 이병규는 일본에서도 활약했던 그 이병규고 작은 이병규는 후배다. 중계석, 중계하다 말고 쓴웃음을 짓고 만다.

하지만 체격은 둘 다 크다. 어디까지나 선배라서 크고 후배라서 작다.


타격머신 김현수, 외야에 김현수



두산 베어스 홈페이지에서 외야수 현황을 보면 단연 타점기계 김현수가 메인을 장식한다. 그런데 옆을 보면 김현수가 또 있다. 외야 부문에만 동명이인 김현수가 겹친다. 같은 팀에 같은 이름 선수가 있으면 이것도 참 부르는 사람 힘들겠어.


그리운 전준호, 아직 팔팔한 전준호들



전준호의 이름을 그리워 하는 사람들은 많다. 롯데 시절 '대도의 전설'을 그 누구도 잊지 못한다.
그러나 우린 지금도 여전히 전준호를 본다. SK와 삼성엔 각기 투수 전준호가 있다. 그러고보면 삼성의 전준호도 과거 SK 유니폼을 입었으니, SK는 김재현도 그렇고 참 이름복 많은 팀이다.




같은 이름 다른 성, 비슷하고 헷갈리는 이름도 많아

어떻게 성이 다르다던가 글자 하나가 살짝 다르다던가 해서 일단 동명이인의 굴레는 벗어났는데, 그래도 헷갈리는 선수들 역시 많다. 그 수는 동명이인 이상이다.

예를 들어, 한화. 지난 1일 두산전에서 아쉽게 역전패, 스윕을 놓치며 뒷심부족에 허탈했던 팬들은 "그래도 이상훈을 건졌다"고 좋아라 했다. 멋진 선구안을 지닌 이상훈을 앞으로 지켜볼 유망주로 받아들인 것. 물론 모르는 사람들은 과거 LG의 야생마를 떠올렸을 지 모르지.

그러고보면 한화는 얼마 뒤 반가운 일이 하나 더 있다. 군복무 중인 한상훈이 다시 돌아오는 것.

장종훈 코치 - 상훈이가 1군에 들어오니 상훈이도 제대해서 돌아오는 군요.
한대화 감독 - 자 이렇게 부족한 선수군을 상훈이가 채워주는데.

얇은 선수층으로 힘겨운 한화다. 이상훈이 계속 커 주고 한상훈이 예전 실력을 그대로 가지고 돌아와 준다면 둘 다 주전으로 뛸 가능성은 높다. 이상훈으로 횡재하고 한상훈으로 반가운 만남을 하고. 한화의 바람이다.

그러고보니 타팀엔 김상훈이 또 둘이다. 또 하나의 동명이인 커플인 이들은 각자 기아와 두산에 적을 두고 있다. 이상훈 한상훈 김상훈. 그러고 보면 우리 옛날 학창시절에 상훈이는 꽤 많았다. 알고보니 은근히 흔한 이름이었어.

동명이인 전준호 이야기 말인데, 과거 전준호가 있었던 롯데엔 지금 전준우가 있다. 지금도 롯데자이언츠 경기에서 '타석에 전준우'란 중계가 나오면 흠칫 하는 팬들이 있을 것이다. 맞다. 그러고보니 두산엔 전준홍도 있지. 아, 헷갈려

헷갈리는 이름은 프로야구에 있어 또다른 진기명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계석도 헷갈리는듯 웃고 만다. 참 비슷한 이름, 또 같은 이름이 연이어지는 지금은 여러모로 재밌는 시기다.


ⓒ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